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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청소년 특별면 '너아니'에 실렸습니다. [편집자말]
6.4지방선거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3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 거리유세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 사진이 포스터에 사용되고 있다.
▲ 대구시장 선거에 등장한 '박근혜 눈물' 6.4지방선거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3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 거리유세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 사진이 포스터에 사용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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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10일 오후 2시 33분]

6.4지방선거가 끝났다. 자치단체장 선겨 결과는 8:9. 여야 모두 겉으로는 무승부라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야당이 패배했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세월호 참사'라는 여당에게 있어서 악재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승리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도권 단체장 3곳 중 인천 경기 2곳을 여당이 차지한 것도 뼈아프게 지적된다.

결과에 논란이 이는 자치단체장 결과와 달리 기초단체장에서는 야당의 패배가 두드러진다. 새누리당은 117명, 새정연은 80명의 기초단체장 당선자를 배출했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82명, 민주당 92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던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새누리당이 대약진을 한 셈이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교육감 선거 뿐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까닭이다.

구원투수 '박근혜'로 승리한 지방선거

세월호 참사 속에서도 새누리당이 사실상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올해 지방선거에 나온 '독특한 구호'를 뽑는다. "박근혜를 지켜달라"는 구호가 그것이다. 선거 후반기. 새누리당은 코너에 몰렸다. 새정연의 '정권 심판론'에 힘입어 텃밭인 부산에서도 승리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정권 수호론'을 내건 것은 이때부터다. 국민들에게 '대통령을 지켜달라'며 읍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안정적으로 정책을 펴려면 지방자치단체장을 여당이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내용이 국민들에게 먹혀들었고 새누리당은 지방선거에서 선전할 수 있었다.

새누리당에 위기가 생길때마다 '박근혜'는 언제나 이들을 구원해주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한나라당은 날치기를 통해 탄핵안을 가결했다. 그 결과는 '역풍'. 총선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은 '박근혜'를 내세웠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은 '천막당사'를 통해 지지율을 반등시켰다. 2012년도 마찬가지였다. 이명박 정권 심판론 속에 한나라당은 또다시 박근혜를 내세워 총선에서 승리했다. 대통령 선거도 '박근혜'가 아니었으면 집권이 어려웠을 거라는 이야기도 있다. 새누리당에 있어 박근혜 대통령은 '히든카드'이자 '구원투수'인 셈이다.

'박근혜 없는 새누리당' 준비해야

그러나 새누리당의 '박근혜 마케팅'은 지나치다. 당장 지방선거만 봐도 그렇다. 정책은 실종되고 대통령 옹위의 이야기만 가득했다. 지방선거를 치루는지 대통령 선거를 치루는지 헷갈릴 정도였다. '새누리당은 박근혜당'이란 말이 설득력 있는 이유다.

새누리당에 묻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하고 나서 당에 위기가 생기면 어떻게 대처할건가. 퇴임한 박 대통령 사저에 찾아가 "한번만 도와주십시오"하며 읍소라도 할 것인가. 위기 때마다 박 대통령에 의존한 새누리당. 박근혜 없는 새누리당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 퇴임 후 몰락하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박근혜 없는 새누리당'을 준비해야 마땅하다. 친박세력이 장악한 새누리당 내부에서 이를 이뤄낼 위인이 과연 있을까?


태그:#박근혜,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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