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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희생자 304명 이름을 쓰다
세월호 희생자 304명 이름을 쓰다 ⓒ 이원영

 팽목항에 있는 추모의 메세지들
팽목항에 있는 추모의 메세지들 ⓒ 이원영

그동안 동해안과 남해안의 사찰을 걸으며 탈핵이야기를 해왔던 필자가 이번 여름에는 서해안 일대 순례를 해보고 싶었다. 출발지는 단연 팽목항이다. 이 시대 온 국민에게 너무나 큰 상처와 더불어 우리에게 성찰이라는 화두를 던진 세월호 침몰 현장에 간 것은 열흘 전 7월 14일이었다.

여객선에 승선해서 세월호 인양선을 멀리서나마 바라보니 인양선마저 슬픔과 분노의 눈물과 땀을 흘리는 듯하다. 해원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인양하겠다는 인양선의 결기는 아마도 대다수 국민 마음일 것이다. 검푸른 바다 속, 희생자들을 생각하며 제문을 작성하고 희생자들의 이름을 한 분 한 분 새겼다. 막상 영전을 모신 곳에서 절을 올리고 제문을 낭독하려니 감정이 복받쳐 오른다.(제문은 본고 말미에)

그리고 길을 떠났다.

고작 30% 전기로 민족을 인질 삼다니

 20여일에 걸쳐 걷고 있는 서해안 탈핵생명 국토순례
20여일에 걸쳐 걷고 있는 서해안 탈핵생명 국토순례 ⓒ 이원영

 세월호를 인양하고 있는 모습을 찍다
세월호를 인양하고 있는 모습을 찍다 ⓒ 이원영

"만에 하나 핵발전소가 테러 당하면 어떻게 되나요? 북한의 핵이 문제가 아니라 걔들이 이쪽 25개 핵발전소 어디에고 보통의 미사일 하나만 날려도 끔찍한 사태입니다!"

 쌍계사 법오스님(오른쪽)과 함께
쌍계사 법오스님(오른쪽)과 함께 ⓒ 이원영

팽목항에서 걸어서 하루거리에 있는 유서 깊은 천년고찰 진도 쌍계사 주지인 법오 스님이 차를 주시면서 한 말이다. 스님마저 세상의 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세태다. 아니 중생의 안전을 위해 보살의 길을 가는 승려로써 당연한 지적이다.

어쩌면 한반도 전체가 모든 것이 비정상이고 부실하기만 했던 세월호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핵발전소와 사드 배치와 북핵문제 등으로 한반도는 거대한 핵 지뢰밭이 된 지 오래다.

상상을 해 보았다. 안보를 중시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혹시, "핵발전소가 안보에 위험하니 가동을 중단하고 대안 에너지 정책을 강구하시오!"라고 통치자로서 모든 핵발전소 가동 중단을 명령한다면 어떠할까? 재미있는 가정이다. 그 생각한 결과를 다음날 만난 오래된 고찰인 해남 서동사 주지이신 정랑 노스님께 말씀드렸다.

 서동사 정랑 노스님(가운데)과 함께
서동사 정랑 노스님(가운데)과 함께 ⓒ 이원영

"만약 대통령이 국가위기상황에 처하여 당장 모든 핵발전소 가동을 중단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지금 핵발전소들이 공급하는 전기가 27~30% 수준인데, 일본의 경우 원래 52개 핵발전소가 29%의 전기를 공급했는데, 3년간 올 스톱되다시피 했는데도 문제가 없었지요. 그것은 대형공장이나 공공시설마다 비상용발전설비가 있어서 자체 공급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웬만한 곳은 그런 설비가 있지요. 원료인 가스 값도 쌉니다. 당장 가동중단 해도 실제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는 추가로 설명했다.

