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에 대한 살인죄 선고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에 대한 살인죄 선고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프리카공화국)가 살인죄를 선고받았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남아공 대법원은 3일(현지시각) 열린 상고심에서 지난해 피스토리우스에게 과실치사죄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에릭 리치 대법원 판사는 "피고가 살해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판단된다"라며 "다음 재판에서 구체적인 형량을 선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선고는 원심에서 피스토리우스의 살인 혐의가 기각된 것에 불복해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이뤄졌다.

피스토리우스는 지난 2013년 남아공 프리토리아의 자택에서 화장실 안에 있던 여자친구 리바 스틴캄프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했다. 하지만 괴한의 침입으로 오인해 화장실 문에 대고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해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피스토리우스가 다툼 끝에 화장실로 도망가 문을 잠근 여자 친구를 의도적으로 살해할 의도로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하며 불복, 대법원에 상고해 살인죄를 인정받았다.

대법원은 "피스토리우스는 치명적인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라며 "화장실 문에 총격을 가할 때 자신의 행동으로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식할 수 있었다"라고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징역형을 선고받고 1년간 복역 후 지난 10월부터 가택 연금 상태로 지내고 있는 피스토리우스는 이날 판결로 다시 감옥 생활을 하게 됐다. 남아공에서 살인죄 징역은 최소 15년, 최대 25년에 달한다. 피스토리우스 측은 "변호인이 판결문 검토 후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인간 승리에서 살해범으로'... 피스토리우스는 누구?

양다리에 종아리뼈가 없는 선천성 장애를 갖고 태어난 피스토리우스는 어린 시절 무릎 아래 양발을 절단했다. 하지만 좌절 대신 탄소섬유로 만든 의족을 달고 육상 선수로 활약하며 장애인 올림픽에서 수많은 금메달을 획득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장애인의 한계를 뛰어넘어 남아공 국가대표팀에 선발되면서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 역대 올림픽 무대에서 비장애인과 겨룬 최초의 장애인 선수라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2011년 대구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도 출전, 남자 1600m 계주에 참가해 남아공 대표팀이 은메달을 차지하면서 장애인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을 획득해 '인간 승리'의 주인공으로 박수를 받았다.

'의족 스프린터', '블레이드 러너' 등의 별명을 얻은 피스토리우스는 세계적인 영웅으로 떠올랐으나 여자친구 살해범이라는 판결을 받으면서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의족 스프린터#남아공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