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주는 화장실, 야외 세면대에 버려 주십시오."최근 창원시 성산구에 있는 납골시설인 상복공원에 붙어 있었던 안내문이다. 지난 추석 때 이곳을 찾았던 김유철 시인이 "제사를 올리고 나서 기절초풍하는 줄 알았다"면서 관련 사진을 <오마이뉴스>에 보내 왔다.
김 시인은 "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제사를 올린 퇴주의 마무리가 화장실이나 세면대는 결코 아니라 본다"며 "망자한테 올린 퇴주를 모아 처리할 수 있는 별도 시설을 갖추는 게 마땅하다"고 밝혔다.
알콜이 들어 있는 소주는 자연에 두면 휘발성이 있다고 하지만, 하천수질 정도로 희석하려면 엄청난 물이 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때 국립환경연구원은 소주 한 잔(50ml)을 정화하는 데 6313리터의 물이 필요하고, 이를 소주잔으로 환산하면 12만 6260잔이라는 자료를 냈던 적이 있다.
김유철 시인은 "수질 오염에 대한 일말의 상식이 있다면 이런 발상을 할 수 없을 것이고, 버젓이 안내문을 붙여 놓을 수는 없을 것"이라 지적했다.
한은정 창원시의원은 "상복공원은 창원시 시설이고, 창원시시설관리공단이 관리를 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 납골당의 사례를 파악해서 참고하고, 퇴주를 화장실 등에 버리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절을 올릴 때 술을 사용하는 분들도 일부 있지만 대개 물을 사용한다"며 "안내문 표현이 잘못됐다, 시정하겠다. 말통을 비치해 두었다가 가득 차면 별도 처리하는 방법으로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