"며칠 전 5.0인 울산지진이 월성이나 고리부근에서 났다면 큰일입니다. 사드는 미중소의 수뇌부 등 사람들이 뜻을 모으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젠데, 지진은 사람 의지 밖의 일이니 핵발전소가 훨씬 위험합니다. 터지면 토양과 식량이 오염되므로 국민 모두 이 나라를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떠나도 사찰은 못 떠납니다."

은근히 위험을 강조했다.

태양광 학습곡선 22%의 의미

 필자를 환영해준 목포대 민교협교수님들과
필자를 환영해준 목포대 민교협교수님들과 ⓒ 이원영

목포대에 도착하니 '탈핵생명 국토순례단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다리의 무게가 가벼워졌다. 교수님들과 여러 얘기를 나누었다.

"중요한 것은, 핵발전소 문제는 국민들이 결정해야 하는데 행정부 산하의 원안위에서 독점적으로 결정하게 한 데에 근본문제가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처럼 신규원전은 국민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이탈리아나 오스트리아는 국민투표 했습니다. 적어도 국회동의는 얻어야 하고 의원은 이름을 걸고 책임지는 구조가 되어야 합니다. 그게 헌법정신에 합치합니다."

그러자 모두들 대안에 대해서 궁금해 했다.

"독일이 탈핵을 결정한 것은 윤리적인 이유만이 아닙니다. 핵발전소보다 태양광이 경제에 훨씬 이롭기 때문입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태양광 혁명이 일어나고 있지요. 수십 년 간 통계를 내보니 설비총량이 2배 늘 때마다 태양광패널 값이 22% 씩 하락해온 덕분입니다. 이걸 '태양광 학습곡선'이라고 하는데 이 때문에 미국은 최근 5년간 태양광 설치가 16배나 증가했고, 세계 전체로는 6배나 증가했습니다. 독일은 전기의 1/3 이상을 태양광이 공급하고 있죠."

질문이 들어왔다.

"우리는 과거에 태양광 설치했던 사람들이 유지관리가 안되어서 후회한 경우가 많다는데 왜 그런 겁니까?"

"독일에서 인구 5만의 하멜른시청을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관계자가 시청홈페이지에서 시가지 일부 화면을 보여주는데, 모든 지붕이 빨간색 아니면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는 겁니다. 시에서 모든 지붕 방향과 경사 등을 직접 시뮬레이션 해서 태양광 패널을 달면 돈이 되는 지붕은 빨간색, 그렇지 못한 지붕은 노란 색으로 표시한 것이죠. 이걸 본 시민이 문의 전화를 하면 시에서 금융지원책을 포함하여 상담해줍니다. '귀댁 지붕은 사업성이 있으니 결정을 하시면 시에서 책임지고 설치하고 관리해주겠다.' 시민은 안심하고 사인합니다. 이걸 소위 연성비용이라고 하는데 행정력의 차이이기도 하지요. 우리가 노력할 부분입니다."

무더웠다. 봄철 남도사찰순례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4월초중순 열하루동안 선암사 송광사 운주사 보림사 무위사 백련사 대흥사 미황사 등 아름다운 사찰들을 순례할 때는 만발한 봄꽃들을 만끽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여름철의 순례 홍보는 고행이다. 올해는 폭염마저 힘들게 한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일출과 동시에 걷기로 작정했다.

함평을 지나면서 귀중한 말씀을 보았다. 향교마을의 표지석에서였다.

 함평 향교를 지나면서 본 “사람이 마음을 같이 하면 그 예리함이 쇠를 끊고, 마을을 같이 하는 말은 그 냄새가 난초와 같네” - 금과옥조같은 주역의 경구다.
함평 향교를 지나면서 본 “사람이 마음을 같이 하면 그 예리함이 쇠를 끊고, 마을을 같이 하는 말은 그 냄새가 난초와 같네” - 금과옥조같은 주역의 경구다. ⓒ 이원영

함평 향교를 지나면서 금과옥조같은 주역의 경구를 보았다.

