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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3일 숙명여대 의약과학과 학생들이 학제개편에 반대하며 붙인 대자보
9월 23일 숙명여대 의약과학과 학생들이 학제개편에 반대하며 붙인 대자보 ⓒ 김예지

축제를 앞두고 즐거워야 할 숙명여대 캠퍼스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캠퍼스에 다시 대자보가 붙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자보는 학교의 학제 개편안에 반대하는 의약과학과 학생들이 붙인 것이다. 학교는 교육부의 대학 입학인원 감축 계획에 따라, 2016년까지 학제 개편안을 제출하기 위해 준비해왔다. 학제 개편안에 따르면 이과대학 산하의 의약과학과는 신설되는 융합이공대학(가칭) 산하 화학공학과로 전환될 예정이다.

학생들은 대자보를 통해 "학교 측은 의약과학과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공학과로의 전환이라고 말하지만, 이번 학제 개편안은 전환이 아니라 (학과) 폐지"라며 "(학교 측이) 해당 학과 학생들에게 어떠한 과정도 알리지 않은 채 결정된 사안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대자보에 따르면 학교 측은 '의약과학과 학생들의 학과 중도 이탈률이 높아 학과 유지가 어렵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한다. 의약과학과재학 중 PEET(약학대학입문시험)에 합격하여 학과를 떠나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그런 학교의 주장을 "말도 안 되는 이유"라고 반박하며, '학과 정원이 적기 때문에 소수가 학과를 나가도 이탈률이 높게 나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학과학과와 화학공학과의 커리큘럼과 교육 목적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의학과학과는) 신설된 지 4년째인 학과"라며, "이번 학제 개편안이 통과된다면 4~5년 뒤에 또 다시 공대(융합이공대학) 폐지를 논의할지 누가 아느냐"고 비판했다.

9월 1일자 <숙대신보> 보도에 따르면, 학제 개편안의 주요 내용은 ▲ 교육학부가 사회과학대학으로 이동 ▲ 사회심리학과는 심리학과로 명칭 변경 ▲경상대학은 경영경제대학으로 명칭 변경 ▲ 아동복지학부는 독립돼 아동청소년대학으로 소속 ▲ 컴퓨터과학부가 공과대학으로 이동 ▲ 의약과학과가 화학공학과로 전환 ▲ 신소재공학과 신설 ▲ 체육교육과, 무용학과 소속 미정 ▲ 독립학부(미디어, 글로벌서비스, 영문)는 글로벌커뮤니케이션(가칭) 대학으로 통합된다는 것이다(6월 17일 학제개편 대표자 간담회 발표).

개편안 조정 중에 다시 비판 목소리... 학교 "언제든지 질문하라"

 9월 23일 숙명여대 의약과학과 학생들이 학제개편에 반대하며 붙인 대자보
9월 23일 숙명여대 의약과학과 학생들이 학제개편에 반대하며 붙인 대자보 ⓒ 김예지

하지만 학교는 학제 개편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줄곧 마찰을 빚어왔다. 미디어학부 학생들은 학내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학제 개편을 반대하는 재학생·졸업생 서명을 받았다. 또 미디어학부 일부 교수들이 실명으로 학제 개편안 중단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무용과, 체육교육과 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학교는 7월 7일 이후 학제 개편안 추진을 중단했고, 9월 2학기 개강 이후 논의를 다시 시작하기로 한 바 있다.

중단 이후 논의 과정에 대해 박신애 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은 "'1학기의 경우에는 학교가 개편 내용을 정해서 학과에 전달하고 피드백을 받았다면, 현재(2학기)는 학과에서 상향식으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는 학교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학제 개편을 확정해야 하는 시점(12월)이 정해진 상황에서 과연 어느 정도까지 논의를 갖고 조정이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는 의견을 학교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교수 9인으로 구성된 학제개편조정위원회가 학생의 의견을 얼마만큼 반영할 수 있는지 학교에 질의했다"고 답했다. 조정위원회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는 없는지 묻자 "'학제 개편에 있어서 학생들이 얼마만큼 조정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학제 개편에 대한 부담을 학생에게 지우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판단에 따라 (참여가) 제외되었다'는 학교의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학제 개편을 담당하고 있는 숙명여대 기획실 담당자는 "학생들이 조정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학생들은) 조정위원회가 무언가를 결정하는 곳이라고 자꾸 오해한다"며 "조정위원회에서 학제 개편안이 나오면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과정을 거칠 것이고, 그것에 대해 학생들이 기획처장에게 질문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요청하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김예지 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통신원입니다



#숙명여대#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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