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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진보당 전·현직 울산지역 공직자와 노동계, 문화예술계 인사 등이 지난 2월 4일 오후 2시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진보정치조직인 '민주와노동'추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3월 13일 북구 명촌동에 사무실을 개소하고 내년 총선을 향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전 진보당 전·현직 울산지역 공직자와 노동계, 문화예술계 인사 등이 지난 2월 4일 오후 2시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진보정치조직인 '민주와노동'추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3월 13일 북구 명촌동에 사무실을 개소하고 내년 총선을 향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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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0대 총선을 1년 가량 앞둔 현재, 울산 지역 일간지들이 앞다퉈 내년 선거를 전망하는 기사를 내보내는 등 울산에서는 벌써부터 총선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그동안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바탕으로 울산 지역 제1야당을 지켜오다 지난해 12월 19일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산 결정으로 뿔뿔이 흩어졌던 전 통합진보당(아래 진보당) 울산시당 소속 정치인들이 다시 뭉치며 총선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2월 4일 울산시의회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던 '민주와 노동 추진위원회'가 지난 13일 울산 북구 명촌동에 사무실을 개소하고 3월말 본격 발족을 예고한 것. (관련기사 : 울산 민주와노동추진위 출범... 전 진보당 세력 참여)

추진위에는 위원장인 김종훈 전 울산 동구청장을 비롯해 윤종오 전 북구청장, 김창현 전 동구청장, 이재현·천병태 전 울산시의원 그리고 동구청장과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이영순 전 의원 등 쟁쟁한 정치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지방선거와 진보당 해산을 거치면서 울산의 제1야당으로 부상한 새정치민주연합(아래 새정치연합) 또한 내년 총선에서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여기다 최근 권역별 비례대표와 석패율제 등이 거론되면서 새정치연합 정치인들을 자극하고 있다.

6개 지역구 전체를 휩쓸고 있는 새누리당과, 새 정치구도를 만드려는 새정치연합, 그리고 정당 해산으로 못다 이룬 진보정치의 꿈을 다시 이루어보려는 진보 정치인들 간의 내년 총선전은 어떻게 될까.

지난해 지방선거 때 불거진 야권분열, 내년 총선에서는? 

울산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노조를 바탕으로 노동자가 구청장이 되고 지방의원이 되는 등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진행되어 왔다. 이 때문에 '진보정치 일번지'로 불리게 됐지만, 여전히 보수 성향이 수적 우위를 지키고 있다. 이중적 정치구도가 형성돼 있는 것.

때문에 어느 야당이든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일대일 구도로 싸운다는 건 사실상 힘든 싸움이다. 특히 최근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과 정부의 노동법 개정 추진 등으로 노동자들이 요동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야권연대를 통한 후보단일화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하지만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지난해 지방선거 때 쌓인 두 야당 간의 해묵은 감정이 내년 총선에서 발목을 잡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진보당 해산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울산의 제1야당을 차지한 새정치연합. 새정치연합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광역비례대표에서 새누리당(55.46%)에 이어 23.76%로 2위를 차지했다. 제1야당을 지낸 진보당(12.10%)을 두 배 가까이 앞선 것.

현재 각 언론들은 새정치연합이 과거 진보당의 우세 지역이었던 북구(현대자동차 소재)와 동구(현대중공업 소재)를 전략 지역으로 삼아 새누리당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야권연대를 통한 야권후보단일화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옛 진보당 정치인들이 일전을 벼르고 있다. 여기다 이 두 곳에서 지난해 지방선거 때 불거졌던 두 야당 간의 앙금이 여전한 상황이다.

상당수 전 진보당 사람들은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 원인 중 하나로 새누리당의 종북몰이와 더불어 새정치연합의 비토와 완주를 꼽고 있다. 당시 진보당은 북구청장과 동구청장 재선을 노렸지만 필수적인 야권연대는커녕 새정치연합의 거센 공격까지 받았다.

권역별비례대표와 석패율제가 거론되면서 어느 때보다 당선에 대한 기대치가 큰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이제 오히려 전 진보당 정치인들에게 야권연대를 제안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설욕을 벼르고 있는 전 진보당 측의 남아 있을 앙금을 감안할 때 야권여대를 거론조차 하기 힘든 실정이다.

야권연대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이채위 수석부본부장은 "역대 어느 선거 때마다 '새누리당 심판을 하자'고 하지 않은 적이 있냐"며 "기계공학적인 야권연대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야권으로서는 이래저래 어려운 싸움이 될 듯하다.


#진보정치일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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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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