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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선에서 11 : 4로 새정치민주연합(아래 새정치연합)이 참패를 했다. 다음 날인 7월 31일 안철수와 김한길 공동대표가 시퇴하고 수원 병에 출마했던 손학규 상임고문마저 정계은퇴를 선언하며 당은 창당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당은 박영선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비상대책위를 출범시켜 뼈을 깍는 각오로 당을 혁신하겠다고 했지만 박 위원장은 지난 4일 한 인터뷰에서 "투쟁이미지를 벗겠다"고 밝혀 지지자들로부터 "새정치연합이 언제 투쟁다운 투쟁을 한 적이 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상황을 당 내부에서는 어떻게 볼지 궁금했다. 민주통합당(현 새정치연합) 청년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해 현재 원내부대표와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위원으로 활동하는 김광진 의원을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부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7·30 재보선 참패, 새정치연합에 대한 심판"

 김광진 새정치 민주연합 의원
김광진 새정치 민주연합 의원 ⓒ 김광진의원실
- 지난 7·30 재보선에서 야권이 참패해 당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손학규 상임 고문이 정계은퇴를 했어요. 참패 후폭풍이 큰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선거는 참패한 거죠. 보궐선거의 특성상 국가적 바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각각 지역에 맞는 어젠다들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잘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러한 것에 대한 심판을 당한 것 같고 호남에서도 이정현 후보를 뽑겠다는 것보다는 새정치연합에 대한 심판이 강했던 것 같아요.

손 상임 고문의 정계은퇴는 어찌 보면 대한민국에서 정치인으로 현재까지 거물이신데, 이렇게 물러나는 모습으로도 본인의 역할을 멋지게 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이번 참패에 '공천 파동'이 영향을 주었다고 보세요?
"믾았죠. 두 가지인데 첫 번째 선거는 결국 사람을 뽑는 건데 누구를 내세우냐에 따라서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갈 것이냐 말것이냐가 정해지는 거겠죠. 그러나 지역의 유권자들이 원하지 않는 혹은 별로 반기지 않는 사람들을 각각의 선거구에 후보로 내세웠기 때문에 당선되기 어려웠던 부분이 있는 것이고 두 번째는 처음엔 이번 15개 선거구에서 전부 승리할 수 있겠다는 말도 하다가 줄어들어 결과는 4석을 건졌죠.

처음에 새정치연합이 전승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배경에는 두 번의 총리후보 낙마, 그리고 세월호 사고에서의 무능과 구조 실패 등이 있었는데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것들은 잊히고 저희 당 공천 문제점과 당내 내분이 끊임없이 기사화되고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죠. 그러면서 여론은 박 대통령의 무능과 정권 심판에서 '새정치연합은 잘 하고 있는 것이냐'에 대한 비판과 심판으로 넘어온 거죠."

- 그럼 재보선으로 정부여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면죄부를 받았다고 보세요?
"꼭 그렇다고 보긴 어려운 것 같아요. 총선이나 지방선거 등 전국선거가 아니라 지역선거라는 특수성이 있고 그래서 정권 자체에 대한 심판을 하려는 것보다 2년이란 한시적인 기한에 지역 정치인을 뽑으려는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어찌 보면 새정치연합이 다음 총선을 위해서 좀 더 각성하라는 따끔한 회초리였다고 생각합니다."

-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됐는데요. 박 위원장은 혁신 비대위에 맞는 인물인가요?
"비대위원장보다 비대위원이 누가 될 것이냐에 따라 혁신 비대위의 성공 여부를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직은 위원 구성이 되지 않아서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만, 앞서 말한 것처럼 그동안 저희가 해왔던 뻔한 과정들을 안 하면 좋겠어요. 야권이 계속 실패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저희 스스로도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계속해서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고 보거든요. 욕먹을 각오를 하고 '그것은 아니다'라고 말할 용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어요.

예를 들어 비대위 구성을 하면 외부 인사가 많이 들어와야 혁신인 것처럼 생각하고 국민들도 그렇게 보시죠. 근데 전 꼭 그게 혁신의 모습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치료는 애정을 가지고 또 당을 잘 아는 분들이 할 필요성이 있어요. 또 하나는 저희가 지난번 지도부에게 중앙위원회나 당무위원회, 지역위원회 없이 대표 두 분에게 거의 전권을 맡겼잖아요. 평시엔 두 대표에게 모든 권한을 다 줘놓고 비대위원장에게는 민주적인 절차성을 따르라고 말하거든요. 저는 이것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요. 비상시국에는 비상시국에 맞는 일종의 전권부여가 필요합니다.

