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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1월 5일 "대법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철탑농성을 벌이던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희망버스가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 정문 주차장에 집결해 있다. 현대차는 이 주차장에 현대차 외 다른 차종을 주차하지 못하게 했다
2013년 1월 5일 "대법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철탑농성을 벌이던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희망버스가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 정문 주차장에 집결해 있다. 현대차는 이 주차장에 현대차 외 다른 차종을 주차하지 못하게 했다 ⓒ 박석철

지난 2013년 1월 5일 오후 3시, 현대차 비정규직 두 명이 "대법 판결에 따른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91일째 송전철탑 농성을 벌이고 있던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정문 앞. 이들을 돕기 위해 전국에서 출발한 희망버스가 속속 도착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한 시간 동안 도착한 희망버스는 모두 30여 대. 이외 전국에서 개별로 출발한 각종 차량 수십 대도 속속 도착했다. 이곳은 현대차 울산공장의 여러 개 출입문 중 하나인 '명촌 정문'쪽으로 출입하는 직원들을 위해 마련해 놓은 현대차 소유 주차장이다.

현대차는 이곳 외 울산공장 정문 인근에도 사외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주차장은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주로 사용하지만 현대차에 용무를 보러 오거나 인근 주민들도 함께 사용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 현대차 직원은 물론 주민들도 차종이 '대우'나 '르노삼성' '외제차' 등 '현대차'가 아니면 이곳에 차량을 주차할 수 없게 됐다.

현대차는 8일 "현대차 사외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을 자사 차종으로 제한하며 13일부터 단속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사외 주차장에 현대차만 주차할 수 있다?

현대차 직원들은 주간연속 2교대 근무형태 등으로 자신의 차량으로 출퇴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현대차는 근속연수가 높은 직원에게는 자사 차를 구입하면 30% 가량 할인 혜택을 줘 직원들의 차량 구입 비율이 높은 편이다.

한때 현대차는 공장 안으로 출입하는 차량이 '현대차' 종이 아니면 출입을 제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공장 외부 주차장에 다른 차종의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가 이처럼 사외 주차장에 다른 차종의 주차를 제한하는 이유는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동차산업동향과 이에 따른 언론 보도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동차산업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우리나라 자동차 내수판매는 15만383대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8% 늘었다. 하지만 국산차가 12만7163대 4.4% 증가에 그친 반면 수입차는 2만3220대로 41.3% 증가했다. 특히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은 38.5%로 40%대 미치지 못했다. 현대차의 이번 주차 제한이 자사 차량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번 현대차의 주차 제한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성능향상과 서비스 개선 등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도 타사 차량의 주차 제한이라는 처방을 쓴 것은 자율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차 제한에 따라 앞으로 현대차 직원이면서도 타 차종을 이용하는 직원들과 주민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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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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