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부산 지역의 대표적인 막걸리인 '생탁'을 생산하는 부산합동양조 노동자들의 파업이 10일로 43일째로 접어들었다.
부산 지역의 대표적인 막걸리인 '생탁'을 생산하는 부산합동양조 노동자들의 파업이 10일로 43일째로 접어들었다. ⓒ 정민규

부산의 유명 막걸리 제조업체 직원들의 파업이 뾰족한 해결책 없이 장기화에 접어들고 있다. '생탁'을 생산하는 부산합동양조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한 건 지난 4월 29일. 노동자들은 43일 동안 연차휴가 보장과 연장·야간근로수당의 현실화 등을 요구하는 파업을 이어왔다.

하지만 사공이 많은 이 회사의 사정이 사태 해결의 발목을 잡고 있다. 부산합동양조는 사장이 41명이지만, 직원은 120명에 불과하다. 사측도 "많은 사장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가며 사태를 끌어가고 있다.

장림제조장과 연산제조장으로 나눠 제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1970년 당시 부산에 흩어져있던 개별 양조장 43곳이 하나로 합쳐 만들어진 합자회사의 형태를 띠고 있다. 때문에 지금도 여러 명의 사장이 회사 운영에 참여하고 있고, 그 대가로 수익을 챙겨가고 있다.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장림제조장만 사장이 25명이다.

노동자들은 이들 사장이 챙겨가는 금액이 1인당 수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낮은 처우에 시름하고 있다. 이국석 부산지역 일반노조 위원장은 "법적으로 보장된 연차휴일도 쓰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사측은 연장근로 수당도 포괄임금에 포함되었다고 주장하며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가 밝힌 이 회사 노동자들의 임금은 여성은 130만 원, 남성은 220만 원 가량. 노조는   상당수가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고, 정년도 55세에 머물러 있어 고용불안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지적한다.

동시에 노조는 "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사측의 회유와 협박이 상당하다"고 주장한다. 파업을 시작했을 당시 45명이 파업에 참여했지만 10일 기준으로 15명만이 파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측은 계속되는 파업에도 "노조의 요구가 무리하다"며 별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지 않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지방노동위원회(아래 지노위)가 나섰지만 이마저도 뾰족한 해결책이 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지노위는 양측의 입장을 좁히는 데 실패하고 조정을 정지한 상태이다. 그마나 지노위의 중재로 사후조정이 진행중이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는 자신할 수 없다.

사태가 자칫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노조는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상황을 알리는 활동을 벌여나가기 시작했다. 이 위원장은 "사장들 중 영향력을 미치는 대표 등을 찾아가 노조의 요구를 전하고, 지하철역사와 노동청을 찾아 사태를 알리는 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생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