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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직원과 원자력발전소 간부들의 가족 동향을 주시하라."

원자력(핵)발전소 사고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는 '방사능 누출시 조치'를 당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전과 원전 종사자들은 방사능 누출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알고 있을 것이라보고 빗대서 한 말이다. 박 대표는 13일 창원노동회관 강당에서 탈핵 강좌를 열었다.

박 대표는 강좌에서 방사능 누출시 '자동차 이동은 힘들다'거나 '염두에 둔 대피소가 없다면 1주일 동안 집에 있는 것이 좋다', '수돗물이 오염될 수 있으니 식수 확보가 중요하다', '외부 공기 유입 막기 위해 창문 틈새까지 봉한다', '방진마스크를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는 13일 저녁 창원노동회관 강당에서 '탈핵강좌'를 열었다.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는 13일 저녁 창원노동회관 강당에서 '탈핵강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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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운동의 방향에 대해, 그는 "수명이 다한 고리1호기 폐쇄에 집중해야 하고 지금은 진보, 보수를 떠나 여론이 좋다"고 했다. 그는 "원전 관련 기사가 나오면 댓글도 달아야 한다. 댓글이 중요하기에 국정원까지 달고 있지 않느냐. 그냥 '눈팅'만 할 게 아니라 댓글 다는 운동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정치인을 압박해야 하는데, 선거에서 탈핵을 내걸지 않으면 낙선 운동을 벌이겠다고 압박해야 하고 국회의원을 직접 찾아가서 요구해야 한다"며 "활동가들도 탈핵을 환경 운동의 하나로 보지 말고 이것이 실패하면 문 닫는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 뒤 엄청난 일들 일어나"

이어 그는 다른 나라의 원전 사고와 에너지 정책 등을 비교하며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뒤 곳곳에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앞으로 일본은 정신적 트라우마가 더 심해질 것"이라며 "후쿠시마에서 250km나 떨어져 있는 도쿄에 사는 가족인데 남편만 두고 부인과 자녀들은 920km 떨어진 곳에 사는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담배 '마일드세븐'도 거론했다. 박 대표는 "담뱃잎을 대부분 후쿠시마에서 생산해 왔는데 유럽에서는 수입이 규제되니까 이름을 '메뷔우스'로 바꾸었다. 얼마나 심각하면 오래된 이름까지 바꾸겠느냐"며 "그런데 우리나라와 대만에서는 마일드세븐이 아직도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몇몇 나라의 법원 판결을 소개했다. 그는 일본 법원의 경우 지난해 5월 '전기 요금 인하가 생명권·안전권을 우선하지 못하고 지진 대비가 미흡하다'는 이유를 들어 '오이원전' 가동 중단 판결을 했고, 캐나다 법원의 경우 지난해 5월 '유해 화학물질 방출 시나리오 미흡과 사용 후 핵연료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원전 건설 금지를 판결했다고 소개했다.

또 지난해 10월 부산동부지원 최호식 판사는 고리원전 인근에서 20년 거주했던 피해자에 대해 배상 판결을 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는 "일본에서도 인정되지 못했던 원전 주변 소송으로 한국 첫 사례로 매우 의미가 컸다"며 "그러나 앞으로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정부의 힘이 너무 강력하기에 그렇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독일의 탈핵 정책도 소개했다. 박 대표는 "독일 메르켈 총리가 처음에는 원전을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선거에서 패하고 나니까 탈핵 정책을 하기로 했다"며 "우리의 탈핵운동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바로 선거를 잘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 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원전에 대해 '질서있는 후퇴를 해야 한다'고 했던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프랑스 원전회사인 '아레바'는 지난해 6조 원의 적자를 냈다"며 "이는 그만큼 핵 산업이 사양이고 주가도 반토막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해운대, 비상 계획 구역에서 왜 빠졌나?

울산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했다. 그는 "울산은 월성원전과 고리원전 사이에 있고 거리가 25km 정도다. 울산지역 공장에서 한 해 1000억 달러를 수출한다. 만약에 한 곳에서만 대형사고가 나도 울산은 폐허가 된다"며 "그렇게 되면 공장이 문을 닫고 노동자는 실직하며, 은행도 도산하고 공무원도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고리원전에서 해운대까지 19.5km 거리인데 비상 계획 구역에서 빠졌다. 구역 안에 들어가면 현재 고층 아파트 값이 떨어지고 해수욕장에 관광객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서 빠졌다는 말도 있다"며 "일본도 그랬지만 우리나라는 원전 사고가 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방제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게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원전 사고 확률은 어느 정도일까. 그는 "일본 보험 회사 보험료 산정 통계와 대비해 보면, 현재 우리나라 원전 가동 개수 등으로 볼 때 '60년 내 사고 발생'이고 정부가 신규 건설시 30~40년 내 사고 발생이다"라며 "이 말은 60년 안이니까 당장 내년에도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에너지 절약을 강조했다. 박종권 대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나니까 일본에서는 에너지 절약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우리도 가정에서 절약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1kW당 원가가 100원인데 주택용은 129원이고 일반용 105원, 농업용 42원, 가로등 98원, 산업용은 87원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호주는 전기 요금 인상을 해서 효과를 보았다"고 했다.

그는 또 재생 에너지를 강조했다. 박 대표는 "노르웨이는 96%, 오스트리아는 65%가 재생 에너지인데 우리는 1.9% 수준이다"며 "어떤 사람들은 우리의 기술이 부족하고 돈이 없어서 못한다고 하는데, 우리의 경제 규모 등 여러 수준을 보면 가능하고, 정부의 의지가 없는 게 문제다"라고 말했다.


태그:#탈핵, #박종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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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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