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송정임은 독특한 사람이다. 12년간의 영국 체류기간 동안 소설가와 시인을 포함한 예술가들의 집을 꾸준히 그려온 송씨. 그가 시간을 들여 지속적으로 해온 그림 작업은 지난해 겨울 출간된 <블루 플라크, 스물세 번의 노크>(뿌리와이파리)를 통해 독자들과 만난 바 있다.
'블루 플라크(BLUE PLAQUE)'란 이름 그대로 '푸른 명판'이다. 영국은 유명 예술가와 사상가 등이 살았던 집에 푸른 명판을 붙여 그들의 삶을 기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송씨와 남편이 공동으로 쓴 책은 바로 이 '블루 플라크'가 붙은 집(버지니아 울프, 브램 스토커, 빈센트 반 고흐 등) 23곳의 방문기와 그림이 결합된 것이다.
출간 이후 세밀하고 정교한 화풍으로 주목받았던 화가 송정임이 이번에는 '밥을 굶는 사람들'을 돕겠다고 나섰다. 서울시의회가 후원하고 밥퍼나눔운동본부 등이 주최하는 <밥퍼나눔 자선전시회>에 초대작가가 된 것. 전시회는 8월 1일부터 13일까지 서울시의회 본관 중앙홀 갤러리에서 열린다.
그림을 통해 '밥을 굶는 사람들' 곁으로'밥퍼나눔 운동'은 다일공동체가 벌여온 무료급식 운동. 1988년 최일도 목사가 청량리 역전에서 시작한 이 운동은 '일상적 다이어트'와 '유기농 건강식단'이 보편화된 오늘날에도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하는 이웃'이 우리 곁에 분명히 존재한다는 엄혹한 사실을 알렸다.
이번에 송씨가 참여하게 되는 '밥퍼나눔 자선전시회'는 올해로 4회째를 맞는 행사다. 앞서 언급한 '밥과 사랑 나누기'가 행사의 목표. 송정임은 이번 전시회에 <블루 플라크, 스물세 번의 노크>에 실린 수채화와 유채화 등을 출품한다.
"전시회 수익금은 전액 밥퍼나눔운동본부에 기부된다. 오는 9월에 후원자들과 작가, 독거노인과 노숙인이 함께 하는 행사도 열 예정"이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송정임은 경상남도 진해 출신으로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졸업 후 무대 디자이너로 활동할 땐 독립기념관 광복50주년 기념공연, 신해철 콘서트 등의 무대를 디자인했고, 2002년 런던으로 이주한 후엔 <뜨레드니들 프라이즈>, <2009 BP 인물화전>등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아래 전시회에서 만날 송정임의 작품 몇 점을 미리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