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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보기] 정봉주 "정청래가 수도권 10석 건져...플랜 C-1은?"
ⓒ 오마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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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

■ 출연 :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국회의원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 IMTV

<색깔 있는 인터뷰>

-어제저녁 8시 정청래 의원이 '당에 헌신하겠다. 백의종군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는데 그 자리에 계셨어요. 기자들이 아는 척하니 뒤로 숨으셨다고...

"주인공은 한 명이죠. 제가 가서 주인공이 될 수는 없잖아요. 어제의 주인공은 정청래고. 정청래 의원 개인으로서는 아픈 결정을 했지만, 더민주당의 이번 총선은 '정청래로 시작해서 정청래로 끝난다'고 할 정도로 총선 한 달간 정청래 의원이 주도하지 않을까. 그 신호탄을 어제 쏜 거고요."

-주변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라', '당의 결정이 부당하다'. 이해찬 전 총리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히셨는데, 정 의원은 '당에 남아 백의종군하겠다'고 하셨어요. 무소속 출마가 더 나은 거 아닌가요?

"지난주 목요일, 나꼼수 표현으로는 '울트라 그레이트 빅엿'이라고 하죠. (정청래 의원이) '울트라 그레이트 쌍엿'을 먹고 일주일 만에 견해를 밝혔는데... 정치하는 사람들이 이 일주일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겠다. 보통 정치하는 분들이 자기를 지지하는 사람만 보고 갑니다. 이른바, 진영논리죠. 자기 지지자 중에서도 자기가 원하는 지지자만 보고 갑니다.

일주일 동안 (정청래 의원 거취와 관련해) 대세인 것은 '무소속 출마하라'. 어제 그 견해를 밝히고 난 다음에 기사 댓글, SNS상 분위기를 보면 9 대 1 정도 '잘했다'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럼 이분들이 왜 일주일 동안 입을 닫고 참고 있었냐. 늘 격한 분들이 상황과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거죠. 일주일 동안 말하지 않고, 숨어 있는 다수들, 마음속으로만 지지를 보내고 있었던 다수들, 한 표를 갖고 있던 위대한 유권자들은 말을 아끼고 있었던 거죠. 그리고 (정청래 의원이) 어제 (당에 잔류하기로) 결정하니까 '내 뜻이었어'라고 그분들이 얘기했는데.

막상 무소속 출마와 당에 잔류하길 원하는 분위기를 보면 추정컨대 8 대 2쯤 되지 않았을까. 정치인들이 주장할 때 내가 원하는 얘기만 하고, 그거에 반응하는 유권자나 지지자만 볼 것이 아니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게 일주일 동안의 교훈이었다고 보입니다."

-원래 정청래 의원이 당에 잔류하기로 마음이 정해져 있었던 건 아닙니까? 주변에선 어떻게 보세요?

"정해져 있던 건 아니고요. 초반에는 무소속 출마 입장이 강했죠. (정청래 의원이) 목요일에 빅엿을 드시자마자 바로 (저한테) 전화가 왔더라고요. 제가 태국 방콕에서 업무를 보고 있어서 전화를 못 받았어요. '형, 빨리 전화 좀 줘. 큰일 났어' 이런 문자가 (정청래 의원에게서) 온 거에요. 돈 안 들고 하는 전화로 하니까 연결이 안 되는 거에요. 태국이 인터넷 상황이 별로 안 좋으니까... 그래서 얼른 SNS로 들어가 봤더니 (정청래 의원이) 아웃된 거에요.

일반 전화로 통화해서 제 첫마디가 그거였죠. '무조건 언론을 피하고, 어떤 말도 하지 말고. 주위 사람하고도 전화하지 마라'. 예를 들어, 제가 장윤선 기자와 막역하고 친한 관계인데. 실질적으로 '나 무소속 나가려고 하는데 언론에 밝히지 마'. 그러면 장윤선 기자는 안 밝힙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하고 얘기하고 몇 단계 거치다 보면 편집된 내용이 기사로 나가는 거에요. 일요일에 (한국에) 들어가고 나서 보니까 그 2~3일 동안 (정청래 의원이) 무소속으로 마음이 가 있었던 거 같아요.

정청래 의원에게 이번 일을 겪으면서 고맙고, 감사하고. 큰 정치인으로 커가는 과정이라 느낀 게 일요일 오후에 긴급대책회의를 하자고 해서 몇 사람이 모였는데. 그 자리에 오라고 그랬죠. 그리고 제가 플랜 A, B, C를 준비해놓고 얘기를 하는데. A는 재심 신청, B는 무소속 출마였습니다. C는 지금 결과죠. 당에 잔류하고, 그냥 잔류가 아니라 총선 승리를 위해서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

제 주위 기획 담당자, 보좌관, 의원 등 이른바 정봉주 사단이 모였죠. 전국적입니다. 미권스는 대중조직이고, 미권스(정봉주와 미래 권력들)를 움직이는 분들. 지역별로 출마한 분들. 저희 사단에서 공천받고 출마한 사람이 35명쯤 됩니다. 쫙 숨어 있죠.

