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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상현 스스로를 떡쟁이라고 부르는 차상현씨는 수원 매산시장에서 희망떡집을 운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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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떡쟁이'입니다. 한 마디로 떡에 제 인생의 승부를 걸었죠. 쟁이라는 말이 '장인(匠人)'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떡쟁이라는 호칭이 정말 좋습니다."15일 오전에 찾아간 떡쟁이 차상현(남, 32)씨가 운영하는 희망떡집. 수원시 팔달구에 소재한 떡집에서 차상현씨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떡 만들기를 멈추지 않는다. 손으로 만드는 수제 떡이지만 그 속도는 기계에 비해 늦지 않다. 그렇게 빠르지 않으면 떡 장사를 할 수 없다.
"제가 떡을 이렇게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게 이제 3년 정도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직장생활을 했어요. 아버님께서 기계 제작을 하셨는데 그곳에서 많은 것을 배웠죠. 그런데 화재로 공장이 다 타버리고, 저는 나름대로 배운 것이 있어 직업훈련학교에 들어가 기계에 대해서 공부를 했어요."세상살이는 그리 수월치 않았다고 한다. 직장에서 나이가 먹어 순차적으로 직장을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서, 평생 직업으로 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젊은 나이라 집안의 부채를 갚느라고 투잡으로 야간에 대리운전을 하면서 손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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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만들기 이야기를 하면서도 떡 만들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날 팔 양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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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쟁이'가 제 운명인 듯해요"그렇게 힘들게 살아가면서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평생직장이 될 것인가를 알아보던 중에, 떡 공장을 운영하는 손님의 차를 대리운전하게 되었단다.
"그 손님이 많이 취하셨는데, 요즈음 젊은이들은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거예요. 자신이 떡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런 기술을 다 물려주고 싶어도, 물려줄 만한 사람이 없다고 하시면서 푸념을 하시기에 명함을 한 장 달라고 했어요."상현씨는 부채를 청산하는 날 바로 연락을 취하고 그 떡 공장을 찾아갔다. 그리고 3~4년간을 서울, 수원, 인천 등을 돌아다니면서, 떡이 맛있다고 소문난 집은 다 찾아가 기술을 배웠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것이 바로 오늘의 '희망떡집'이다.
"저는 떡쟁이가 팔자인 듯해요. 저희 집은 떡을 해놓고 한 번도 날짜를 넘겨 팔지를 않았어요. 그날그날 팔 수 있을 정도만 만들고, 팔리지 않는 것은 문을 닫을 시간이 되면 싸게 팔아 버려요. 가장 맛있는 떡을 손님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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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찌기 떡을 만들 재료를 찌고 있다. 이야기를 하면서도 쉬지를 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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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열장 진열장 안에 놓은 떡. 그날 소비할 것만 만든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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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떡은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어떡집에 젊은 손님들이 찾아들었다. 장안대학교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과 2학년생인 김진아양과 정예지양이다. 이들은 희망떡집의 홍보와 떡의 패키지 디자인 등을 잘 정리한 자료를 갖고 있다. 산학연계로 지역에 있는 기업을 홍보하기 위해 조별로 한 집씩 맡아서, 그 집의 모든 것을 다 책임지고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분들이 찾아온 것도 저에게는 호기인 것 같아요. 제가 떡을 만들다 보니까 우리 떡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어요. 전통적인 것은 물론이고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떡이에요. 저희들이 쉬지 않고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을 하는 것도, 떡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떡을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이분들과 함께 고민을 해보아야죠."아직은 작은 가게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떡쟁이 차상현씨의 욕심은 끝이 없다. 떡에 대해서만큼은 누구보다 열심이다. 스스로가 그것을 천직으로 알고 시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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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안대 장안대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과 학생들이 떡집을 돕기 위해 찾아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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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케이크 고가로 판매를 하고 있는 떡케이크. 부인이 맡아서 작품을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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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떡을 만드시는 분들이 함께 화합하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한국떡협회 수원지회 매산분회장을 맡고 있는데, 주변에 떡을 하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는 해요. 같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언젠가는 우리 떡을 더 많은 분들이 찾을 것 같아서죠."
나이에 걸맞지 않게 어른스런 생각을 하는 것도, 그동안 오래 살아오지는 않았지만 많은 생각을 했기 때문이란다. "남들이 노안이라고 해요." 떡집에서 떡 케이크를 만들던 부인의 말이다. 매신시장 한편에 자리를 잡고 있는 희망떡집 떡쟁이 차상현씨. 우리의 전통음식인 떡을 세계화를 시키고 싶다는 그의 욕심에 박수를 보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네이버블로그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