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공자상
공자상 ⓒ 이상옥

십억 넘는 대륙에라야
그것도 천년의 염원이 하늘에 닿아야
- 이상옥의 디카시 <지성선사(至聖先師) 공자>

가까이에 정주문묘(鄭州文廟)가 있는 줄 최근에야 알았다. 방학을 맞아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찾아보기로 했다. 어제(10일) 아침, 정주경공업대학교 앞에서 택시를 타니, 약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자연석에 '鄭州文廟'라고 쓴 것을 보고서 제대로 도착한 줄 알았다.

 정주문묘라는 표지석
정주문묘라는 표지석 ⓒ 이상옥

 공자사당 정주문묘 입구에 있는 영성문. 공자상이 모셔진 대성전으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이 문을 통과해야 한다.
공자사당 정주문묘 입구에 있는 영성문. 공자상이 모셔진 대성전으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이 문을 통과해야 한다. ⓒ 이상옥

 대성전으로 들어가기 위한 2차 관문이다.
대성전으로 들어가기 위한 2차 관문이다. ⓒ 이상옥

정주문묘는 후한 때 지어졌으니 그 역사가 1900년이 넘는다. 산동(山東) 공자 고향 곡부(曲阜)를 제외한 공자 사당 중 큰 규모에 속한다. 몇 차례 화재를 만나기도 해서, 지금 정주문묘는 2005년에 보수공사를 했다고 한다.

문묘의 공자상을 모신 대성전은 재건된 문묘의 유일한 고건물이라고 하니, 여기서 1900여년의 풍상을 엿볼 수 있는 듯했다. 대성전 안에 모셔진 공자상은 매우 위풍당당한 모습이었다.

공자는 주지하다시피 3000여 제자들을 배출 시킨 위대한 교육자였다. 중국 황실에서 존경의 뜻으로 '성인의 경지에 이른 위대한 선생'이라는 '지성선사'(至聖先師)이라 불렀고, '영원히 빛날 스승의 표본' 이라는 만세사표(萬世師表)라는 시호를 내렸다.

공자 문하 공문십철만 해도 하나 같이 기라성

공자(孔子)의 제자 가운데 덕행(德行)의 안연(顔淵), 민자건(閔子騫), 염백우(冉伯牛), 중궁(仲弓), 언어의 재아(宰我), 자공(子貢), 정사(政事)의 염유(冉有), 계로(季路), 문학의 자유(子游), 자하(子夏) 등 공문십철만 하더라도 하나같이 기라성이 아니던가.

대성전 안의 공자상에는 지성선사공자신위(至聖先師孔子神位)라는 위패가 있고, 공자상 위에는 만세사표(萬世師表)라는 현판이 있었다.

 대성전
대성전 ⓒ 이상옥

공자상 오른쪽에는 복성안자신위라는 안자상, 미성자사신위라는 자사상이 있고, 왼쪽에는 아성맹자신위라는 맹자상, 종성증자신위라는 증자상이 각각 모셔져 있었다. 물론 공자상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은 편이다.

 복성안자신위라는 안자상, 미성자사신위라는 자사상
복성안자신위라는 안자상, 미성자사신위라는 자사상 ⓒ 이상옥

 아성맹자신위라는 맹자상, 종성증자신위라는 증자상
아성맹자신위라는 맹자상, 종성증자신위라는 증자상 ⓒ 이상옥

문묘는 공자를 정점으로 안자, 자사, 맹자, 증자 등 오성을 함께 모시면서 오늘 중국대륙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성인들을 공경하고, 그 정신을 오늘에까지 이어가고 있다. 무더운 날씨임에도 사람들이 와서 참배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국에도 공자의 영향권에 있기에 문묘를 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지만, 중국의 문묘를 보면서 새삼 공자가 인류의 위대한 스승임을 다시 일깨울 수 있었다.

중국대륙이 워낙 넓고 인구 또한 많다고 해서 인류의 스승이 될 만한 성인들이 꼭 많이 배출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인문학적 토양이 풍부하다는 증좌가 아니겠는가.

덧붙이는 글 | 올 3월 1일부터 중국 정주에 거주하며 디카시로 중국 대륙의 풍물들을 포착하고, 그 느낌을 사진 이미지와 함께 산문으로 풀어낸다.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스마트폰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감흥)을 순간 포착(영상+문자)하여, SNS 등으로 실시간 소통하며 공감을 나누는 것을 지향한다



#디카시#정부문묘#공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