-다섯 명만 얘기해주세요. (웃음)

"안 됩니다. 가장 노출된 안민석 있잖습니까. 이제 그 친구들과 미리 '정청래 의원이 오기 전에 플랜 B, 무소속 출마를 강력하게 얘기하라'. 저는 이미 플랜 C로 가 있었거든요. (정청래 의원에게) 플랜 C를 얘기하면 반발할 거니, 플랜 B를 세게 얘기하라. 플랜 B를 얘기하는데, 반박할 수 있게끔 논리구조를 어설프게 짜자. 얘기하다 보니까 다른 분들이 실질적으로 사전 교감이 없었던 분들은 '이런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막 얘기를 해. 그러면 우리가 설득되는 척하면서 '무소속이 어려운가?'.

그러면서 정청래 의원의 분위기를 살폈죠. 정확히 계량할 수 없지만, 마음의 3분의 1 정도가 플랜 C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더라고요. 3일 동안 성숙한 겁니다. 겉으로는 '무소속'이라 하는 사람들 얘기에 동조한 듯 보이는데 속마음은 이미 어제 결과로 3분의 1쯤 와 있는 거예요. 제가 또 심리학을 오랫동안 공부한 사람 아닙니까. 마음은 1%가 무너지면 무너진 거에요. 마음은 물질과 다릅니다. 마음은 조금만 열면 대문 열어준 겁니다. 마음은 댐과 똑같아요. 돌 하나 빠지면 거기서 무너지는 겁니다. 살짝 불안감을 주면 게임에서 이기는 거거든요. 그게 1%입니다. 마음은 다 넘어왔다.

다만, 정치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명분이고. 그 사람이 속이 상하지 않게끔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플랜 B 이상의 다른 얘기하지 마라. 지지자들이 대부분 무소속 출마하라고 얘기하는데 그걸 잘난 척하고 설득하려 하지 마라. 그분들의 이야기를 다 들어라. 그럼, 그분들이 원 없이 쏟아부을 수 있도록 들어 줘야 한다. 제가 다른 방송 나가서 '무소속 출마해야 합니다'는 무소속 지지자들에게 동조한 거죠. 거기에 대고 '사실은 당에 잔류해야 합니다'. 말은 맞지만 지기 싫은 얘기를 하면 지지자들이 마음 상하는 거에요. 지지자들이 듣고 싶은 얘기를 해주면서 같이 가는 거죠. '당에 잔류하라'고 그러면 속으로 '그래, 열라 뽕 잘 났어. 우린 싫어' 하면서 (지지자들이) 마음이 떠나는 거거든요. 그래서 '무소속 출마가 맞습니다. 그런데 맞는다는 얘기도 혹시 뭐가 잘못된 건 아닌지 생각해봅시다', 이게 공감이거든요.

제가 어제 지난 2년 만에 '이게 정치다'를 알게 됐거든요. 지난 2년은 김한길, 안철수 합당한 이후를 말합니다. 거기에는 공은 없고, 사만 있습니다. 자기 이해도만 앞세우고, 공적인 것은 전혀 고민하지 않고. 지난 2년의 과정을 보면 독선, 아집, 이기 이런 정치만 판을 치고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이타적인 모습과 공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던 거죠. 이게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도 나타난 게 이해찬 전 총리 아웃시켰잖아요? 왜 당 지도부가 사전에 만나서, 저녁에 술 한잔 하면서 '이러이러하니 불출마해주시면 안 되겠냐?' 끊임없이 설득하는 과정을 왜 한 번도 갖지 않습니까."

-이해찬 전 총리도 어제 생방송으로 보내 드렸지만, 그 말씀을 제일 격하게 하셨어요. '사전에 나한테 미리 얘기했더라면 내가 국회의원 한 번 더 해서 뭐하겠나. 이미 6번 (국회의원) 한 사람이. 세종시가 가진 상징성이 있고. 다 떠나서 당이 정말 결정하려면 누군가를 준비해놓고. 아무개가 있으니 이 사람을 키우는 게 어떻겠냐. 그러니 당신이 도와주시라고 했더라면 본인은 얼마든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는...

