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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순초대전, 산의 소리
 김인순초대전, 산의 소리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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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김인순이 그림을 걸었습니다. 지난 1년간 오후 2시면 자신의 집 근처 작업실에 스스로를 가두고 그린 17점입니다.

 김인순초대전, 산의 소리 오프닝
 김인순초대전, 산의 소리 오프닝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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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그림에도 깊고 그윽한 산이 있습니다. 고고한 달빛이 있고 그 흐릿한 달빛이 오히려 산의 각가지 질료들을 명료하게 드러냅니다. 그녀의 그림을 통해 블루는 블랙보다 더 검고 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녀는 실재하는 산이 아니라 심상의 산을 그립니다. 자연을 사실적으로 화폭에 옮기는 것이 아니라 낮과 밤, 계절의 변화, 바람과 번개의 에너지가 생동하는 자연의 리듬과 기운 생동을 그립니다.

그러므로 그 그림은 보이는 것이되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린 것이며 눈보다 마음이 울렁이는 그림입니다. 그녀의 그림을 오랫동안 마주하고 있으면 깨달음의 향기를 맡게 된다. 그 그림을 그린이가 화가가 아니라 철학자나 구도자가 아닌가, 의심하게 됩니다.

 김인순초대전, 산의소리
 김인순초대전, 산의소리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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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두렵지 않다.
좌절이 기초가 된다.
극한을 사랑하게 된다.
마침내 자신의 모든 것을 긍정하게 되고 대상을 관조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현실을 대면할 용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녀 그림의 힘입니다.

나는 그녀의 그림을 대면하고 온 지난밤, 해모와 달빛 밤을 걸었습니다. 모든 것을 드러내는 태양보다 달빛이 더 고혹적인 이유를 이제야 알았습니다. 달빛은 내 감각을 신뢰할 수 있을 만큼만 밝았습니다.

다시 달빛 숲속을 걸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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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수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김인순초대전#산의소리#갤러리더차이#헤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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