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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쪘다, 쪘어."
"나도 마찬가지야, 닷새 만에 3kg 불었네."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 연휴 뒤끝이면 늘어난 몸무게 때문에 한탄이나 원망 섞인 푸념 같은 걸 하는 이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명절 뒤 체중이 불어나는 현상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무엇보다 식욕을 부추기는 이런저런 차림 음식이 평소보다 대폭 늘어나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과식을 피하기 어려운 탓이다.

그러나 많이 먹는 것만 탓해서는 '찌는 살'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했다고 할 수 없다. 먹기도 많이 먹었지만, 살을 뺄 수 있는 운동이나 몸놀림이 적었다는 점 또한 '살 찌는 데' 크게 기여하는 까닭이다. 요컨대, 체중 증가를 막으려면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은 물론 열량을 적절히 소모할 수 있는 운동 등을 병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빈익빈 부익부' 체중 증가, '렙틴' 때문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 연휴 뒤끝이면 늘어난 몸무게 때문에 한탄이나 원망 섞인 푸념 같은 걸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 연휴 뒤끝이면 늘어난 몸무게 때문에 한탄이나 원망 섞인 푸념 같은 걸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 pixabay

음식 섭취와 운동이 체중 조절의 핵심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한데 서로 정반대인 것처럼 보이는 열량 섭취와 열량 소모가 사실은 한 묶음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다시 말해, 열량 소모와 열량 섭취는 하나의 메커니즘, 즉 일련의 과정에 의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이를 서로 별개의 생리 작용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체중 증가는 일종의 '빈익빈, 부익부' 원리에 의해 이뤄지는 예가 많다. 살찐 사람은 더 찌기가 쉽고, 반대로 마른 사람은 찌기보다는 마르기가 쉽다. 이런 원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데 있어 빠질 수 없는 물질이 있다. 바로 '렙틴'(leptin)이라는 호르몬이다. 물론 살이 찌고 빠지는 것에 관여하는 호르몬이나 효소 등은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렙틴은 이들 가운데 가장 중심적인 물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렙틴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된다. '포만감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렙틴은 배가 차면 분비량이 늘어난다. 늘어난 렙틴은 "이제 그만 먹어도 된다"는 신호를 보내는데, 렙틴의 역할은 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활동할 필요가 없다", 즉 몸을 더 이상 바쁘게 놀릴 필요가 없다는 신호도 동시에 보낸다. 몸을 놀리지 않으면 열량 소모가 제대로 될 턱이 없으니, 속된 말로 먹은 게 고스란히 살로 간다.

그렇다면 반대로 렙틴이 줄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렙틴 수치가 떨어지면 인간은 바빠진다. 대표적으로 걷거나 달리는 등의 행동을 지속하게 돼 있다. 인류의 조상은 끊임 없이 달리거나 헤매야 먹이를 구할 수 있었다. 배가 고프면 렙틴의 수치가 떨어지고, 먹을 걸 구할 때까지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걷거나 달려야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도록 진화한 것이다.

체질적으로 마른 사람들이 마라톤을 잘하는 건 렙틴과도 무관하지 않다. 마라토너들의 뛰어난 지구력은 적은 렙틴 분비량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좀 과장되게 단순화하면, 열량 소모를 늘려 체중을 줄이게 되면 그만큼 렙틴 분비가 줄어들고, '먹을 것을 찾아나서는' 본능으로 인해 열량 소모가 더 줄 가능성이 커지므로 살이 찔 확률이 이중으로 낮아지는 셈이다.

추석이나 설 명절에 방안과 주방을 왔다 갔다 하는 대신 집밖에서 신체 활동량을 대폭 늘리는 게, 체중 조절에는 두 배 세 배로 효율적인 이유이다. 집안에서 무언가를 쉬지 않고 먹는 대신 바로 그 시간에 운동을 해주면, 렙틴이 열량 섭취를 줄여 주고 열량 소모는 늘려주는 결과를 불러온다는 얘기이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덧붙이는 글 | 위클리 공감(korea.kr/gonggam)에도 실렸습니다. 위클리 공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행하는 정책주간지 입니다.



#포만#비만#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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