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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농어촌공사가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공사와 관련해서 한전이 충남 공주시 우성면 옥성2구에 전신주를 설치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공사와 관련해서 한전이 충남 공주시 우성면 옥성2구에 전신주를 설치했다. ⓒ 김종술

"마을을 통과하지 않고 하천으로 전선을 깐다고 하더니, 땅 주인들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전봇대를 설치하고 도망갔어요, 오전에 공사 하길래 하지 말라고 했더니 오후에 도둑고양이처럼 하고 갔는데 말해서 뭐해..."

마을회관에 모인 어르신들이 한마디씩 툭툭 내뱉는다. 지난해 가뭄을 핑계로 한국농어촌공사는 공주보→예당저수지로 연결하는 도수관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옥성리 494번지에 시설용량 218천㎥/일 규모의 양수장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전신주를 설치하면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7명 개인 땅에 주민도 모르게 전신주를 설치

 한국농어촌공사가 시작한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공사와 관련해서 한전이 충남 공주시 우성면 옥성2구에 전신주를 설치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시작한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공사와 관련해서 한전이 충남 공주시 우성면 옥성2구에 전신주를 설치했다. ⓒ 김종술

"도수로 공사를 한다고 하면서 주민들을 엄청 못살게 구네요, 주민설명회 하면서 전기를 강변으로 연결하여 가져간다고 하더니 마을에 전신주를 설치하고 있어요, 우리 마을 좀 도와줘요."

22일 충남 공주시 우성면 옥성2구 이장님 전화를 받고 찾아간 22일 마을회관에는 주민들이 몰려나와 웅성거리고 있었다. 흥분한 몇몇 주민들은 "시청, 한전, 농어촌공사에 찾아가서 데모라도 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주민은 "처음 (도수로-농어촌공사, 시공사 대우건설) 설명회를 하면서 전선은 금강 변을 통해 연결한다고 했다. 그런데 한 달 전쯤부터 한전에서 마을에 전신주를 설치했다. 누구의 허락을 받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주민과 합의하고 한다고 했다. 땅 주인도 모르게 어떻게 합의를 했다는 것인지 기가 막힐 노릇이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주민은 "옛날에 농사를 짓기 위해 주민들이 땅을 양보해서 도로를 만들었다. 지금 사용하는 도로 대부분이 개인 땅이다. 그리고 밭 제방에 구기자를 심어 놓았는데 밭을 훼손하고 전신주를 마음대로 심었다. 공사를 하지 말라고 작업자에게 말해서 중단시켰는데 오후에 시내에 다녀오니 추가로 공사해 놓았다. 나뿐만이 아니고 7명의 토지에 전신주가 세워져 있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한국전력공사 공주지사 담당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양수장 공사를 위해 2만 2900볼트 전력이 지나간다. 주민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했다. 당시 본인이 휴가를 가느라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설명회를 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담당자는 "양수장 전력을 위해 한전에 돈을 주고 신청을 해서 하는 공사로 한전에서 설계를 발주해서 공사하는 것이다. 한전에서 시공하기 전에 주민설명회를 했었다. 그런데 설명회 과정에서 주민들이 이해를 잘 못 했는지 모르지만, 시공 책임은 한전에 있다"고 떠넘겼다.

사실상 주민설명회는 없었다... 서로 떠넘기기만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에서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공사와 관련해서 충남도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에서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공사와 관련해서 충남도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김종술

그러나 취재결과 농어촌공사와 한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취재가 시작되자 한전직원과 농어촌공사 담당자가 마을회관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농어촌공사는 "주민들에게 다시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처지를 밝혔다.

한전 담당자는 "공사를 하기 전에 마을회관을 찾아 10여 명이 모여계신 자리에서 설명해 드렸더니 "우리는 모르는 일로 상관없다"고 해서 나왔다. 이게 주민설명회가 아니냐?"며 "추가로 설명을 드리려고 해도 주민들이 응해주지 않아서 못했다. 도로변이라 기존의 전신주 옆에 세운 것으로, 개인소유인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입장을 설명한다고 하는데도 마을에서는 '필요 없다'라는 식으로 대화에 응하지 않아서 어려움이 있다. 발주처인 농어촌공사가 설명회를 해서 가능하다면 공사를 하겠지만, 주민들이 반대하는 상황이라면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충남환경운동연합 등 10개 시민·환경단체와 정당으로 구성된 '금강 공주보-예당저수지도수로 사업 대책위원회'는 공사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는 김영우 도수로 대책위 집행위원장을 선두로 충남도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도수로#한국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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