"사람이 마음을 같이 하면 그 예리함이 쇠를 끊고, 마음을 같이 하는 말은 그 냄새가 난초와 같네."

탈핵도 여러 사람이 뜻을 모으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마침 반년 넘게 추진해왔던 '핵발전소 위험과 대책'이라는 책자가 인쇄가 완료되어 출간되었다는 소식이 왔다. 필자가 기획하여 핵발전소 안전대책포럼이라는 이름으로 10여명의 전문가들이 함께 집필하여 간행한 것이다.

 핵발전소 위험과 대책 책자의 모습
핵발전소 위험과 대책 책자의 모습 ⓒ 이원영

그 중 법응스님(불교사회정책연구소)의 추천사 중 일부를 소개한다.

'핵발전소 위험과 대책' 목차
0. 추천사(법응스님) 및 서문(윤순진)
1. 세계 및 후쿠시마 핵사고와 일본정부의 대응사례로부터의 교훈
1-1. 세계 핵발전소 사고의 유형과 교훈 (김해창)
1-2.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에 대한 일본의 대응 사례의 교훈 (최종민, 윤순진)
2. 대책 없는 핵폐기물
2-1. 핵연료 재처리·재활용의 허구성과 한미원자력협정의 문제점 (김기범)
2-2. 고준위-중저준위 폐기물 및 처분장 (유희곤)
3. 한국의 핵무장론과 핵발전소의 안전에 대한 비판 (정욱식)
4. 한반도의 지진 위험과 핵발전소 (오창환, 이우동)
5.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과 핵사고 위험성 (김연민)
6. 핵발전소 사고시 피해 시뮬레이션 (김해창)
7. 국가위기관리시스템과 핵발전소 사고시의 과제 (이재은)
8. 원전의 안전감시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정윤)
9. 핵발전소해체 어떻게 할 것인가?
9-1. 핵발전소해체 어떻게 할 것인가? (김해창)
9-2. 본격적인 원전 해체의 길 (이원영)
10. 핵발전소 위험과 국민주권 (이원영)
11. '핵발전소 위험과 국민주권' 토론회 기사 모음
"핵과 관련해서는 제 아무리 작은 사고라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 한 번의 사고가 자칫 국가의 존립자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대규모 핵발전시스템이 대륙의 동쪽과 남쪽 해안을 따라 포진해 있어서 한반도에 매우 위협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한편,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입장을 강화하고 중국의 에너지정책에도 압력이 될 수 있는 방안은 오직 정부의 탈핵선언과 에너지전환 정책 뿐이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단지 생존하기만을 원하는 게 아니다. 각자 유일한 존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존재로서의 가치와 존엄을 지키며 살 수 있게 되기 위해서는 이제껏 발전과 성장이라는 명분 아래 우위를 점하여온 사회의 가치관부터 바뀌어야 한다. 소모적이고 무의미한 경쟁, 배제와 차별, 불평등을 양산해 내는 구조에서 공존의 지혜와 협력, 생명의 가치가 사회의 중심이 되는 구조로 되어야 한다."

영광핵발전소에 도착했다. 지금 영광 뿐 아니라 모든 핵발전소는 정부에 의해 고준위 핵폐기장의 영구적 고착화가 획책되고 있다. 도중에 만난 탈핵신문 편집국장 윤종호는 크게 분노하고 있다. 고준위 핵폐기물은 높은 잔열과 맹독성 방사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잠시만 노출돼도 사람은 즉사한다. 이에 최소 300년 길게는 수십만 년 동안 안전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영광핵발전소 -모두 6기가 있는데 카메라에는 5개가 포착되었다
영광핵발전소 -모두 6기가 있는데 카메라에는 5개가 포착되었다 ⓒ 이원영

