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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가 이날 본회의 표결 직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장관 이임식을 마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18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가 이날 본회의 표결 직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장관 이임식을 마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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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신임 국무총리가 법무부 장관 이임사에서 '성과 1호'로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결정을 꼽아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또 법무부와 검찰 관계자들에게 "헌법가치를 확고히 지켜나가고, 법치를 통한 국가개혁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해달라"며 '법질서 확립'을 거듭 당부했다.

국회 총리인준안 투표를 앞둔 18일 오전, 후보자 신분의 황교안 총리는 경기도 과천시 정부종합청사에서 법무부 장관 이임식을 열었다. 그는 "지난 2년 3개월 동안 하루하루를 쉼 없이 달려왔다"며 자신의 임기를 되돌아봤고, 몇 가지 성과를 꼽았다.

'미스터 국보법'이라는 별명답게, 스스로 치켜세운 성과는 '공안'이었다. 황 총리는 이임사 첫머리에서 "위헌정당 해산 결정이 선고되고 국회의원 내란 관련 사건을 엄단, 헌법 부정세력으로부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지켜냈다"고 밝혔다. 이어 "폭력집회·시위 등 불법 집단행동에 대해 원칙에 따른 일관성 있는 법 집행으로 준법집회·시위 문화를 정착시켜 나갔다"고 자부했다.

'사랑하는 법무·검찰 가족'에게 남긴 첫 번째 당부 역시 같은 내용이었다. 황 총리는 "헌법가치를 확고히 지켜나가고 그 과정에서 법치를 통한 국가개혁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며 "헌법가치를 부정하거나 침해하는 행위는 엄정대처하라"고 했다. 또 "국민행복과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법질서를 확립하고 고질적인 부조리와 적폐를 가려내어 국가개혁에 나아갈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여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이 공감하는 법치, 따뜻한 법치를 실현해달라고도 당부했다. 황 총리는 "취임 이래 국민의 시각에서 정책을 수립, 추진하려고 노력했다"며 "앞으르도 법을 집행할 때 항상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국민과 소통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따뜻한 법치 실현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며 "사명감을 갖고 사회적 약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실질적 지원과 제도적 정비에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황 총리의 짧은 이임식이 열리는 동안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그의 총리인준안을 찬성 156표, 반대 120표, 무효 2표로 가결시켰다. 다음은 황교안 신임 총리의 법무부 장관 이임사 전문이다.

사랑하는 법무․검찰 가족 여러분! 오늘, 정들었던 여러분과 작별인사를 나누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혼자의 힘은 미약하지만 여러분과 함께 있었기에, 난관(難關)을 극복하고,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성숙한 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소임을 다해 주신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최근 메르스 대응을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는 출입국본부 직원을 비롯한 여러 담당자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2013년 3월 11일, 이 자리에서 저는 '안전한 국가, 행복한 사회'를 비전으로, '국민이 원하는 법치, 국민이 공감하는 법무행정'을 다짐하였습니다. 지난 2년 3개월 동안, 그 다짐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하루하루를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위헌정당 해산 결정이 선고되고, 국회의원 내란 관련 사건을 엄단하여 헌법 부정세력으로부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지켜냈습니다. 폭력집회·시위 등 불법집단행동에 대해 원칙에 따른 일관성 있는 법집행으로 준법집회·시위 문화를 정착시켜 나갔습니다. 4대 사회악과 민생침해사범에 대해 엄히 대응하고, 재소자를 위한 인성교육 등 범죄불안을 해소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마을변호사 제도의 전국 확대로 법의 문턱을 낮추고, 범죄피해자 지원 강화 등으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여 법의 따뜻함을 실현하는 데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환승관광 무비자 입국 확대, 중소기업에 대한 법률지원 등을 통해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힘을 모았습니다.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이 모든 것들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여기서 멈추지 말고 국민이 그 성과를 피부로 체감할 때까지 계속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법무·검찰 가족 여러분! 지금, 정부는 메르스 사태를 수습하고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최일선에서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에게 용기와 힘을 보태어 주어야 합니다. 감염되거나 감염 의심자로 확인되어 고통받는 분들에게도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국민 각자가 공공의 선을 위해 힘을 모을 때 개인도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공동체의 신뢰가 필요합니다. 우리 국민은 수많은 역경을 헤쳐 온 저력이 있습니다. 지금 이 어려움도 하나 된 마음으로 서로 믿고 합심하여 극복해 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제, 사랑하는 법무․검찰 가족을 떠나며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헌법가치를 확고히 지켜나가고 그 과정에서 법치를 통한 국가개혁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국내외적으로 여러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헌법가치를 부정하거나 침해하는 행위는 엄정 대처하여, 선조들이 피땀으로 지켜낸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더욱 굳건히 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소임은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안전과 자유,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음을 잊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특히,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민 모두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야 할 시점입니다. 국민행복과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법질서를 확립하고 고질적인 부조리와 적폐를 가려내어 국가개혁에 나아갈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여 주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국민이 원하고 공감하는 법치를 지속적으로 펼쳐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취임한 이래 법무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꿔 우리의 시각이 아닌 국민의 시각에서 정책을 수립, 추진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앞으로도 법을 집행함에 있어 항상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국민과 소통하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이 현장에서 겪는 아픔과 문제점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개선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사회의 다양한 이해들이 실질적으로 형평을 이루도록 법을 집행하여,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국민화합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이 원하는 고품격의 법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올바른 공직관을 갖추고 전문지식을 연마하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셋째, 따뜻한 법치를 실현하는 데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직자의 인식과 자세에 따라 정책의 내용과 방향이 결정되고 수혜자들에게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치게 됩니다. 사명감을 갖고 주위에 관심과 지원이 미치지 않는 사회적 약자가 있는지 살펴, 그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실질적 지원과 제도적 정비에 노력해 주기 바랍니다.

법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법의 문턱을 낮추어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법률복지 혜택이 골고루 퍼질 수 있게 하는 데에도 더욱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 함께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국민 모두가 편안하고 행복한 길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일들에 여러분들이 적극적으로 앞장 서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오드리 햅번 일화를 소개하면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2차 세계대전 중, 국제구호기금의 도움으로 기아를 이겨내고 성장한 소녀가 바로 오드리 햅번입니다. 그녀는 배우생활을 마치고 유니세프의 친선대사로서 죽는 날까지 전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쳤다고 합니다.

'손이 두 개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 한 손은 자기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라는 유언을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공직자가 어떤 마음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할지 돌아보게 하는 일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공직자의 작은 노력도 국민의 삶에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잊지 말고, 국민을 배려하는 따뜻한 법 집행자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지금 메르스로 인하여 고통받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여러분들의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어렵고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자신보다는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여러분이 있었기에 대과 없이 파고를 넘을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제가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애정과 헌신으로 도와주신 여러분 한 분 한 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그 소중한 인연,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이제 저는 여러분 곁을 떠나지만, 여러분들은 후임 법무부장관을 중심으로 더욱 발전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법무부가 흔들림 없이 계속 정진할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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