"한발 더 나아가 주면 좋죠. 이번에 상징적으로 물갈이하는, 개혁 공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 당의 중심으로서, 원로로서 (이해찬 전 총리가) 이런 결정을 하면서 그 지역은 어떤 사람이 어떻게 공천받았으면 좋겠냐는 안까지도 마련하고. 그러면 우리는 당으로서 예우를 갖춰서 (이해찬 전 총리가) 총선에서 역할 해주실 것을 찾고. 1년 반 뒤에 혹은 내년 재보궐 선거쯤에 이해찬 전 총리가 필요하면 그때도 당을 위해 뛰어 주시고... (이해찬 전 총리가) 국회에 이번엔 못 들어가지만, 후에 20대 국회에 진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 '내가 이렇게 또 당에 이바지할 수 있겠구나', '다만, 지금 섭섭해도 당의 사정이 이러하니' 이게 공감, 소통, 화합의 정치입니다. 이런 걸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잖아요. '내가 칼자루 줬으니 목대. 내가 칼로 자르면 다 날아가'."

-다른 걸 다 떠나서 '나는 남 말 듣는 사람 아니다' 그런 태도...

"그거 어디서 많이 보던 거 아닙니까. 대통령께서 그러시니 우리가 '불통의 정치다', '불통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너무 이기적인 정치를 하고 있다', '이건 공천이 아니라 사천이다', '비박을 치는 걸 보니 공천 배제 수준이 아니라 참사다', '해도 해도 지나치다'. 우리가 야당이고, 진보고, 가장 인간중심주의적 정치를 하겠다는 분들이 똑같이 해요?

정청래 의원은 '지도부를 비판하지 말자'고 했는데, 비판하고, 비판을 받아들이고. 이게 정반합 아닙니까. 변증법 아니에요? 하나의 사안이 있으면 옳다고 그러는 사람이 충신입니까. 잘못했다고 하는 사람이 충신입니까. 잘못했다는 비판을 하고, 그걸 수용해서 또 바꾸고. 더 나은 대안을 찾는 과정이 있어야 하거든요. 근데 '비판하지 마라'. 이게 신의 경지에 올라가 있습니까? 아니잖아요.

정치 8.9단이라 자청하는 저도 하나의 사안을 결정할 때 SNS상에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가 나름 이 시대를 관통하는 뛰어난 전략가라 얘기하면서도 그게 어디서 나오냐면 끊임없이 사람들과 얘기하고, 그걸 들으면서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곱씹고. 왜 저분은 나와 다른 얘기를 했을까를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니에요? 저렇게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뭘까. 분석하다 보면 이런 허점이 있었구나. 이게 대화 아니에요? 이게 화합이고 공감의 정치고. 이게 없으면요. 독선이에요. 독선 체제를 독재라 하는 겁니다."

-이번에도 보니까 정청래 의원 경우 대부분 사람이 '성정 상 저 양반은 무소속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했어요. '무소속 출마를 안 한다면 최소한 그 지역에 다른 사람이 못 가도록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는데. 당인으로서의 자세를 가지고 큰 결정을 하게 된 것은 주변에서 조언해서라고 볼 수 있을까요?

"많은 분이 고맙게도 머리를 맞대고. 정청래 의원도 막상 어려움을 겪고 보니 '내 주위에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구나'. '국민은 많은 지지를 보내는데 정작 가까이서 이런 견해를 나누고, 구체적으로 일할 때 나와 같이 또 다른 정청래가 돼서 홍길동처럼 뛰는 사람이 생각보다 없구나'는 말하지 않았지만, 깨달았을 거로 생각해요. 그렇게 정치인으로 커 가는 거거든요. '평상시 내가 한 그대로 받고 있구나' 조금은 반성했을 것 같아요. 조금 더 그 사람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아파할 때 나의 아픔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아마 (정청래 의원은) 지난 일주일 동안 과정이 국회의원으로서 내공을 쌓았던 것보다 더 고통스럽고, 아프지 않았을까. 그만큼 성숙하는 겁니다.

방송을 듣는 분들도 '가벼운 정치인'이라는 것에 관해 규정해줘야 해요. 그건 국민에게 다가가고, 함께 이야기하기 위해서. 나 편한 사람이니까 마음 놓고 얘기하세요라는 장치인 거죠. 가벼운 정치인은 결정이 자주 바뀌는 사람입니다. 판단을 쉽사리 바꾸는 사람이, 탈당하는 사람이 가벼운 정치인입니다. 여기서 이해찬 전 총리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탈당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그게 가벼운 정치인이에요. 한번 결정한 것을 우직하게, 좌고우면하지 않고 쭉 밀고 나가는 것. 이게 정청래 의원이 보여준 겁니다.

