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시 시작한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농성장을 다시 차렸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28일 저녁 밀양 부북면 평밭마을과 위양마을, 상동면 고정마을, 단장면 용회마을에서 농성장 개장식을 열었다.
이날 개장식은 '제152회 촛불문화제'를 겸해 열렸다. 밀양 사람들은 2012년 1월 송전탑 반대 주민이 분신자살한 뒤부터 매주 토요일 저녁 촛불집회를 열어오고 있다.
이날 개장식은 주민들이 고사를 지내고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시작되었다. 밀양 송전탑 반대 연대단체 회원들도 참석했는데, 네 곳에 각각 100여명의 주민과 연대자들이 모였다.
7월 5일 '153차 촛불문화제' 때는 상동면 여수마을과 고답마을, 단장면 동화전마을에서 각각 농성장 개장식이 열린다. 주민들이 새로 마련한 농성장은 컨테이너로 사유지에 마련되었다.
밀양시청과 경찰은 지난 6월 11일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철탑 예정지 4곳에 있던 움막농성장을 강제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단행해 주민들과 충돌을 빚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행정대집행이라는 폭력과 마을공동체의 파괴를 겪으며 슬픔과 상실감, 분노 속에서도 주민들은 다시 일어서 끝나지 않은 싸움을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 미술작가들은 7월 4~6일 사이 컨테이너 등 농성장을 꾸미는 채색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천주교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사무총장 마리오 토소 주교가 26일 서울에서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날 만남에는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공동대표인 김준한 신부와 주민 송루시아씨가 참석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이날 만남에는 용산참사와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도 함께했는데, 토소 주교는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을 잊지 않겠다"며 유족과 관계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