저는 박 위원장이 욕먹을 각오로 그동안 당이 안고 있던 문제점을 일거에 해결하고 정상화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근데 기존 비대위의 형식을 답습하고 전당대회 준비기구처럼 돼버린다면 결국 아무런 비상시국의 느낌 없이 '새정치연합은 또 저런다. 쟤들은 또 저런 상황에서 끝난다'라는 모습을 보일 것 같은 우려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조금 더 박 위원장이 스스로도 독배를 든다고 하셨는데 누가 뭐라고 해도 본인이 옳다고 믿는 것을 강하게 추진하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비대위원으로 오시는 분들도 계파 안배로 오는 게 아니라 옳다고 믿는 것을 실행해 보고 싶은 분들이 오셔서 제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는 비대위가 구성되길 바라요."

- 계파를 말씀하셨는데 계파는 새정치연합의 고질적인 문제이죠.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세요?
"계파 문제는 여러 이야기가 있는 것 같아요. 첫째, 언론에서 분류하는 것과 같은 그런 수준의 계파는 없어요. 그리고 의원들도 실제 자기가 어느 계파인지 모를 정도예요. 또 다른 측면으로 보면 정당에 있어서는 계파는 존재할 수밖에 없죠. 정치는 각각의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인 것인데 조금 더 가까운 그룹이 있을 수밖에 없는 거죠. 그리고 살아온 과정에 있어서 친분도 있죠.

가장 큰 문제는 존재하는 그룹이 당대표나 대통령 선거에 있어서 그룹의 리더를 선출하기 위해서 가동되는 부분이 일정 정도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국회의원 정도가 됐으면 스스로 그런 것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하고, 또 당대표나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들이라면 더더욱 어떤 계파의 힘으로 당권을 잡으려고 하지 말고 당 전체의 힘을 가지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죠."

- 박영선 위원장이 '투쟁 이미지를 벗겠다'고 하셨어요. 그러나 새정치연합이 투쟁다운 투쟁을 한 적 있나 생각됩니다.
"저는 박 위원장의 말씀에 있어서는 달리 생각합니다. 초선 비례의의원으로서 저희 당은 조금 더 강한 투쟁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야당은 원래 이길 수 있는 정당이 아니에요. 야당은 지는 정당입니다. 싸워서 지는 거예요. 이길 거면 여당이 돼야죠. 양보도 여당이 하는 것이고. 그러나 잘 져야해요. 저희가 계속 실패하고 있는 것은 잘 지지 못한다는 거예요.

투쟁을 걸었으면 그것의 결과가 뭔가 나올 때까지 싸우거나 혹은, '우리가 이러한 이유로 실패했다. 그 실패에 대해서 나는 이러한 것들에 대해 힘이 부족했고 미약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이런 부분에 조금 더 도와주시라'라는 것이 명확해지면 몇 번을 깨지더라도 국민들이 이해하실 거예요.

그런데 저희는 어떻게 싸우는 것인지 혹은 그렇게 해서 최종결과가 어떤 단계로 봉착해 있는지에 대해 국민에게 솔직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요. 그리고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부족함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해요. 말은 제1야당이죠. 사실 130석이면 과반은 아니지만 적은 수가 아닙니다. 과반이 아니라 못한다면 다른 정당은 아무 일도 못하는 거죠. 국회는 의원 각자가 헌법 기관입니다. 그래서 과반이 아니라는 말로 모든 것이 면피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희가 힘이 없는 건 사실이지만 저희가 150 : 130의 싸움으로 본회의장의 의결로 지는 것이 아니에요. 정치적 투쟁에서 지고 있고 이슈 선점의 방식에서 지는 거고 어젠다 세팅에서 지는 거예요."

