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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 토론' 시작하는 새정치 차기 당권주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이인영·박지원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100분 토론'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100분 토론' 시작하는 새정치 차기 당권주자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이인영·박지원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100분 토론'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기회가 된다면 소주 한 잔 하며 오해를 풀고 싶은 사람이 있나?"

지난 27일 MBC <100분토론>에서 맞붙은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후보들은 예상치 못한 '깜짝' 질문에 다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가도 각자 순서에 맞게 솔직한 심경을 풀어냈다. 

문재인 후보는 잠시 망설이다가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을 거론했다. 두 사람은 2012년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 이후 '불편한 사이'로 지내왔다. 문 후보는 "(안 의원과) 소주 한 잔 하며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라며 "그런 제안을 한 번 드렸는데, 그 장면을 어느 방송사가 보도하는 바람에 자리가 성사되지 못한 적이 있다"라고 회고했다.

박지원 후보는 문 후보를 지명했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왜 대북송금 특검을 했는지 꼭 묻고 싶다, 당 대표와 국무회의 장관 모두 반대했는데도 진행한 이유를 진솔하게 듣고 싶다, 진짜 궁금하다"라고 묵은 감정을 꺼내놓았다. 이를 듣던 문 후보는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문 후보는 DJ정부 대북송금 특검 당시 참여정부 민정수석이었다. 박 후보는 앞서 다른 TV토론 때도 "대북송금 특검 때문에 남북관계가 깨지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투석했고 나는 눈 수술을 받았다"라고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마지막으로 답변한 이인영 후보는 "적절한 생각인지 모르겠다"라고 전제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꼽았다. 그는 "(박 대통령은) 엄격하고 절제미를 갖추신 분인데, 같이 소주 한 잔 마시면 국민과 야당의 소리를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시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충청권 총리 왜 반대했나" - "왜 새누리당 주장 대표하나"

후보들은 첫 공중파 TV 토론인 이번 토론회에서 여느 때보다 불꽃 튀는 설전을 벌였다. 특히 박지원 후보는 문재인 후보의 '호남 총리' 발언 논란을 거론하며 '문재인 때리기'에 집중했다.

박 후보는 "호남 총리론을 거론해준 건 고마운데 왜 하필 충청권 총리를 반대해서 많은 소동을 일으켰나"라며 "저는 이렇게 될 줄 알았다, 문 후보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같은 노련한 정치인을 상대하는 것은 어찌 불안하다"라고 자극했다.

이에 문 후보는 "내가 언제 충청도 총리라서 반대한다고 얘기했나, 새누리당이 그렇게 주장한 거다"라며 "우리 당 의원이 새누리당의 주장을 대표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는 "이(완구) (총리)후보자는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 인사 아닌가, 반대쪽 국민 50%를 포용할 국민통합형 후보가 아니라는 뜻이었다"라며 "새누리당 주장을 대표하지 마시고 제 발언을 직접 보시라"라고 반박했다.

문재인·이인영·박지원, MBC '100분 토론' 출연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이인영·박지원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100분 토론' 녹화에 앞서 손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재인·이인영·박지원, MBC '100분 토론' 출연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이인영·박지원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100분 토론' 녹화에 앞서 손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이인영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박지원 후보의 과거 이력을 두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 후보는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 통합을 반대한 박 후보는 이제 와서 (자신이) 통합의 책임자라고 한다"라며 "또한 지금은 '친노(친노무현)' 세력을 비판하지만 과거에는 이른바 '이해찬-박지원 담합'으로 친노와 함께하지 않았나, 필요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문 후보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야권대통합을 이야기했는데도 박 후보는 자꾸 분열의 언어를 말한다"라며 "이제는 함께 단합의 전당대회를 펼쳤으면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얼굴을 붉히며 "저는 질서 있는 통합을 주장했지 어떠한 경우에도 통합 자체를 반대한 적은 없다"라며 "이해찬-박지원 연합도 당시 정권교체를 위해 합의한 것이지 특정 후보의 세력 승리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특히 박 후보는 "그때 이해찬 대표에게 문재인 대선 후보 공천은 절대 안 된다고 했다"라며 "당시 안철수 후보와 치열하게 경선했다면 오늘날 어떻게 됐을까 싶다"라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이 후보는 자신이 내건 '세대교체론'을 두고 다른 후보들로부터 따가운 지적을 받았다. 박 후보는 "이 후보는 386세대에서 586세대가 되는 동안 후배 양성을 위해 무슨 일을 했나"라고 따져 물었고, 문 후보도 "2010년 전당대회 때도 세대교체를 정면으로 내세웠지만 우리당은 여전히 그대로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는 "바로 그러한 지적 때문에 당 대표가 돼서 전략공천 제도를 폐지하고 신입 진입이 쉽도록 공천 룰을 바꾸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박지원·문재인 후보는 과거고 저는 미래다, 과거가 미래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게 미덕"이라고 되받았다.

'안철수 감싸기'에 나선 새정치연합 당권주자들

이날 토론에서는 당 대표 후보들이 안철수 의원을 적극 지지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들은 사회자가 돌발 질문으로 안 의원의 탈당 가능성을 묻자 '절대 그럴 일이 없다'며 안 의원 감싸기에 나섰다.

박 후보는 "안 의원은 자기 전공인 교육과 경제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라며 "젊은 세대와 특정 세력으로부터 굉장히 지지받는 우리 당의 잠재적 대권 후보이기도 하므로 당 떠날 거라 생각 안 한다"라고 말했다.

뒤이어 "저도 답변하겠다"라며 마이크를 잡은 문 후보는 "안 의원은 새정치연합의 공동 창립자다, 우리 당을 떠나 야권을 분열시키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다, 염려 마시라"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안 의원의 탈당을 가정하는 자체가 그 분을 욕보이는 것"이라며 "절대 그럴 분이 아니라고 믿는다, 친노-비노와 영호남 구도를 종식하고 통합의 길로 매진해야 한다고 생각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이인영#박지원#새정치민주연합#100분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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