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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동부 리옹 리옹 구시가지의 건물과 골목길, 푸비에르 언덕에서 리옹시가지로 향하는 내리막길이다.
프랑스 남동부 리옹리옹 구시가지의 건물과 골목길, 푸비에르 언덕에서 리옹시가지로 향하는 내리막길이다. ⓒ 김민수

푸비에르 언덕에서 시가지로 향하는 길은 우리네 골목길보다는 조금 넓은 골목길이었다. 소형 승용차 두 대가 겨우 교차할 수 있는 정도의 좁은 길이었다. 골목을 형성하고 있는 건물들은 상당히 낡아보였다. 여기저기 개보수한 흔적도 보였고, 그리 깨끗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곳은 여전히 사람들의 생활공간이었다.

프랑스의 도로는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돌바닥으로 된 것들이 많다. 그 돌들은 타일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거반 거의 1미터에 이르는 돌들을 수직으로 박아놓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건재하고 있다고 한다.

아스팔트로 된 도로도 거둬내면 돌길이 나온다고 한다.
리옹은 로마제국이 건설한 도시요, 로마제국은 도시건설을 할 때 먼저 도로망을 확충한 뒤 도시를 건설했으므로 지금은 비록 좁아보이지만 그 당시로서는 제법 넓은 도로망을 형성한 것이다.

리옹 리옹시내에 있는 중국음식점
리옹리옹시내에 있는 중국음식점 ⓒ 김민수

'토간', 흙 '토'자에 사이 '간'자이니 '흙 사이'라는 뜻을 가진 음식점이다.
일식집인지 한식인지 기웃거려보았더니만 중국식당이다. 프랑스의 음식점들은 대체로 종일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지 않는다. 점심과 저녁 시간대에 서너시간씩 영업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음식을 준비한다. 식당마다 조금씩 자르지만 점시시간은 11시 30분부터 2시경까지, 저녁은 6시 30분 부터 손님을 받기 시작한다.

저녁식사를 예약했더니 7시에 오라고 한다.
손님이 많아서 그런가 했더니 그 식당은 7시부터 음식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야 신선한 재료도 사용할 수 있고, 음식도 정성껏 준비할 수 있으며 나름 휴식도 취할 수 있다고 한다.

리옹 리옹에 있는 북카페의 벽면
리옹리옹에 있는 북카페의 벽면 ⓒ 김민수

리옹시내를 걷다가 손강 근처에서 인상적인 북카페를 만났다.
대부분 가게들이 일층에 자리하고 있고, 규모도 그리 크지 않은 편인데 건물전체를 북카페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림은 정교해서 벽에 그려진 사람과 행인이 구별되지 않을 정도였다.

리옹 리옹 시내의 북카페, 건물 전체에 그림이 그려있다.
리옹리옹 시내의 북카페, 건물 전체에 그림이 그려있다. ⓒ 김민수

리옹 리옹시내의 북카페 벽면의 그림이 인상적이다.
리옹리옹시내의 북카페 벽면의 그림이 인상적이다. ⓒ 김민수

리옹 북가페의 그림이 사실적이라 그림과 행인의 구분이 안될 정도다.
리옹북가페의 그림이 사실적이라 그림과 행인의 구분이 안될 정도다. ⓒ 김민수

벽면에 그려진 책들은 유명작가들의 책이었다.
3층 벽면에는 프랭크 파블로프(Frank Favloff)라는 이름을 책 등에 새긴 그림도 그려져있었다. 파블로프는 1940년 생으로 교육학자이자 시인이며 소설가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지역개발과 아동인권 보로, 알콜중독자를 돕는 단체를 운영해서 '거리의 선생님'이라고도 불리는 인물이다.

1998년 출간된 파블로프의 <갈색아침>은 2002년 프랑스 대선과정에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책으로 전세계 25개국에서 번역되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아마도, 벽면에 그려진 책들은 모두 유명한 책들일 것이다.

리옹 골목길마다 작은 서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리옹골목길마다 작은 서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 김민수

이렇게 대형북카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전문서적들과 관련 음반이나 자료를 취급하는 가게들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대형서점이 잠식하고 있는 한국의 서점풍토와는 다른 모습이다.

그들은 최첨단의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천천히 동화되어가는 것 같았다.
시대의 속도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삶의 속도를 놓치지 않고 적응할 만큼만 숨가쁘지 않게 따라가는 것 같았다. 그런 여유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리옹역 리옹역 입구는 옛건물로 연결되어 있고, 건물마다 조각상들이 많다.
리옹역리옹역 입구는 옛건물로 연결되어 있고, 건물마다 조각상들이 많다. ⓒ 김민수

어쩌면 낡아 보이기도 하는 것들, 그러나 그것들은 버려지지 않고 여전히 그들과 함께 일상을 누리고 있다. 옛 흔적이 남아있지 않은 것은 마치 의미가 없는 것처럼 건물 곳곳에는 옛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리옹 개신교단체가 사용하고 있는 건물
리옹개신교단체가 사용하고 있는 건물 ⓒ 김민수

몇 백년이 넘은 건물들을 보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그 건물들은 여전히 사용되고 있으며, 그곳엔 사람이 살고 있으며, 다양한 작업공간들이 오밀조밀하게 자리하고 있다.

Eglise. Saint - Nizier 리옹 시내에 있는 유서 깊은 성당 Nizier
Eglise. Saint - Nizier리옹 시내에 있는 유서 깊은 성당 Nizier ⓒ 김민수

니지에르(Saint-Nizier) 성당은 사연이 많은 성당이다.

5세기 리옹의 19번째 주교 유케리우스(Eucherius)가 177년 리옹 기독교의 박해원인이 되었던 아티스(Attis)사원 터 위에 177년 순교한 순교자들의 유물과 잔해를 모아 건축을 하였다. 그러나 1253년 교회의 재물축재를 비판하던 페어 왈도(Petter Waldo)가 방화를 했고, 14세기-16세기 200년간에 거쳐 성당은 점차 복구되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5세기에 지어진 건축물의 흔적이 함께 공존하는 도시를 본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리옹에서 발랑스로 이동하는 중에 경찰로부터 고속도로에서 검문검색을 받았다.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을 넘나들 때에도 없던 일이었다. 일행은 이렇게 검문검색을 당한 것도 여행의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외교부에서도 '대테러경계 발령'이라는 문자메시지가 수신되었으나 그것이 내일(11월13일), 파리테러로 이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리옹#프랑스#북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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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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