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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적으로 이번에 무소속 출마한 분들이 당선될 경우 복당을 허용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논란이 있지만 무소속 출마한 분들이 당에 돌아오는 건 어렵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말이다. 그는 27일 오전 MBC <이슈를 말한다>에 출연, '당헌·당규'를 거론하며 이 같이 말했다.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에게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힌 뒤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시간 끌기' 작전으로 탈당을 선택해야 했던 유승민 의원의 복당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그는 "우리 당 당헌당규는 공천에서 탈락해서 무소속 출마할 경우에 복당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게 돼 있다"라면서 "굉장히 특별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어렵다"라고 말했다. 비박(비박근혜) 유승민·이재오 의원뿐 아니라 친박 윤상현 의원도 복당할 수 없느냐는 질문에도 "다 어렵다"라고 단언했다. "총선 후 (새누리당 의석수가) 과반수가 안 되더라도 복당을 불허할 것인가"란 질문에도 "안 된다, 인정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른 바 '비박연대' 가능성도 낮게 평가했다. 그는 "과거 친박연대는 박근혜 대통령이란 강력한 정치적 인물과 구심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비박연대를 할 만큼 중심적 인물이 현존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이재오·유승민 의원이 당시 박 대통령과 같은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란 반문에도 "이미 박 대통령은 당시 대통령 후보를 지냈고 그만한 위치에 있었던 분"이라며 "지금 비박연대를 할 만큼 중심적인 인물이 현존하지 않는 건 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즉, 박 대통령과 이재오·유승민 의원을 견줄 수 없단 주장이었다.

친박 우위 최고위 '복당 불허' 가능성 높아

원 원내대표의 말처럼 유 의원 등 탈당자들의 복당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제명·탈당자의 재입당 문제를 규정한 당규 5조에 따르면, 탈당 후 다른 정당 후보 또는 무소속 후보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경우 등 해당행위의 정도가 심한 자가 입당 신청을 하면 최고위원회의의 승인을 얻도록 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2008년 총선 당시 '공천학살'로 탈당했다 생환한 친박연대 혹은 무소속 의원들을 복당시킨 '역사'가 있긴 하다. 새누리당은 지난 2013년 10월 재보선 당시엔 "부정부패로 최종 형 확정시 공천을 불허한다"는 당규를 무시하고 서청원 최고위원을 공천한 전력도 있다.

그럼에도 유 의원 등의 복당이 어려운 까닭은 '최고위의 승인'이란 전제조건 때문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진영 의원을 제외한 탈당자들은 총 10명이다. 이중 김태환·윤상현 의원을 제외한 8명은 모두 비박으로 분류된다. 결국 친박 우위의 최고위 구도를 감안할 때 비박 측 탈당자들의 복당이 허용될 가능성이 낮은 셈이다.

무엇보다 '유승민발(發) 공천갈등'은 총선 후에도 이어질 사안이다. 우여곡절 끝에 봉합됐지만 소위 '옥새투쟁'을 강행, 이재오·유승민 의원의 지역구를 무공천 지역으로 만든 김무성 대표에 대한 친박 측의 '앙금'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유 의원을 비롯한 탈당자들을 쉽게 복당시킬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 원내대표도 이날 김 대표의 '옥새투쟁'과 관련, "당헌당규상에는 그럴 권한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선거가 코앞에 닥쳐서 그런 논란보다도 당면 문제가 워낙 총선이 불과 한 달도 안 남은 상황이니 일단 당 지도부가 봉합하고 가자고 했다"라며 총선 후 이와 관련된 갈등이 재현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 대표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모양새다. 그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 등의 복당을 불허하겠다"는 원 원내대표의 발언과 관련, "아직 그런 것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의 '복당 불가론'에 정면 반박한 것은 아니지만 공식적인 의견이 되는 것은 차단한 셈이다.

정의화 "새로운 정치판을 만들어보고 싶다"... 비박 신당 가능성도?

이 같은 친박·비박 힘 겨루기는 총선 이후에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박 탈당자를 중심으로 한 신당 출현 가능성도 조심스레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의화 국회의장은 최근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당민주주의를 이런 식으로 깔아뭉개는 정당에 들어가서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나 하는 무력감을 느낀다"라면서 "새로운 정치판을 만들어보고 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 괜찮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정치결사체를 만들어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