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018학년도부터 추진하려는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를 두고 초등 교원의 65.9%가 반대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17일 한국초등국어교육학회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초등 교사 1000명에게 설문 조사한 것이다. 설문은 2015년 1월 현재 전국 초등학교 교원 1000명에게 전화 면접으로 진행했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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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병기와 학생의 학습 부담 관련 한자병기로 학생의 학습 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
ⓒ 이무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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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교육부가 2018년 3월부터 적용할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 주요 사항을 확정해 공개하면서 '총론 주요 사항'에 '초·중등학교 한자 교육 활성화'를 넣고, 초등 과정에서 모든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한 이번 설문 결과는 현장 교원들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료다.
먼저 설문에 참여한 초등 교원의 65.9%는 교과서 한자 병기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참여 교사들은 한자 병기 효과를 묻는 물음에도 '94.1%'가 학생의 학습 부담이 늘어난다고 답했으며, '91.5%'는 교사의 수업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초등교원의 91.1%가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로 한자 사교육이 가열될 것으로 보았다. 이에 96.1%가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한자급수시험 응시가 늘고 94.1%는 초등학교 1~2학년과 유치원생의 한자 선행학습을 부추길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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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병기와 교사의 수업 부담 한자 병기로 교사의 수업 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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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 병기와 인성 교육 한자교육이 인성교육에 영향을 크게 주지 않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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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병기와 관련해 교육부는 '2015 문·이과 통합형 교육 과정' 총론 주요 사항에서 한자 교육을 인성 교육의 한 방법으로 제시했지만, 초등 교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무엇보다 교과서 한자 병기의 교육적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보았다. 설문 참여 교원의 84%는 한자 병기로 교과서 읽는 속도가 오히려 느려질 것으로 전망했으며, 58.2%는 한자 교육과 인성 교육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보았다.
흥미로운 결과는 20대보다 50대 이상, 교사보다 교장, 교감 등 재직 기간이 많을수록 한자를 병기했을 때 교과서 읽는 속도가 느려진다고 봤다. 이 결과에선 50대 이상 교원들은 한자 병기를 경험한 세대지만, 20대 교사들은 한자 병기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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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병기와 읽기 속도 읽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본 비율은 한자 병기를 경험하지 않은 20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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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초등학교 한자 교육을 정규 교과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의견은 매우 소수에 불과하며, 초등학교에서 한자를 가르칠 필요가 없으나 가르친다고 해도 현재 방식(창의적 체험 활동)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끝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