가만 지켜보세요. 정봉주가 언제 판단한 거 바꾼 적 있습니까. 저 출소하고 나서 얼마나 섭섭했습니까. 1년 동안 감옥 갔는데, (당에서) 정봉주 마케팅만 했지. 정봉주 사면복권에 관해서 다 손 놨어요. 당에 가서 인사하는 날 한마디 하고 내려왔습니다. 정봉주는 영원한 민주당 당원입니다. 저는 입당도 못 하잖아요. 피선거권이 없어서... 정청래 의원에게 이렇게 얘기했어요. 정 의원, 나는 가벼운 내 이미지를 털기 위해 감옥에서 1년 하고 하루를 더 살았어. 그러고 나서 전국구도 진중하게 하면서 이제 (사람들은) 정봉주에게 가벼운 정치인이라 하지 않는데. 당신은 진짜 가볍거든? 그걸 뛰어넘는데 일주일도 안 걸렸어. 이제는 정청래에게 누구도 가벼운 정치인이라고 못합니다. '저분은 마음속 깊은 곳은 호수와 바다 같지만, 우리와 대화하기 위해서 경망스러운 척하는구나'. 사람들은 그게 훨씬 정감이 가는 거죠. 정봉주가 그랬듯이..."

-자, 그런데 <이이제이> 가서는 플랜 B였던 무소속 출마를 얘기하셨고, <팟짱>은 플랜C.

"(<이이제이> 방송을) 화요일 밤에 녹음하고, 녹음 끝나고 11시 반쯤 정청래 의원에게 보자고 그랬어요. 소주 한잔했었는데. 계속 그러면서 의사를 살피는 거에요. 어떻게 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그 얘기는 했죠. 어떤 결정을 해도 난 다 존중하겠다. 당신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여러 안이 있지만, 여러 이야기를 듣고 심사숙고해서 결정하라. 무슨 결정 하든 믿고, 손을 잡고 가겠다. 무소속으로 나가도 그만이고. 심지어 정치 은퇴한다고 해도 마찬가지고. 당에 잔류한다고 해도 마찬가지고.

그때는 (정청래 의원의) 의사 확인을 했는데 결정이 안 돼 있어서. 계속 무소속 출마, 본인 마음 한쪽에 가장 크게 남아 있었거든요. 출마하고 싶은 마음... 4년 동안 마음에 가지고 일했는데 출마 못 하는 건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제가 2012년 감옥에 있느라 출마 못 했잖아요. 2016년 출마 못 했잖아요. 이 정도 지나고 총선 정국에 편히 얘기할 수 있다는 건 농담이 아닙니다. 거의 신의 경지에 올라간 겁니다. 이 마음을 달랜다는 것이... 정청래 의원이 그렇게 준비했던 걸 출마 못 하는 건 너무 고통스러우니까. 무소속으로도 출마하라고.

근데, 중요한 건 떨어진다고. 유일한 길은 무소속으로 나가고. 더민주에서 갈 사람 없다고 하면서 후보를 안 내는 낮은 차원의 절충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제가 그랬어요. 어제 오전에 안민석 의원이 전화 와서. '형, 무소속 출마하고 우리는 후보 안 내는 게 묘안이지?' 이러는 거예요. 제가 낮은 차원의 절충이라고 얘기했던... 안민석 의원이 낮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바로 그거야. 그걸 당신 의견처럼 얘기하라고 하니까 (안민석 의원이) 전화를 끊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안민석 의원이) 아무런 액션을 안 취한 것 같아요. (웃음)

사실 그럴 수가 없거든요. 어떻게 공당이, 가장 유력한 지역에 후보를 안 냅니까. 안 낼 수가 없거든요. 허점이 많은 논리죠. 자꾸 허점이 많은 논리를 얘기하는 겁니다. 뚫고 들어오게... (후보를) 안 낼 수 있을까. 내겠지. 그럼, 무소속으로 가는 거지. 서로 다 죽는 거지. 새누리당이 당선되는 거 아니냐? 당연하지. 우리는 새누리당 당선에 이바지한 일등공신이 되는 거지. 그래도 출마를 희망하는 우리 국민의 마음을 녹여 나갔던 거에요."

-출마하지 않고, 원하는 후보를 위해 선거 지원 유세도 하고. 이번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일등공신이 되도록 하는 전략. 왜 이게 정청래 의원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이거는 분명한 논리적 근거가 있죠. 당에서 이 얘기를 듣는 분들은 마음이 상할지도 모르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비대위원을 영입해왔잖아요? 사람들이 당을 잘 모르는데요. 어제 정청래 의원도 그랬잖아요. '당의 주인은 여러분입니다. 당원이고, 지지자고, 국민입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이 국민이듯이 모든 주권은 국민에게서 나오는 거 아니에요? 당의 주인이 당원이라는 사실을 가끔 간과합니다.

