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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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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돈이 생겨서 동료들과 함께 청요릿집에 갔습니다. 왕안석의 시 한 수가 걸려있더군요. 주인에게 물어봤습니다.

"사장님, 매화꽃 그림의 시 좀 풀어주시렵니까?"
"골 아프게 그런 거 묻지 말아요."
"아니, 사장님이 인테리어 했으면서 사장님이 모르면 어떡해요? 대충은 알고 있는데 혹시 잘못 알았을까봐 물어본건데..."
"알면서 왜 물어? 짜장면이나 맛있게 먹고 가셔."

중얼중얼 왕안석의 시라며 은근히 들어보라는 듯 분위기를 잡고 시를 읊어보았습니다.

'담 모퉁이 매화 몇 가지
추위를 이기고 홀로 피었구나
멀리서 보아도 눈이 아님을 알겠나니
은은한 향기 어둠 속으로 풍겨오누나 '


쯧쯧, 괜한 짓을 했나 봅니다. 슬쩍 팀장을 곁눈질하니 분수를 모르고 나댄다는 표정이 분명했고, 선배 두 사람은 아예 내놓고 비웃습니다. 후배 둘은 불쌍하다는 눈빛으로 건네다보고, 청요리집 사장은 별 이상한 인간 때문에  모양새 빠졌다는 생각인지 눈을 부라립니다.

자신의 요릿집에 걸린 글이 뭔지도 모르면서 후루룩 짜장면을 먹고 있는 사람에게 눈만 흘겨대니 참으로 민망합니다만 그나마 짜장면만큼은 맛있게 요리하니 용서가 됩니다. 청요리집 사장이나 동료들을 보건데 다음부터는 알아도 모르는 척, 보아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해야겠습니다.

글쎄요? 경비복이 아닌 깔끔한 정장 차림이라면 얘기가 달라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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