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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요원 김한규 경북 영주수화통역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한규 사회복무요원이 어르신께 커피를 대접하고 있다
사회복무요원 김한규경북 영주수화통역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한규 사회복무요원이 어르신께 커피를 대접하고 있다 ⓒ 권기상

사회복무요원이 자신의 분야에 맞춰 수화까지 배워가며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어 훈훈한 미담으로 주목된다.

지난 9일 만난 경북 영주수화통역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한규(22) 사회복무요원은 입영 전 컴퓨터를 배우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사람보다는 기계를 상대할 때가 더 많았던 그에게 사회복지 분야에서의 사회복무 2년이라는 병역의무는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고 한다. 더욱이 주로 언어·청각장애인들과 마주해야하는 수화통역센터로 근무지가 배정되었을 때는 막막하기까지 했다고.

그럼에도 외향적이고 긍정적인 천성으로 주어진 일을 헤쳐 나가보자고 생각했다. 그에게 대상자들과 소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화를 배우는 일이었다. 김한규씨는 "그분들의 표정만 답답하게 바라보고 있을 수 없었다"며 "내가 소통하지 못한다면 나에게 주어진 2년 동안 후회만 남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친구들 '유혹' 뿌리치고 수화초급반 등록

그는 근무지에 배치된 지 1주일 만에 통역센터 수화초급반에 등록했다. 근무가 끝난 저녁 7시, 한창 젊은 나이인 그에겐 친구들의 유혹이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8개월 동안 매주 2시간씩 대학입시를 준비하듯 노력한 결과 그는 중급반을 수료했다.

김씨는 "손말을 배우고 나니 이제는 통역센터를 찾는 언어·청각장애인들과의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없다"며 수화에 제법 자신감도 생겼다고 한다. 장애인들의 민원을 파악한 후 직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해 해결한다. 언어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영화와 드라마 자막작업 등 그 앞으로 행정업무가 늘어났다. 그는 이제 수화통역센터에서는 없어선 안 되는 존재가 됐다.

함께 근무하는 김수경 사회복지사는 "정말 성실하다"며 "대상자들에게 먼저 다가가 대화하고 소통하는 걸 볼 때는 저희 사회복지사들이 머쓱해지기도 한다"고 칭찬했다. 이어 "사회복지로 전공을 바꾸라고 권하고 있는데 본인도 긍정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고 귀띔해 주기도 했다.

김씨는 "사회복무를 하게 된 것이 나에게는 행운"이라며 "우리 사회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 생겼다"고 전했다. 그의 말 속에서 자긍심이 엿보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FMTV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사회복무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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