"돈으로 세월호 해결하려는 새누리당, 끔찍하다"

 김광진 새정치 민주연합 의원
김광진 새정치 민주연합 의원 ⓒ 김광진 의원실

- 이번 재보선 참패엔 새정치연합의 내부적인 요인도 있지만 기울어진 언론환경도 원인으로 꼽히는데요. 새정치연합은 언론정상화에 무관심한 것 같아요.
"제가 미방위(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를 말할 순 없어요. 무관심이라고 말하기엔 어렵지만 기본적인 상황을 말씀드릴게요. 종편과의 싸움을 기준으로 보면 저희가 초기엔 종편과 싸워서 종편을 무력화시키고 재심의를 못 받게 하려는 생각이 있었죠. 그런데 총선에 지고 나서는 종편에 안 나가서 졌다는 말이 나왔잖아요.

제가 정치를 하면서 가장 싫은 말 중에 하나가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기는 것이 정치다'는 말이에요. 그러나 정치가 바로 서려면 옳은 것이 강한 것을 이겨야 제대로 된 정치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종편에게 똑같이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기는 것이 정치다'란 것을 우리 스스로가 처참하게 지면서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정치인으로서 방송에 나오고 싶은 욕심이 있죠. 그러나 참았어야 해요. 그래서 종합편성채널로서의 역할을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어야죠. 그런데 저희 스스로도 욕구를 참지 못했죠.

두 번째로는 종편에 출연하지 못해서 졌다는 잘못된 선거 전략도 큰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종편에 아무리 나간다고 종편 시청자들이 저희를 찍어주지 않아요. 선거라는 것은 결국 자기 지지자들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것인데 저희는 끊임없이 자기 지지자들을 실망시키는 방식으로 당을 운영하고 있어요. 지금 총선 끝나고 2년 지났는데 종편에 나가니까 언론이 저희 말을 제대로 다루고 상황이 바뀌었나요? 아니잖아요.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강하게 싸우는 것이 필요해요."

- 새누리당이 '세월호 피해자 지원 특위'를 구성했지만 유가족은 거부했잖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게 가장 나쁜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세월호 유족뿐만 아니라 군 의문사 유족도 많이 만나잖아요. 가장 나쁜 것 중 하나가 돈 받고 해결하는 것 혹은 '당신만 순직 처리 해줄 테니 모임에서 빠지라'고 하는 것. 그렇게 해서 조직을 와해시키는 아주 나쁜 전략이죠. 그래서 동의하기 어렵고 유족들의 가장 큰 요구가 진실규명이지 보상금을 달라는 것이 아니잖아요.

일단 유족이 요구하는 진실규명을 하고, 그것이 처리된 다음에 그에 합당한 국가적인 배상이나 보상이 이뤄져야죠. 세월호는 세상을 돈으로 보는 것 때문에 일어난 것이잖아요. 근데 새누리당은 아직도 돈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죠. 끔찍한 일입니다."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체가 발견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유 회장 시신이 맞다'고 밝혔음에도 국민들은 못 믿고 있어요. 유 회장 시신이 맞냐 아니냐를 떠나 국가발표를 국민이 신뢰하지 못하는 것 자체가 불행인 것 같은데.
"동의합니다. 시체에 대한 것을 떠나서 가장 과학적이라고 하는, 다른 정치 기관도 아닌 과학만을 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결과를 안 믿잖아요. 그런 불신을 안고 살아가게끔 만들어져 버린 것이어서 심각한 문제란 생각이 들고, 정권이 세월호 사건을 비롯해서 윤 일병 사건도 은폐하려 했잖아요."

- 윤 일병 사망 사건이 이슈가 되고 있잖아요. 이것이 세월호를 덮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주장도 있는데.
"세월호를 덮으려는 의도라고 보긴 어려워요. 윤 일병 사망 사건도 큰 문제죠. 근데 이게 끔찍한 일이긴 합니다만, 대한민국 군대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 중 하나일 수 있어요. 그래서 윤 일병 사망 사건을 토대로 대한민국 군대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에 한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두 번째는 윤 일병 한 명의 사망으로 육군 참모총장 등이 옷을 벗기도 하고 대통령은 진노하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국방부장관을 불러 탁자를 치며 호통을 치잖아요. 그런데 304명의 사망자를 낸 세월호 사고에 대해서는 새누리당 대표는 왜 그렇게 조용합니까? 왜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서 어느 누구도 경질시키지 않습니까? 왜 대통령은 제대로 입장을 안 내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싶어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영광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이영광의 언론, 그리고 방송이야기'(http;//blog.daum.net/lightsorikwan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광진#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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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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