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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경상남도 의원이지만 학교 무상급식 중단을 막으려 한 '소신 투표' 도의원은 있었다. 새누리당 이상철(비례), 황대열(고성2), 하선영(김해5), 옥영문(거제1) 도의원으로, 이들은 19일 경남도의회 임시회 본회의 때 '경남도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 조례안은 경남도청이 학교 무상급식 식품비 지원을 하지 않고, 그 예산으로 소득인정액 기준 최저생계비 250% 이하(4인 가구 기준 월 실제소득 250만 원 정도) 가정의 초중고생 자녀에게 경남도청과 시군청이 학력 향상과 교육경비(바우처)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임시회 본회의 때 표결 결과, 전체 55명 가운데 44명이 찬성하고, 7명이 반대했으며, 4명이 기권해 가결되었다. 야당인 여영국(노동당), 전현숙․김지수(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소속 의원 4명이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이상철, 황대열, 하선영, 옥영문 의원 '소신 대로 투표'

 경남도의회는 19일 오후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학교 무상급식 지원 예산'을 끊고 그 대신에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을 벌이기 위한 관련 조례안에 대해 찬반 표결을 벌였다. 표결 결과, 전체 55명 가운데 44명이 찬성, 7명이 반대, 4면이 기권해 가결되었다.
 경남도의회는 19일 오후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학교 무상급식 지원 예산'을 끊고 그 대신에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을 벌이기 위한 관련 조례안에 대해 찬반 표결을 벌였다. 표결 결과, 전체 55명 가운데 44명이 찬성, 7명이 반대, 4면이 기권해 가결되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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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소신 의원'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20일 전화통화에서 의원들은 조심스럽게 "내 소신 대로 했다"면서 무상급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노총 경남본부 부의장을 지낸 이상철 의원은 "새누리당 당원이지만 내 소신 대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신 대로 한 것인데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느냐"고 했다.

황대열 의원은 "다른 지역에는 아직 무상급식이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 지역만 그럴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어린이들은 좌도 우도 아니고, 여도 야도 아니다, 그래서 반대표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하선영 의원은 미리부터 반대가 예상되었다. 본회의가 열리기 이틀 전, 자료를 내 조례안 반대 의사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하 의원은 이번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가 당론도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가정에서 밥상머리 교육이라 하고, 사람들이 인간관계를 맺을 때도 밥을 먹으면서 한다"며 "그렇게 하듯이 아이들이 같이 밥을 먹으면서 서로 우정도 나누고 평등도 나누고 사랑도 나누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상급식 예산 논란에 대해, 그는 "중앙정부에서 급식 예산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명확하게 선을 그어 주었으면 한다, 가령 국가가 얼마, 교육청이 얼마, 지방자치단체가 얼마를 부담한다고 정해주면 좋겠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니까 논란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당론도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조례는 새누리당 당론도 아니었고 홍 지사가 하는 일이다, 당론이 아니고 자유투표이기에 소신 대로 투표했다"며 "이제는 선별급식으로 가든지 간에 새로운 논의를 해서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사안마다 달라진다면 당당하지 않아"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19일 오후 경남도의회 앞에서 '무상급식 지키기 학부모대회'를 열었다.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19일 오후 경남도의회 앞에서 '무상급식 지키기 학부모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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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영문 의원은 "당에 몸을 담고 있어 어렵고 조심스럽다"면서 의견을 피력했다. 경남에서 무상급식 논란이 벌어진 도입 과정부터 잘못됐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홍준표 지사는 '학교 무상급식 특별감사'를 하겠다고 했고, 경남도교육청은 월권행위라며 거부했다. 그러자 홍 지사가 '감사 없이 예산 없다'며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을 선언했던 것이다.

옥 의원은 홍 지사가 무상급식을 중단한 것에 대해 "갑작스럽게 감사 핑계를 댔다"고 말했다. 또 홍 지사가 무상급식과 관련해 그동안 말 바꾸기를 해온 것에 대해서도 옥 의원은 지적했다.

그는 "홍 지사가 아이들 밥을 정치적 의도로 하는지는 알 바 없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발언이 바뀌었다"며 "한때는 무상급식이 사회적으로 대세라면서 논쟁거리가 아니라고 했다가 당선되고 나서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홍 지사는 '당당한 경남'이라고 한다, 어려울 때나 좋을 때나 같아야 당당한 것이다, 사안마다 달라진다면 당당하지 않다"며 "보편이냐 선별이냐에 대한 생각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아이들 밥 가지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경남도의회는 지난해 말 새해 예산안 심의 때, 경남도교육청 예산안에서 무상급식과 관련해 '세입'은 잡아 놓지 않으면서 '세출'만 잡아 놓았다. 경남도청과 시군청은 올해 무상급식 지원비를 편성하지 않았고, 올해 무상급식에 부족한 예산만큼 경남도교육청의 다른 사업비(인건비․교사신축 등)를 없애면서 예비비로 돌려놓았던 것이다.

홍준표 지사도 이같은 결정을 들어 의회 결정 대로 하면 무상급식 중단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남도교육청은 지난 3월 추경예산안을 내면서 예비비로 돌려놓았던 사업비를 당초 목적 대로 편성해 제출했다.

이와 관련 관련해, 옥 의원은 "세입은 잘라놓으면서 세출만 잡아놓은 것은 말이 안 된다, 무상급식은 경남도청 예산이 아닌 교육청 예산으로 하라는 거 아니냐"며 "무상급식에 반대한다면 교육청 예산도 깎아야 하는 거 아니냐, 모순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동료 의원들은 서민자녀교육조례가 무상급식과 관련이 없다고 하는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례 처리와 관련해, 그는 "새누리당 도의원들의 의원 총회도 없었고, 당론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표를 던지고 나니까 동료들은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거 같다"며 "도정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의원인데 도지사와 생각이 다르다고 잘못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무상급식#옥영문#황대열#하선영#이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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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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