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생활의 거처를 떠나 낯선 도시를 경험한다는 건 인간에게 비교대상이 흔치 않은 설렘을 준다. 많은 이들이 '돌아올 기약 없는 긴 여행'을 꿈꾸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정주가 아닌 유랑의 삶이 주는 두근거림. 절제의 언어인 '시'와 백 마디 말보다 명징한 '사진'으로 세계의 도시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는 설렘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 기자 말
큰사진보기
|
▲ 불가리아 소피아의 관광서 건물은 모두 직각의 웅장함을 자랑한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이 만들어놓은 산물이다. |
ⓒ 홍성식 |
관련사진보기 |
큰사진보기
|
▲ 다른 동유럽 국가와 비교해도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엔 지나치게 많은 성용품 판매점이 있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
ⓒ 홍성식 |
관련사진보기 |
큰사진보기
|
▲ 불가리아 소피아역. 그래피티로 뒤덮인 기차가 정차해 있다. 그게 역동적으로 보이진 않고, 괴이한 슬픔을 불러온다. |
ⓒ 홍성식 |
관련사진보기 |
소피아, 선로를 베고 잠드는 부랑자 사회주의가 사라진 자리아버지의 헛간은 낡아가고섹스숍은 창궐한다불가리아 거리에선 영어가 소용없다서유럽이 내다버린 기차는소피아에서 베오그라드로 달리고2등칸 스프링 빠져나온 좌석엔나이를 알 수 없는 노파의 불안한 눈동자건물마저 권위와 경직으로 꼿꼿한데노면전차에 오른 이들의 손엔 승차권이 없다지난 시설 제복이 더 이상 두렵지 않아서인가죽음을 사는 부랑자들은 선로를 베고 잠들고부르가스에서 온 시골내기들은아직도 맥주와 요구르트를 섞어 마신다그들을 힐끔거리는 세련된 소피아 사람들허나, 그들 어깨도 한정 없이 늘어졌다사회주의가 사라진 자리어머니의 부엌은 온기를 잃었고중년의 매춘부만이 득실댄다불가리아는 꿈꾸는 방식을 잊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