현재 국내 고준위 핵쓰레기는 핵발전소 격납건물 내 저장수조에 '임시'로 보관 중인데, 2019년 월성핵발전소를 시작으로 2024년 영광핵발전소, 고리핵발전소, 2037년 울진핵발전소 순으로 저장 수조가 꽉 차 버릴(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경주월성과 마찬가지로 영광지역은 이 문제로 들끓고 있다. 지난 5월과 6월에 걸쳐 정부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 '날치기'추진 절차를 지켜보던 영광지역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영광주민들의 주요 요구사항을 소개한다. "▲고준위핵폐기물 저장시설 부지 타당성조사 즉시 중지 ▲단기저장시설 신축 및 구조물 설치반대, 즉각 철회 ▲한빛원전 수명연장 없다! ▲정부·한수원은 지역주민 갈등조장 즉각 중단 ▲고준위 핵폐기물의 모든 사항은 군민의 합의하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군민과 함께 하라!"

원래 핵폐기물은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이론적 해법이 없다. 인류의 어리석은 선택이 우리를 자폭의 길로 몰고 있는 것이다. 마치 '화장실 없는 아파트'에 '고준위 핵폐기물'을 계속 쌓아가는 '위험의 영구화'를 획책하는 구조다.

화장실을 만들 가망이 없으면, 즉 근본적인 핵폐기물 대책이 없으면, 기형적 아파트를 포기하고 '화장실이 있는 주택'으로 이사를 가야, 즉 '에너지전환'을 해야 마땅하다. 이는 에너지문제가 아니라 생존과 생명과 인륜의 문제다.

크게 각성하고 방향을 바꿔야 한다. 정치권은 무지몽매한 것이 아니면 알고도 묵인하는 것이다. 자식세대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반인륜이다. 그들은 '부관참시' 될 것이다. 동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불갑사를 지나면서 중현스님과 윤지관 교수(덕성여대)와 함께 했다. 중현스님은 일찍이 4대강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온 스님이다. 이번에 새롭게 출범한 불교환경연대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윤지관 교수는 필자의 지인으로서 한국대학학회를 창설하고 회장을 맡아 사학문제를 바로 잡는 등 대학교육의 전반적인 개혁에 기여하고 있다. 이 분들과 무장읍성에서 동학농민의 봉기의 뜻을 기리며 출발하여 동학 손화중 장군이 민중의 염원을 실현하는 미륵신앙의 비결을 꺼냈다는 도솔암 마애불까지 동학군의 진격로를 따라 걸었다.

 도솔암 마애불
도솔암 마애불 ⓒ 이원영

윤 교수가 "그렇다면 핵마피아의 정체는 무엇인가요?"라고 묻길래 설명했다.

"독일의 헤르만 셰어라는 분이 그들의 핵마피아의 구조적 본질에 대해 정곡을 찌른 표현을 했습니다. '만약 태양광이 중앙집중식 공급체제의 주 에너지원이고, 핵발전소가 지역자립적 에너지원으로 기여하는 식이라면, 그들은 기꺼이 핵에너지를 버리고 태양광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했지요. 바로 그겁니다. 에너지경제를 통제하는 권력을 추구하는 것이죠. 밀양송전탑 갈등의 본질도 거기에 있습니다."

이후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위령제문
탈핵과 생명의 존귀함을 널리 알리고자 나선 국토순례의 길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조촐한 위령제를 이곳 팽목항에서 올리면서 삼가 위령제문을 낭독합니다.

2년 전 4월 15일 저녁, 이 땅의 아름다운 섬 제주도를 여행하고자 476명의 단원고등학교 학생들과 일반인 승객 그리고 선원들은 인천항에서 청해진 해운 소속 세월호 여객선에 승선하였습니다.

인천항을 출항한 세월호는 서해의 밤공기를 뒤로 하고 4월 16일 오전 8시 50분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부근 푸른 바다 남해를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날의 아침, 우리의 학생들은 여행의 추억을 저마다의 가슴에 아로새기며 마냥 즐겁기만 했습니다.
일반승선객들 또한 남해를 바라보며 하루를 설계하고 있었습니다.