당의 주인은 당 대표인 줄 알아요. 당의 주인은 당 지도부인 줄 알아요. 당의 주인은 국회의원인 줄 알아요. 그런데 우리가 당을 운영하는 분들은 외부에서 영입해온 분들이에요. 당에 극한 애정을 보이고, 당을 세우고 노력하지만, 총선이 지나면 떠날 분들입니다. 떠난다는 게 나 몰라라 도망간다는 뜻이 아니라 각자 업이 있고, 삶이 있는 분이기에 고통스럽고 마음 아프게 피 흘리고 당을 안고 온 분들과 조금은 결이 달라요. 우리는 이 당이 쓰러졌을 땐 함께 쓰러져서 피 흘리는 당을 부여안고 같이 울었고, 같이 고통스러워 했고. 민주주의가 짓밟힐 때 그걸 살리기 위해 함께 진흙밭을 굴렀던 사람들이거든요. 그래서 내가 당입니다. 정청래가 당이고, 이 방송을 보는 분이 당입니다. 당의 진짜 실체입니다.

어찌 보면 당이 또 눈물 흘리면서 쓰러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럼 어떡합니까. 이 당을 지켜 왔고, 세워왔던 우리가 다시 일으켜야죠. 제가 이렇게 표현합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당이 아닙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그리고 여러 비대위원은 우리가 만들어 온 이 당 위에 잠시 올라가 있을 뿐입니다. 잠시 꽃가마를 타고 있을 뿐이지. 주체는 우리고, 온전하게 (당을) 끌고 갈 주체도 우리기에 우리가 만들고, 우리의 실체인 당을 떠나는 것은 생명줄을 놓는 거에요. 총선에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이 당이라서 갈 수가 없는 거죠. 내 몸이 마음에 안 드니 영혼이라도 빠져나가겠소. 그럼, 죽는 거죠. 몸과 영혼의 일체 아닙니까. 당이라는 하드웨어가 있으면 거기에 정신과 혼을 불어 넣어주는 소프트웨어, 영혼과 정신은 당원이에요. 그 당원을 지극히 사랑하는 정청래, 정봉주 의원 이런 사람이 당인 거죠. 어떻게 우리가 당을 떠납니까.

이 결론을 내리고, 이 결론을 정청래 의원이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더 큰 정치인으로 큰 거죠. 그런 논리죠. 형이하학적인, 낮은 차원이 아니라 당의 역사, 당이라는 영혼, 당이라는 미래의 희망 가치를 놓을 수 없는 겁니다. 그래서 (당을) 못 떠나는 거죠. 당에서, 당의 이름으로 총선 승리하고 정권 교체하고. 지금 국민이 고통받는 삶을 개선하기 위해 힘을 가져야 하니까 그 힘을 가진 사람을 돕겠다는 겁니다. 딱 정확한 논리가 떨어지죠. 나의 당도 아니에요. 당은 나입니다."

-저는 정치부 기자로서 '야권이 도대체 이번 선거를 어떻게 치를 것인가'에 관한 고민이 있습니다. 당의 전략, 전술을 보면 (과거에 선거를 치르는 방식과) 똑같습니다. 새누리당이 보기에는 전혀 걱정할 것이 없는 선거를 야권이 하는 거죠.

"새누리당이 168석 정도 얻을 것 같아요. 어제 (정청래 의원의) 발표가 나가고 나서 기자들이 연락이 와요.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미안해서 매일 팁을 주려고 하는데 어제는 하나도 안 줬어요. 당에서도 반신반의한 거죠. 무소속이냐, 잔류냐. 근데 무소속 쪽으로 더 크게 보고 있었어요. 잔류를 얘기하니 당직자들이 만세를 불렀다는 후문이 있어요.

수도권에서 정청래 의원이 경합 지역 의석 10개는 구했습니다. 바다 위 표면은 아무런 변동이 없는 것 같지만, 어제를 기점으로 물밑의 거대한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야당이 더 정치다운 정치를 하고 있다는 이미지가 선회하기 시작한 거죠. 다 똑같았거든요. 새누리당도 똑같습니다. 독선, 아집, 이기 이런 것만 있었거든요. (새누리당은) 막장 드라마입니다. 그런데, 정 의원이 보여준 것으로 인해 사람들 마음에 작은 돌이 던져진 거에요. 나비 효과가 일어난 겁니다. 돌의 파장이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무관심으로 가던 고요한 바다에 돌이 던져졌어요. 이게 어떻게 갈지 모르는데, 저는 수도권 경합 지역 10곳은 가져왔다고 보는 거에요.

