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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굴하지 않고 힘차게 싸워 나갈 것이다."

밀양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다 각종 실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던 주민들이 법원에서 유죄선고를 받은 뒤 이같이 다짐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1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앞에서 판결 뒤 기자회견을 열었다.

밀양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다 총 69명(주민 44명, 연대활동가 25명)이 각종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들 가운데 주민 18명에 대한 선고 공판이 이날 오후 창원지법 밀양지원에서 열렸다.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싸우다 실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1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받은 가운데, 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라할매'로 알려진 이금자(83) 할머니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싸우다 실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1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받은 가운데, 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라할매'로 알려진 이금자(83) 할머니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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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싸우다 실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1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받은 가운데, 주민들은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판결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싸우다 실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1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받은 가운데, 주민들은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판결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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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상해, 특수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명예훼손, 폭력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날 주민 18명 가운데, 9명은 징역 6월~2년6월에 집행유예 1~4년, 6명은 벌금 각 200만 원, 3명은 선고유예를 받았고, 주민 1명(중복)은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주민․연대활동가 69명은 지금까지 집행유예 14명, 벌금 39명(1심 기준 총 8800만 원), 선고유예 7명, 무죄 1명이고 나머지 8명은 1심 계류 중이다. 1심 계류 중인 8명이 벌금형을 받을 경우, 모든 벌금과 변호사 비용 등 각종 법률 비용은 2억 원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 "시민불복종, 정당행위로 판단하기 어려워"

이날 주민 18명에 대한 재판은 창원지법 밀양지원 형사1단독 이준민 판사가 맡아 진행해 왔다. 이 판사는 선고에 앞서 "2년 넘게 심리가 진행되었고, 피고인(주민)들은 무죄와 억울함을 호소한다"며 "30명 가까운 증인이 있었고, 현장 검증도 해 면밀히 심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판결이유에 대해, 변호사들이 했던 몇 가지 주장에 대해 설명했다. 시민불복종 주장에 대해, 이 판사는 "개별 행위들을 보면 수단과 방법에 있어 시민불복종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공무집행 부당성' 주장에 대해, 이 판사는 "주민들이 밀양시청 허가과에 가고, 휘발유를 소지했으며, 협박하고 업무방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물손괴에 따른 정당행위'라는 주장에 대해, 이 판사는 "범행의 동기나 정황을 종합해 보면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싸우다 실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주민들이 1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선고공판을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싸우다 실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주민들이 1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선고공판을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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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싸우다 실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1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받은 가운데, 주민들이 법정 밖에 나와 억울하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싸우다 실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1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받은 가운데, 주민들이 법정 밖에 나와 억울하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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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행위' 주장에 대해, 이 판사는 "상당한 이유가 없고, 긴급피난의 상황도 아니다"며 "동기와 수단, 방법을 보면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주민들에 대해 '교통방해'와 '협박' 등 혐의로 유죄로 보았다. 또 대책위가 투쟁기금을 모은 행위에 대해, 이 판사는 기부금법 위반으로 보았다.

양형과 관련해, 이준민 판사는 "피고인들은 농사를 짓는 등 평범하게 살아왔고, 고령이다, 송전탑 건설 현장에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며 "건강이 좋지 않고, 탄원서도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 판사는 "전기는 발전소에서 생산되어 송전선로를 통해 전달될 수 밖에 없고, 사회와 국가를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판결을 받고 보니 억울하다"

선고 뒤 법정을 나오면서 주민들은 "이게 법이냐, 이게 나라냐", "누가 사람을 죽였느냐"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문정선 전 밀양시의원은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남우(73)씨는 "지금 송전탑이 다 세워졌다, 부동산이 매매가 되지 않는다, 주민들은 꼼짝도 못하게 한다, 재산피해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그런데 이런 판결을 받고 보니 억울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울분을 토로했다. 배영근 변호사는 속담을 언급하면서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리지 말고, 생쥐도 궁지에 몰리면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판결이다"며 "원인은 보지 않고 결과만 보고, 외눈박이 판결이다, 주민의 손발을 다 묶는 판결로, 즉각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싸우다 실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1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받은 가운데, 문정선 전 밀양시의원이 법정 밖 의자 앞에서 울자 수녀들이 달래고 있다.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싸우다 실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1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받은 가운데, 문정선 전 밀양시의원이 법정 밖 의자 앞에서 울자 수녀들이 달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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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싸우다 실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1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받은 가운데, 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상규 변호사가 판결의 부당성을 이야기하며 즉각 항소 뜻을 밝혔다.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싸우다 실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1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받은 가운데, 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상규 변호사가 판결의 부당성을 이야기하며 즉각 항소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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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한 대책위 공동대표(신부)는 "오늘 판결을 보면서, 법이 실상의 아주 작은 부분밖에 보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의 잘못에 대해서는 보지 못한 판결이다, 끝까지 싸울 것이다, 그 과정에서 진실과 정의가 드러날 것"이라 말했다.

주민 한옥순씨는 "할머니들 막으려고 경찰 2000명, 3000명이 왔다, 우리가 반항한 것이 죄란 말이냐,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징역을 살아도 된다, 이 나라가 바로 선다면 징역 사는 게 겁이 나지 않는다, 우리가 저항하지 않으면, 우리 후손도 이렇게 짓밟힐 거 아니냐, 끝까지 후손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라할매'로 불리는 이금자(83) 할머니는 "나라가 바로 선다면, 할머니들은 징역 살아도 된다"며 "몇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 처음에는 우리 할머니들을 괴롭힌 경찰을 혼내주려고 부르는 줄 알았다, 우리 재산을 강탈해 가고 76만 5000볼트 전류가 흐르는 송전탑 때문에 밤에 잠도 못 자는데, 우리가 그렇게 짓밟히는데도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냐, 억울하고 비참하다"고 말했다.

김영자(상동면)씨는 "집에서 나설 때는 '내가 무슨 죄를 지었느냐'며 당당하게 나왔다, 그런데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정말 농사밖에 모르고 살았는데 이제 범법자다"며 "이 나라는 내 것을 지키려고 나서면 범법자가 되는 모양이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굴하지 않고 진실과 정의를 위해 싸울 것"이라며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밀양송전탑 투쟁 과정에서 주민들이 입어야 했던 인격적 모멸과 생존권 침탈의 실상에 대해 언젠가 국가가 나서서 그 진상을 밝히고 사죄할 때까지지 우리는 조금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 밝혔다.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싸우다 실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1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받은 가운데, 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배영근 변호사가 판결의 부당성을 이야기하며 즉각 항소 뜻을 밝혔다.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싸우다 실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1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받은 가운데, 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배영근 변호사가 판결의 부당성을 이야기하며 즉각 항소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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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싸우다 실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1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받은 김영자씨가 재판 뒤 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싸우다 실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1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받은 김영자씨가 재판 뒤 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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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송전탑#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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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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