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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승환이 "정의로운 사람이 먼저 떠나는 게 원통하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가수 이승환이 "정의로운 사람이 먼저 떠나는 게 원통하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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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일 오후 4시]

"착하게, 정의롭게 살고자 한 사람들이 먼저 떠나는 게 원통하고 분해서..."

세월호 참사 200일을 맞은 지난 1일 가수 이승환이 현 시국을 두고 일갈했다. 이씨는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박 대통령이 본청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외면한 일과 청와대의 '1억 원 헬스기구 논란', 'MBC 교양제작국 해체' 등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비판했다.

이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제일 먼저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지난 10월 29일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박 대통령이 같은 장소에 있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게 눈길 조차 주지 않은 일을 두고 "'유가족들이 찾아오면 언제든지 만나겠다'던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살려달라'는 유가족을 끝내 외면하셨다"라며 "유가족에게는 교황님 만나는 것보다 대통령 만나는 게 훨씬 어려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청와대엔 1억1400만 원 어치의 헬스 기구를 갖추셨네요, 헬스 트레이너는 최연소 3급 행정관으로 만드셨고요"라고 운을 뗀 뒤 "공무원 분들께서 노발대발 하실 일일 듯도 한데 의외로 잠잠하다, 대통령께서 패션 외교를 하실 때 좀 더 핏(fit)이 살아 국격이 상승될 생각에 그러신 듯하다"고 비꼬았다. (관련기사: 청와대, '전지현 트레이너' 채용하며 '헬스장비 1억' 구입)

"박 대통령, '살려달라'는 유가족 끝내 외면했다"

또한 최근 MBC가 교양제작국을 해체한 일에 대해서는 "MBC는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같은 명곡(?)을 탄생시키는 데 일조한 교양국을 해체했다"며 "능력 있는 피디들은 제작과 관계 없는 부서로 보냈다"고 비판했다. 이씨가 언급한 노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는 MBC에서 방영한 <휴먼다큐멘터리 사랑>을  모티브로 해서 그가 만든 노래다.

이씨는 이명박,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이씨는 "MB氏(이명박-기자주)는 퇴임 후 현직 대통령보다 6배나 많은 황제 경호를 받으며 저보다 더 동안을 유지하고 있다"고 쓴 뒤 "전두환 아저씨는 34년 전 그렇게 많은 무고한 인명을 학살하고도 몇몇 어르신들 사이에서 건강의 대명사로 불리고 계시다"고 비꼬았다.

끝으로 그는 세월호 참사 200일을 알리며 "태범이 아버지가 태범이(단원고 희생자-기자주)를 따라 갔습니다, 해철이도 갔습니다"라고 쓴 뒤 "착하게, 정의롭게 살고자 한 사람들이 먼저 떠나는 게 원통하고 분해서 한마디 남겨본다"고 남겼다.

세월호 참사 200일을 맞은 지난 11월 1일, 가수 이승환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 시국을 비판하는 글을 남겼다.
▲ 가수 이승환 페이스북에 일갈 세월호 참사 200일을 맞은 지난 11월 1일, 가수 이승환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 시국을 비판하는 글을 남겼다.
ⓒ 이승환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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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지난 8월 15일에도 박 대통령을 호명하며 소신발언을 한 적이 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의 무대에 오른 그는 "잠시 대통령께 한 말씀 드리고 싶다"고 운을 뗀 뒤 "대통령께서는 당시 팽목항에서 약속(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기자주)을 지키지 않으면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옷을 벗을 거라고 얘기하셨다, 지금이 약속을 지킬 절호의 기회"라며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또한 같은 달 26일에는 가수 김장훈에 이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염원하는 동조단식에 나서기도 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식 돌입을 알리며 이씨는 "우리는 참 불쌍한 국민"이라고 탄식하기도 했다.

비슷한 발언은 지난 7월 24일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아 열린 촛불문화제에서도 있었다. 무대 위에서 이씨는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참 불쌍한 국민이 돼버렸다"며 "우릴 지켜주지 못하는 국가의 무능함과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 국가의 무심함을 알아차려 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씨는 지난 5월 14일 팬들과 페이스북으로 대화를 나누던 도중 '소신 발언'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댓글을 통해 "정치 발언 운운하시는 분들, 정의에 대한 물음 중에 제가 답변할 수 있는 것이 정직하게 그것인데 어떻게 다른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라며 "외면하지 마시고 사회와 우리를 둘러싼 부조리함에 대해서 조금만 생각해 보시면 안 될까요"라고 말했다.

또한 '정의로운 가수가 돼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는 "이명박이 대통령 후보로 나왔을 때, 노통(노무현 전 대통령-기자주)께서 돌아가셨을 때"라고 답했다.

(관련기사: 이승환도 세월호 동조단식 나선다... "우린 불쌍한 국민")


태그:#이승환, #박근혜, #이명박, #전두환,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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