저는 사실 총선 지나고 팟캐스트 방송도 끝내고, 정치를 안 할 생각이었어요. 은퇴하고, 사업하고. 정치하는 분들 좀 도우려는 생각하고. 혼자 얼마나 외롭겠어요? 집사람하고 밤 12시 지나서 소주 한잔 하면서 아마 정치로 복귀할 기회가 없지 않을까. 당신은 기대하고 있지만, 나는 점점 기대의 불빛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 같다. 그 사라져 가는 불빛을 잡으려고 하면서 고통스러워 하기보다는 정치권을 떠나는 게 맞는 것 같다. 우리 집사람이 독실한 크리스천이거든요. 성경에도 그런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집사람이) '모든 것이 가능성에서 떠났다고 생각하고, 본인도 포기하고 왔을 때 하늘은 다시 기회를 줍니다. 본인이 다 포기했다는 극한 순간, 마지막까지 가야지. 다시 기회가 옵니다' 이런 얘기를 해요. 

제가 왜 장황하게 개인 얘기를 하냐면, 우리나라 정당 정치 나이도 환갑이 넘었습니다. 해방 이후에 정당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으니 60살 좀 넘은 거죠? 저는 정당정치의 빅뱅이 오고 있다고 봐요. 이런 정당 정치로는 끝입니다. 정당이 똑같이 파행과 막장과 국민에게 극한 실망을 주는 것은 이런 정당 정치가 안 된다는 걸 보여주는 시그널 아니냐. 그럼, '정당 정치와 정치권의 빅뱅이 오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다. 쉬고 있으라'는 시그널을 주는 것 같아요. 성경에 보면 온갖 환란과 고통의 시간에 폭풍우가 몰아칠 때 하나님께서 방주를 만들라 하시잖아요. 노아가 방주를 만듭니다. 노아의 방주 속에 지구 생명체가 모두 모이고, 세상이 조용해졌을 때 방주에서 나오잖아요. 저는 이 시기를 정치권 빅뱅이 임박한, 노아의 봉주다. (웃음)

노아의 봉주로 가난하고, 헐벗은 자들, 정치권으로 고통받은 자들이 모이기 시작해요. '같이 도모해보자'. 저는 정치권 빅뱅의 시기가 오고, 이제는 이기적이고, 독선적이고, 아집에 찌들어 있는 정당 정치, 선거 제도가 아니라 새로운 정치로 넘어가고 있는데. 그게 이제까지 우리가 주장해왔던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연정 정치가 될 수도 있고, 빅텐트가 될 수도 있고. 이제 보수 대연합을 만들려고 저렇게 기를 쓰고 노력하는데, 장기집권하기 위해서... 그것과 맞서서 우리는 민주 대연합을 만들 시점이 오고 있다."

-민주 대연합은 1987년 이후 계속 썼던 야권의 전술이기도 하잖아요.

"민주 대연합의 결정판은 빅텐트론이라 하잖아요. 빅텐트를 치고 그 밑에 다 모이자. 저는 그 식상한 표현을 바꿔서 '민주 광장론'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민주란 타이틀에 동의하는 사람을 위한 광장을 만들 터이니 각자의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고 같이 움직여라. 80년대 대학가에 학교마다 민주광장이 있었죠. 지금 50대, 60대가 그 민주광장에서 토론하면서 열정과 젊음을 불사르며 20대를 보냈습니다. 그분들 삶의 희망은 광장으로 모이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이 사회 희망을 위해 민주광장을 만들 거에요. 민주광장은요. 철학과도 모이고, 경영학과도 모이고. 민주광장에서 과의 정체성은 없지 않았습니까.

독재 정권을 타도하고, 종식하고, 국민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에 동의하는 광장을 만들 터이니 정의당은 정의당대로, 더민주는 더민주대로. 민주광장에 늘 함께 있는 거죠. 그 내에서 무진장 싸우자는 겁니다. 그러나 찢어지지 말고, 나가지 말고, 민주광장에 모인 상태에서. 국민이 보기에는 '너희 안에서 늘 싸우지만, 하나의 목적을 위해 늘 단결해 있네'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정치권 빅뱅의 시기가 임박했고. 그것은 도광양회, 달빛 아래서 칼을 가는 정봉주의 몫이다. 이거는 신의 말씀을 따르고 있는 우리 집사람의 계시입니다."

-상징성 있는 여러 인물이 있어요. 이번 총선에 나갈 수 있었는데 출마하지 않은, 불출마로 본인의 정치 노선을 결정한 분들. 정청래, 정봉주 이런 분들이 모여서 민주 광장당이란 슬로건을 들고 새로운 정당 정치의 역사를 써본다. 그것이 새로운 정치의 출발이라고 예고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죠. 70년 그 엄혹한 시절에 이미 꼰대가 된 그분을 다시 데려와서 그 광장의 정신으로 돌아가자. 광장 안에서는 우리끼리 싸우든 말든 (광장은) 떠나지 말자. 광장의 울타리를 높게 치지 말고, 낮게 쳐서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게. 이번 용산 공천 참사. 진영 의원 아웃 됐잖아요. 그분이 합리적 보수라고 믿잖아요. 복지 문제로 부딪혔는데... 조응천 보세요. 전 청와대 비서관이었죠? 문건 파동 때문에 나왔던, 평생 보수로 살았던 분이에요. 보수도 꼴보수로 살았던 분입니다.

