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 저수량의 20% 이하로 떨어진 보령댐의 가뭄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주말 내내 단비가 내렸지만 보령댐에 물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10월 초반까지 보령댐의 저수율이 1998년 이후 가장 낮다는 22.3%였는데 지금은 19% 초반에 불과하다. 주말에 내린 단비는 저수율을 0.1%를 높여주는 데 그쳤다고 한다. 2015년의 누적 강수량은 평년(1242.9mm) 대비 62%인 780.4mm에 불과하므로 남은 기간동안 500mm 가까운 비가 내리지 않는 이상 보령댐의 가뭄은 해갈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2년 만의 가뭄을 해소하고 장기적인 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625억 원의 재정을 투입하여 '금강 백제보-보령댐 도수로 설치 사업'을 시작했다. 공사는 지난 달 30일 첫 삽을 떴다.
도수로 공사의 첫 삽을 뜬 백제교 옆 도수로 공사 현장을 시작으로 21㎞의 관로, 취수장 1곳의 공사가 끝나면 충남 서부지역 8개 시·군에 하루 11만5000t의 금강 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 도수로는 상시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보령댐 물이 고갈되는 비상 시기에 활용하게 된다. 금강 물은 2급수의 수질로 2단계 정화처리를 한 이후에 식수로 활용된다.
언론에서는 내년 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 짓고 3월에 정상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곳 현장에 명시된 공사 기간은 2015년 10월 23일에서 2016년 10월 21일까지라고 되어 있다.
발주처는 수자원공사이고 시공은 대우건설이 맡았다. 도수로 공사와 함께 해결해야 할 것은 누수율을 줄이는 것이다. 보령댐에서 각 가정 수도관으로 보내는 16만1800톤 가운데 5만6640톤이 누수 된다는 추정치도 나왔다.
도수로 공사는 단계별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부여에서 보령댐으로 가는 길의 중간중간에 동시에 진행이 되고 있다. 그때문에 해당 방향을 통해 이동하는 사람들에게는 1년 정도 불편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부여에서 시작된 도수로는 이곳 보령댐으로 들어오는 하천에 물을 공급하게 될 것이다. 지금은 물줄기 하나 보기 힘들 정도로 메말라 있고 바닥을 드러낸 곳에는 잡초들이 드문드문 자라고 있다. 보령댐은 현재 사용량 기준으로 140일 사용 가능한 물이 비축되어 있다.
가뭄으로 드러난 풍경
일반적인 산과 하천의 모습처럼 보이는 곳이다. 아래쪽에 보이는 국도는 원래 물로 차서 보이지 않아야 될 구도로이다. 지금 차가 지나다녀도 이상할 것이 없는 느낌이 든다. 보령령댐은 유역 면적 163.6㎢, 홍수위 75.5m, 만수위 74m, 저수위 50m이다.
저수 총량 1억 1690만㎥이나 유효량 1억 870만㎥으로 충남 보령·서산·당진·서천·청양·홍성·예산·태안 등 8개 시군이 이곳에서 물을 공급받고 있다. 이전에 만들어진 다리와 간혹 보이는 집들 그리고 시설물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실개울처럼 물이 흘러 저 멀리 보이는 저수지 같은 곳에 물이 조금씩 차고 있었다.
도수로라 함은 상수도·수력 발전 등을 위해 취수한 물을 원수 그대로 취수구에서 목적지까지 보내는 동안의 수로를 의미한다. 도수 방법에는 자연유하방식과 펌프 압송방식이 있다.
물에 잠겼던 국도가 드러나 있고 예전에 이곳에서 살던 사람들이 건너다니던 다리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아랫마을에서 윗마을로 가려면 저 다리를 건너 이동했었을 것이다. 가을 단풍이 든 보령댐 주변의 산과 그 바닥을 드러내며 말라 있는 보령호의 모습이 묘하게 어울리는 느낌이 든다.
이곳은 지금은 진입하지 못하는 보령댐으로 들어가는 국도이다. 태안과 보령에 40~60mm가량 3일 간의 가을 단비가 내렸지만 충남 예당 저수지 저수율은 겨우 2%에 오른 27%, 보령댐은 0.1% 오른 19.1%에 그쳤다. 겨울철에 많은 눈이 오더라도 눈이 녹을 봄이 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절수 노력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도수로 공사가 완공되어 이곳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해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