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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시교육청 정문.
 대전시교육청 정문.
ⓒ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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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학교를 서열화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던 설동호 대전교육감 취임식 날 대전지역 초등학생들이 '일제고사'를 치를 예정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다만, 당선인 측은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은 당초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7월 1일 오전 설동호 교육감의 취임식이 열리는 같은 시각, 대전지역 초등학교 3~6학년 학생들은 1학기말 학업성취도평가, 이른바 '일제고사'를 치른다. 이번 시험은 학부모들에게는 '기말고사'로 알려졌지만 실제는 교육청이 문제를 제공하여 대전지역 전 학교가 같은 시험문제를 푸는 '일제고사'다.

특히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다섯 과목의 시험을 치러야 하고, 심한 학교는 학교 자체 출제를 통해 2학년도 시험을 보기도 한다.

교육청은 '문제만 제공할 뿐 학교장 재량으로 실시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대전 지역에서 이번 시험을 보지 않는 학교는 1-2학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교육청은 '일제고사 논란'이 일 때마다 '성적을 공개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학교별 비교도 하지 않는다'며 '서열화 문제'를 피해갔지만, 음성적으로 학교 간 순위표가 회자되거나 교사나 학부모들 사이에서 학교나 반 성적, 개인 성적 순서가 나돌아 사실상 '학교 서열화'의 원인이 되어왔다.

이 때문에 전국적인 일제고사가 사실상 폐지된 상태며, 대전 인근의 세종시나 충남도에서도 교육청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일제고사'가 이번 학기에는 전혀 치러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대전에서만 실시되는 것.

특히, 이번 시험을 대비하여 각 학교에서는 1-2주 전부터 수업시간에 문제풀이를 하고, 학부모들도 시험을 대비한 자율학습을 강요하는 등 학생·교사·학부모 모두가 일제고사를 대비하느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와 관련, 전교조 대전지부 30일 논평을 내고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취임식을 갖는 시각, 대전의 초등학생들은 시교육청이 주관하는 '일제고사'를 치러야 한다"며 "특히, 설 교육감도 시교육청 일제고사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어, 앞으로도 계속 대전의 학생들은 '경쟁교육'의 틀 안에 갇혀 살아야 할 운명"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전 유성지역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학부모는 "주변에서는 이번 시험에 대비해 약 2주전부터 각종 문제풀이를 하고 있다, 우리 아이도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공부를 하면서 부모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면서 "왜 유독 대전에서만 이런 일제고사를 치러야 하는 지, 과연 이런 식의 시험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설동호 대전교육감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번 시험은 당선인의 의중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당초 계획에 따른 시험"이라며 "당선인은 선거과정에서 분명하게 밝혔듯이 학교나 학생을 서열화하는 것에 반대하고, 서열화를 조장하는 방식의 시험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를 통해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제고사#대전교육청#설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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