느닷없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보수와 진보의 경계는 낮다는 걸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것 아니에요? 보수와 진보를 나눠서 극단적으로 싸우면 누가 제일 좋아해요? 보수 진영에서 제일 좋아하죠. 왜냐하면, 싸워도 보수는 나와서 투표하는데 진보 진영 사람들은 아주 감성적이고, 인간적이라 기분 나빠서 (투표장에) 안 나가요. 그걸 정청래 의원이 기분 안 나쁘게 해준 것 아니에요? '기분 나빠 하지 마라. 떠났으면 돌아와라'. 돌아오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분들의 입당서가 들어오기 시작해요. 많이 들어 온다고 하면 허위 사실이겠지만, 들어오기 시작해요."

-그러면 의원님은 선거운동도 같이 못 하시잖아요. 나설 수가 없잖아요.

"제가 지금 더민주 찍어 달라는 얘기, 총선 이겨야 한다는 얘기도 안 해요. 다만, 정청래 의원이 그렇게 주장했다. 평론적 관점에서 얘기하자면, (수도권 지역) 10석 정도는 움직이는 것 아니냐. 이번에 여론조사를 안심번호로 해보니까요. 안심번호가 표심과 제일 근접해있는데. 기성 언론과 (지지도가) 15% 차이 나는 지역을 안심번호로 돌려 보면요. 정청래 사태 나기 이전입니다. 지난주 수요일, 3월 9일. 이때까지 보면 15포인트 지고 있는데 안심번호 돌리면 지지율이 붙어 있어요. 많은 지역이 경합 지역으로 나옵니다. 경합 우세가 경기도 쪽이고, 경합 열세가 서울 쪽이에요."

-수도권이 표심을 가를 것 같습니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 제일 중요한 지역이 될 것 같아요. 이 구도 속에서 인물론이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어떻게 야권 지지자들의 열기, 정치 참여 욕구를 폭발적으로 만들 것이냐가 더 중요할 것 같은데 (정봉주 전 의원이) '거기에 정청래 의원이 큰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평가를 해주셨습니다.

"플라톤이 그랬잖아요. '정치에 무관심한 자는 수준 낮은, 미천하고 천박한 자들의 지배를 받는다'. 저는 이렇게 봐요.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누군가가 (그것을) 의도하고 있다. 그 누군가는 여러분의 삶을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 누군가는 여러분의 삶을 책임져준다고 하면서 0.1%의 삶을 위해서만 살고 있다.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얘기하면, 정치는 우리가 내는 세금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국가를) 운영하는지를 관찰하는 겁니다.

정치의 무관심은 술 마시고 나오면서 카드를 던져주고, 사장에게 '전 관심 없으니 알아서 마음대로 (카드) 긁으세요'라고 하는 거랑 같습니다. 왜? 내가 낸 세금을 제대로 쓰는지 들여다봐야 할 것 아니에요? 어제저녁에 제가 긁은 카드값이 14만3천 원이에요. 근데, 사장한테 가서 '소주 한 병 취소했잖아요. 14만3천 원 아니네. 14만 원이네' 이렇게 따지는 사람한테는 절대 카드 바가지 못 씌우죠. '사장님, 마음대로 (카드) 긁으세요. 오늘 22만 원 나왔네요. 감사합니다'. 그런 것과 똑같은 거에요. 속상해서 (당을) 떠나고 싶은 사람의 카드는 누군가 마음껏 카드를 쓰려 한다는 겁니다. 마음껏 여러분에게 바가지 씌우고 싶다는 겁니다. 이게 정치입니다. 정치에 관한 관심은 내가 낸 세금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감시하는 겁니다. 왜 복잡하게 생각해요? 털끝 하나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치밀한 우리의 관심이 세상을 바꾸는 거죠.

-이번 총선에서 어떤 비전을 갖고, 어떻게 갈 것인지 가늠할 수 있는 말씀 같네요.

"당이 이미 정청래 의원을 만신창이로 해놨지만, 본인이 피 흘리는 몸으로 일어선 거거든요. 당은 다시 죽이는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정청래 의원에게 당직을 주면 안 됩니다. '이번 총선에 이런 역할 해주십시오'하면서 총선 기획, 선거 총괄 위원장이라든지 (당직을) 주면 안 됩니다. 그건 (당이) 정청래 의원을 내치고, (정청래 의원이) '내 당이니 안 나간다'고 했는데 다시 한 번 정청래 의원에게 굴욕을 선사하는 거에요. 지금 혹시 이 방송을 듣는 당 지도부가 계시면 절대로 (정청래 의원에게) 당직을 제안하지 마십시오. 모욕적입니다."

