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사용하지 않은 데이터 요금이 청구되는 데이터요금 폭탄을 경험했을 것이다. 이같은 피해를 막기위해 이동통신사에서는 데이터차단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아래 SKT)의 경우 'LTE표준요금제'에 한해 데이터 차단 서비스를 하지 않아 이용자들이 단말기의 데이터 사용을 차단해도 데이터요금이 부과되는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SKT는 데이터 차단 서비스도 없이 동영상 두 개 정도 볼 수 있는 용량인 100메가바이트에 51200원(기준단가 0.25원/0.5KB)의 요금을 부과해 '데이터 요금폭탄'을 키워왔다.
LTE표준요금제는제공되는 기본 데이터가 없는대신 기본요금이 저렴해 와이파이를 이용하거나 음성통화를 위주로 사용하는 이들이 주로 사용한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70이 넘은, 기자의 아버지는 노안에다 작은 화면의 스마트폰 조작이 익숙하지 않아 단말기에서 데이터를 차단하고 음성통화만 사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달 사이 두 차례 기본요금 배 이상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됐다.
고객센터에 데이터 사용내역을 확인하자 상담원은 "구체적인 사용내역은 확인이 불가하며, 단말기에서 데이터가 사용된 이상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피해가 반복될까 우려해 기자가 데이터서비스 차단을 요청하자 상담원은 "LTE표준요금제의 경우 데이터서비스 차단이 불가능 하다"고 밝했다.
반면, SKT는 다른 데이터요금제의 경우 데이터 소진시 사용을 차단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용하지 않은 데이터 요금 과금 피해는 노령층 사용자 뿐만 아니라 스마트기기 사용에 익숙한 젊은층도 예외가 아니다.
휴대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단말기에서 데이터사용을 차단한 상태에서 SKT 표준요금제를 사용하다가 애플리케이션 등이 자동업데이트 되면서 데이터요금이 과금된 A씨 등 피해사례가 잇달아 게시됐다.
A씨는 "진짜 동영상이라도 봤다면 어쨌을까 생각하니 소름이 쫙 끼친다"며 "37 Mb 가 2만원이라니"라고 성토했다.
B씨는 "저희 아버지 핸드폰도 제가 드린 스마트폰을 사용하시는데 음성만 쓰시는 요금제였다. 아버지도 모르고 47메가정도 사용했다고 나와서 3만원정도 나왔다. 3g에서 데이터차단서비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4g는 없다는 건 말이 안된다. 혹시 몰라 250메가짜리 있는 맞춤 요금제로 바꿔드렸는데 생각할수록 통신사의 행태가 참 맘에 들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C씨는 "직접 고객센터 전화해보진 않았지만 검색해보면 저 말도 안 되는 이유가 레퍼토리였다. 어이없는 이유 갖다붙여서 실수로 쓴 데이터에 어마무시한 돈 빼앗아가려고.. 저도 SKT 표준요금제라서 조심하고 있는데, SKT에서는 차단서비스 받으려면 3g폰 써야겠다"라고 말했다.
SKT가 데이터 차단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추후 같은 문제가 재발할 것을 우려한 A씨 등은 단말기에 데이터 사용을 차단하는 프로그램까지 설치해 사용했음에도 단말기 자체 데이터 업데이트를 막지 못했다.
수년째 다수의 서비스 이용자가 고객센터에 이 같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SKT는 이용자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SKT 고객서비스팀 정유진 팀장은 "표준요금제에 데이터차단 서비스를 하지 않는 것은 요금 정책"이라며 "해당 단말기에서 데이터가 사용된 이상 요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동통신 업체의 불공정 관행을 관리 감독해야할 관련 정부부처도 해당 민원에 손을 놓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동통신업체를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요금제는 통신업체가 약관에 따라 정하는 부분으로 개입할 여지가 적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