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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홍준표 경남지사는 "어제는 상당히 감정이 격앙되어 있었다"면서 "이전에 지사직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때가 되면 내 발로 걸어 나갈 것이고, 그러나 보궐선거는 없다"고 말해 일부의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홍 지사는 9일 오후 경남도청 소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입장을 밝혔다. 먼저 홍 지사는 "어제 판결은 유감스럽다"며 "단 한 번도 내가 유죄 받는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다. 그 바람에 어제는 상당히 감정이 격앙이 되어 있었다. 도민 여러분께 이런 일로 심려를 끼쳐 드려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한테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8일 1심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되어 징역 1년 6월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았던 홍준표 경남지사는 9일 오후 경남도청 소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입장을 밝히면서 "사퇴는 없다"고 밝혔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한테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8일 1심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되어 징역 1년 6월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았던 홍준표 경남지사는 9일 오후 경남도청 소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입장을 밝히면서 "사퇴는 없다"고 밝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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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항소 뜻을 재차 밝혔다. 홍 지사는 "상급심에서는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그동안 기소가 되어 1년 반, 재판 받는 동안 한 번도 도정을 소홀하게 취급하지 않았고, 도정이 흐트러짐 없이 정상으로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남미래 50년 사업이 순항하고, '채무 제로'도 달성했으며, '남명학사'도 곧 착공하게 된다. 숙제로 남아 있던 마창대교 MRG(최소수익보장) 문제도 곧 해결이 될 것이다. 앞으로는 도정에만 전념하고, 상급심에서 누명을 벗는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사퇴 요구와 관련해서는 "지사직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이야기를 했다. 1심 판결로 결론이 나지도 않았는데 중도에 그만두는 것은 옳지 않다"며 "어제 재판으로 정치 일정이 다소 바뀌었다. 앞으로 도정에 전념하는 데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홍 지사는 자신의 입장을 설명한 뒤에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한 기자가 '담화'라는 표현을 쓰자, 홍 지사는 "담화는 좀 거창하다. 입장을 발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어제 감정이 격앙됐다고 말씀하셨는데 노상강도라 했던 발언이 그랬다는 것인지?
"노상강도 표현은 법원을 지칭한 게 아니다. 성완종 리스트가 처음 발표된 1년 5개월 전에 내가 받은 느낌은 노상강도를 당했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내가) 노상강도 피해자인데,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켜 가지고 사건을 만들고 기소하고, 법원에서 거꾸로 노상강도의 편을 드는 것에 격앙했다. 그래서 법원이나 검찰이 지난 1년 5개월 동안 수사와 재판하면서 노상강도 편을 드는 것에 서운하게 생각했다.

판결문을 입수할 수 있으면 보라. 그게 제대로 된 판결인지, 돈을 1억이나 가져왔으면 이유가 있어야 한다. 내한테 돈줄 이유가 있어야 한다. 또 내가 돈을 받을 이유가 있어야 한다. 1억이나 주면서, 아무 이유가 없다. 그 판결에 대해서는 변호사들이 열 몇 가지를 지적했다. 이는 어차피 사법절차에서 다투어야 할 문제다. 거기에 대해서는 자세히 이야기를 안 하겠다. 공판 절차나 수사절차에서 나온 증거하고 배치되어 인정을 한 게 꽤 있다. 그런 문제는 나중에 사법 절차에서 따질 것이다."

- 야권에서는 당장 사퇴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박지원 의원은 그런 이유로 사퇴하면 열두 번도 더했다.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사퇴하라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박지원 의원의 예를 드는 것은  죄송스럽지만. 재판이 계속 중인 사안에 대해, 거기에 대고 사퇴하라는 것에 대해 자신들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이전에 지사직 연연 안한다고 했다. 그러나 정리하고 때가 되면 내 발로 걸어 나갈 것이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그러나 보궐선거는 없다. 그러니까 보궐선거를 염두에 두고 기사를 안 쓰는 게 좋다. 재판이 확정되려면 아무리 빨라도 1년 이상 (걸린다). 그 시끄럽던 수사 도중이나 재판 도중에서도 정상적으로 도정을 수행했다. 그런 문제 가지고 홍준표는 흔들리지 않는다."

- 홍준표지사 주민소환 투표가 발의되면?
"가정을 전제로 한 답변은 받지 않는다. 좀 있다가 9월 26일이면 결정이 날 것인데."

기자들의 질문이 없자 홍 지사는 "질문 하세요"라고 한 뒤,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을 언급하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제 몇 마디를 한 게 있다. 20년 전 한보사태 때 정태수 회장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당시 검사한테 '검사님 법이 무엇이라 생각하나'라고. 검사가 대답을 못했다. 정태수 회장은 '법은 거미줄과 같다. 매나 독수리는 차고 나가지만 법에 걸리는 사람은 곤충이나 파리, 모기다'고 했다. 힘 없는 사람이다.

나는 검사도 하고 당대표도 하고 그러했기에 내 스스로는 굉장히 힘이 있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성완종 사건을 거치면서 정태수 회장 말이 생각났다. 그 사이에 나는 '파워풀'하고 힘이 있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도 당할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당분간 도정에 전념하겠다. 우리 공무원들이 단합해서 운영하는 것이다. 실국장들이 재판과 상관없이, 적어도 1년 동안은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 새누리당 일부에서 내년 대선 역할론 이야기를 한다. 판을 흔들기 위해 홍 지사가 필요하다는 사람이 많는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꽃가마 태우기 위해 가지치기한 거 아니냐. 어제 그런 이야기를 했다. 반기문은 경선 못할 것이다. 가지치기를 하는 과정에서 내가 좀 장애물이 된 거 아닌가 그런 느낌을 받는다. 그런 뜻(홍 지사의 대선 역할론)이라면 살려주었을 것이다."


태그:#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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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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