아! 그런데 이 무슨 날벼락 입니까?

눈앞이 캄캄해 옵니다.
가슴이 답답해 옵니다.
온몸이 찢기고 아픕니다.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절망과 두려움이 엄습해 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며, 왜 이럽니까?

다리가 부러져라 발버둥을 쳐도, 주먹이 부서져라 벽을 쳐도 움직일 수가 없으며, 가슴을 쥐어뜯어도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그리운 이를 부르려 해도 말이 나오지를 않습니다.
그리운 이를 그려보아도 의식이 몽롱해지기만 합니다.

아! 295명의 사망자와 아마도 명을 달리했을 9명의 실종자들이 세월호의 선실에서 그렇게 이생의 인연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왜? 무엇이? 누가? 그들을 저 차가운 남해 바다 속에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잠들게 했습니까?

기업과 선주는 돈에 눈멀고, 안전을 외면했습니다.
정부는 관리와 감독을 외면했습니다.
그들은 죄인이며, 무고한 이들을 숨지게 한 원흉입니다.

사회의 기능은 감시와 고발을 외면했습니다.
우리 또한 그분들의 이생을 마감토록 한 공동의 죄인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무슨 말과 행동으로 그들과 그 유가족을 위무할 수 있겠습니까?
무슨 낯이 있어 하늘을 바라보고 숨을 쉴 수가 있습니까?

오늘 이 자리에 선 저희들은 295명의 사망자와 아마도 명을 달리 했을 9명 실종자의 영령에게 삼가 고합니다.

이제 그만 고통을 내려놓으소서!
이제 그만 그리움을 내려놓으소서!
그리하여 고통이 없는 영원한 평안의 세계로 나아가소서!

우리는 여러분들의 죽음이 이 땅의 안전과 생명의 존귀함을 일깨우는 거룩한 희생으로 승화되도록 일로 정진 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가족을 위무하고 한을 풀도록 따뜻한 이웃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못 이룬 꿈을 이 사회가 대신 하도록 정진하고 정진 할 것입니다.

남해바다에서 생을 달리한 세월호의 영령들이시여!

고이 잠드소서! 살아있는 우리들이 사회의 부조리, 무질서, 여러분과 가족의 억울함, 왜곡되어가며 외면당하기만 하는 역사와 사회의 현실을 올바른 방향으로 바로 잡아나가겠습니다.

그리하여 희생자 여러분은 영원한 평안의 세계로 나가게 하며, 가족들의 가슴에 응어리진 한은 모두 함께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이 자리를 빌어서 정부당국은 세월호 사태의 전말에 대하여 명징한 조사와 관계자의 엄벌 그리고 세월호의 지체 없는 인양을 거듭 촉구하는 바입니다.

다시 한 번 희생자와 실종자의 영령에 온 힘을 다해 정성으로 삼가 고합니다.

이제 그만 고통을 내려놓으소서!
이제 그만 그리움을 내려놓으소서!
그리하여 고통이 없는 영원한 평안의 세계로 나아가소서!

삼가 분향하고 제문을 올립니다.

단기4349년 7월 14일

탈핵생명 국토순례

이원영

덧붙이는 글 | 이원영 기자는 수원대 교수이자 국토미래연구소장으로서 최근 10년 가까이 운하 및 4대강사업 반대와 탈핵운동을 해오고 있다. 최근 3년간에는 학교에서 파면후 다시 해임되는 과정에서 사학비리와도 싸우고 있다.



#탈핵 #핵발전소 위험#국토순례#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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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소비자주권행동 공동대표(2021~2022)를 거쳐 현재 언론개혁시민행진단장을 맡고 있다. 올해(2023년)2월 수원대 교수(도시계획)에서 정년퇴직하였고 현재 국토미래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공연소식, 문화계 동향, 서평, 영화 이야기 등 문화 위주 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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