-오늘 정청래 의원이 김종인 대표를 만난다는...

"그건 모르겠는데요. 정상적인 당이라면 어제저녁에 정청래 의원에게 전화해서 감사 말씀을 전했을 거고. 더 정상적인 정당이면 당 지도부나 대표가 정청래를 찾아갔어야죠. 모르겠어요. 어떻게 진행됐는지는... 첫 번째가 (당이 정청래 의원에게) 당직을 권하면 안 됩니다. '당을 위해서 싸워 주십시오'도 불필요한 이야기에요. 이미 정청래가 (그렇게 하겠다고) 선언했거든요. 마당 쓰는데 조그마한 장난감 빗자루로 쓰는 거랑 같아요. 필요 없는 거거든요.

그리고, 마포을에 관한 공천은 정청래 의원에게 물으면 안 됩니다. 정청래 의원 개인은 자연인 아닙니까. 마포 당원에게 물어봐야죠. 마포 당원에게 '어떤 분이 (마포을로) 오는 게 당선 가능성이 있고, 여러분의 마음을 그나마 덜 아프게 하겠느냐?' 물어봐야죠. 당원들 집마다 찾아갑니까? 마포 당원의 대표가 누굽니까? 정청래 의원입니다. 마포을에 정청래 의원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는 사람을 공천하는 게 아니고, 당원의 동의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을 하되 (마포) 당원을 대표하는 분이 정청래 의원이기 때문에. 정청래 의원의 견해를 (통해) '이런 분이 와야지 이길 수 있고, 당원의 마음을 달래고, 동의를 구할 수 있다'까지 당이 (준비) 해줘야죠.

어머니를 보내는 심정이에요. 지역구에 출마 못 한다는 것은. 그 정도로 깊습니다. 잘 감이 안 오시죠? 국회의원을 안 해봐서 그렇습니다. 저는 지역구와 전국구를 다 해봤잖아요. 전국구는 방송하고 있고. (웃음) 지역구 불출마는 아들 군대 보내는 심정의 10배 고통입니다. 그래서, 이 지역을 정청래 의원이 아닌 당원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마포을 당원들에게) 일일이 물어볼 수는 없으니 '어떻게 하면 당원의 마음을 달랠 수 있을까'를 정청래 의원에게 자문해야죠.

-유권자들이 보기엔 헛헛하고, 답답한 심정입니다. 2012년 총선, 대선 이후에 야권 지지자들이 많이 기다렸던 선거인데 여지없이 과거와 똑같은, 비슷한 순서를 겪으니 무당파로 돌아서는 분이 많아지고 있어요.

"총선 와중에 정청래 의원이 (돌아서는 유권자를) 잡는 역할을 해줘야겠죠. 정청래 의원 성명서를 보면서 느낀 게 없으세요?"

-저는 한 가지가 와 닿더라고요. 사실은, '정청래 의원이 무언가 큰 결심을 했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플 텐데... '(정청래 의원이) 백의종군을 한다'고 기자들이 해석했는데, '그러기엔 이르지 않은가'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적재적소에 사람을 써야 하는데 거기에 너무 쉽게 흘러가는 건 아닌가 싶었어요.

"이번 총선, 야권이 승리하면 정청래의 승리입니다. 제가 보기엔 앞으로 (정청래 의원) 혈혈단신 혼자 다닐 거로 판단되고요. 그래야 힘이 더 납니다. 당은 당대로 움직이고, 정청래 의원을 필요로 하는 지역, 경합 지역, 정말 새로운 정치할 수 있는 분들 지역에 가야겠죠. 예를 들어 조응천, 박주민이 공천받으면 그 지역을 가는 겁니다. 꼭 (국회의원이) 돼야 할 분들. 그건 정청래 의원이 판단하시겠죠.

어제 성명서의 특징적 현상이 정청래 의원 고유의 표현이 없어요. 정청래 의원은 무언가 잘 기획해서 자극적이고, 탁 들어올 것 같지만, 본인 생각에 그치는... (웃음) 그런 표현이 없는 걸 보고 정청래 의원이 하루 사이에 또 성장했구나. 이런 표현 자주 쓰거든요. '바다는 비에 젖지 않습니다' 이런 멋진 표현들. 그게 어제는 하나도 없었어요. 건조한데, 진정성이 깊게 베여 나오잖아요. 그전에는 '달빛에 홀로 고요히 걸어가는 시인의 심정으로' 이런 표현을 잘 써요. (웃음) 그런 표현이 없는 걸 보고 고통의 깊이가 저 사람을 저만큼 성숙시켰구나. 진정 마음에 있는 얘기를 토해냈구나."

<끝>


#정청래#장윤선#정봉주#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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