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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왜 왜

박노정

대성통곡
사람만이 우는 것이 아니다
풀과 나무, 이끼까지 자오록이 운다
이즈막 태풍과 해일
폭풍으로 하나님도 성을 내신다
갈팡질팡 뒤죽박죽 좌충우돌
개나발을 부는 사이
세월은 진저리를 치며
바삐바삐 내뺀다
이제 애잡짤한 울음을 그치고
잊지 말자 낱낱이 새기자
날마다 4월16일
해마다 4월16일
나 지은 죄가 늘비하다
우리 지은 죄가 하늘에 다다랐다

진주 사는 박노정 시인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쓴 추모시다. 박 시인은 16일 저녁 진주에서 열리는 '진실과 자각'이라는 추모행사에서 이 제목의 시를 낭송한다.

이날 경남 곳곳에서 세월호 1주기 추모 행사가 열리고 있다. 세월호경남대책위는 이날 오전 창원 반송초등학교 외벽에 "기억의 벽 경남에서도 시작합니다"는 제목으로 장식용벽돌(타일)을 제작해 붙이는 작업을 시작했다.

 세월호경남대책위는 창원 반송초등학교 외벽에 '기억의 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세월호경남대책위는 창원 반송초등학교 외벽에 '기억의 벽'을 조성하기로 했다. ⓒ 윤성효

김해 장유에서는 이날 오전 '세월호 인양 촉구, 진실규명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창원, 사천, 거제, 김해, 양산, 합천, 산청, 하동, 밀양, 거창 등 곳곳에서 이날 하루 동안 다양한 추모 행사가 열린다.

박종훈 교육감 "안전조례 제정 적극 검토"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안전은 법적 뒷받침이 있을 때 제도와 정책이 힘을 얻는다"며 "세월호 1주기를 맞아 안전조례 제정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세월호 1주기를 맞아 16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을 찾아 이 같이 밝혔다. 박 교육감은 "학생 발달 단계에 맞춰 체계적 교육이 가능하도록 교육부에서 개발한 7대 안전교육 표준안을 학교교육과정에 반영해 체험 위주의 교육으로 학생들의 위기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수상 안전사고에 대비하여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교육감은 "온 국민을 슬픔에 빠지게 하고 교육 가족에게는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남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한 해를 맞고 있다"고 전제한 뒤 "수많은 생명을 잃고 난 다음 우리 사회는 한동안 망연자실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비극의 근원이 어디에 있었는지 성찰하기 시작했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세월호 사건의 원인과 해결책을 교육에서 찾아보자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국민의 공감을 얻고 교육의 방향을 새롭게 가다듬는 계기로 삼았다. 그렇기 때문에 세월호 사건은 역사적 사실을 넘어 한 시대를 구획하는 역사적 전기가 됐으며 우리 교육사에서는 일대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이어 "추모의 정이 온 나라 산천에 피는 봄꽃처럼 피어오르는 날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와 우리 어린 영혼에게 명복을 빌면서 유족들께도 부끄러운 마음으로 위로의 뜻을 전한다"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안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다시, 돈보다 사람이 먼저'

야당들도 세월호 인양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동당 경남도당은 16일 '다시, 돈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가슴 속에 맺혀있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기에 오히려 아무 말도 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노동당 경남도당은 "바로 얼마 전에도 현대제철 노동자가 용광로에 빠져 죽는 사고가 일어났다, 안전 시설에 조금만 투자했더라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다, 이렇게 한 해에 2000명 가량의 노동자가 산재로 죽어간다"며 "이 모든 죽음의 근본 원인은 결국, 사람의 생명보다 자본의 이윤추구가 최우선인 현재의 잔인한 한국 자본주의 체제 때문이다, 이 잔인한 체제를 바꾸지 않는 한, 안타까운 죽음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1년 전, 지방선거 당시 우리 노동당이 목놓아 외쳤던 구호를 또 한 번 마음 속 깊이 새기겠다"며 "다시, 돈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 김지수 대변인은 하루 전날 낸 논평을 통해 "온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께 위로를 전한다"며 "박근혜 정부는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 국민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세월호 참사 1년, 잊지 않겠다. 진실을 인양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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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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