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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네티즌 kroopthesnoop이 지난 9월 28일 SNS '레딧'에 배송 도중 폭발한 직장 동료의 아이폰7 플러스 사진을 올렸다. 케이스와 포장재가 심하게 파손돼 있다.
미국 네티즌 kroopthesnoop이 지난 9월 28일 SNS '레딧'에 배송 도중 폭발한 직장 동료의 아이폰7 플러스 사진을 올렸다. 케이스와 포장재가 심하게 파손돼 있다. ⓒ kroopthesnoop

갤럭시 노트7 폭발(발화) 논란이 아이폰7으로 옮겨 붙었다. 아직까지 발화 사례가 적어 리콜로 이어질 정도 분위기는 아니지만 국내 언론은 갤노트7 사태에 버금하는 사건으로 확대 보도하고 있다. 과연 최근 아이폰7 발화가 갤노트7에 견줄 정도로 심각한 사안인지 <오마이팩트>에서 짚어봤다.

아이폰7 한 달 동안 3건... 갤노트7은 열흘 동안 30건 넘어

지금까지 국내외 언론에 알려진 아이폰7 발화 추정 사례는 3건 정도다. 우선 미국의 한 누리꾼이 지난 9월 28일 배송 중 폭발한 직장 동료의 아이폰7 플러스 사진을 SNS에 올렸다. 다만 아이폰7 케이스와 포장재까지 크게 망가져 있어 배송 과정에서 강한 외부 충격을 받아 파손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어 중국 언론도 지난 2일 허난성 정저우시에 사는 한 남성이 들고 있던 아이폰7 로즈골드가 폭발해 얼굴에 파편이 튀었다고 12일 보도했다. 당시 아이폰7이 펑 소리가 나면서 두 동강 났지만 연기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가장 결정적인 사례는 최근 호주에서 나왔다. 호주 7뉴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각) 호주 시드니에 사는 서핑 강사 맷 존슨씨가 벗어놓은 바지 주머니에 아이폰7을 넣은 채 차 안에 보관했는데, 강의를 마치고 돌아와 보니 화재가 발생해 옷가지가 불에 탔다고 보도했다. 화재 당시 맷 존슨씨가 자리를 비워 정확한 화재 원인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해안가에 주차해둔 차량 내부 과열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 7뉴스는 지난 20일 서핑 강사가 차 안에 둔 아이폰7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호주 7뉴스는 지난 20일 서핑 강사가 차 안에 둔 아이폰7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 7뉴스

결국 이 가운데 아이폰7이 폭발한 상황을 직접 목격한 경우는 한 건뿐이고 나머지는 아이폰7이 화재 원인인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충전 도중 배터리 폭발 사례가 잇달았던 갤노트7 사례와 다른 점이다.

더구나 삼성전자가 지난 9월 2일 갤노트7 리콜 발표 당시 전 세계 판매한 250만 대 가운데 발화 사례가 35건에 달했다. 반면 아이폰7은 지난 9월 16일 출시 이후 한 달 동안 전 세계 2000만 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 수치만 따져도 갤노트7은 7만 대에 1대 꼴로 발화 사례가 나온 반면, 아이폰7은 667만 대에 1대 꼴로 1/100 수준에 불과하다.

외국 언론도 아직까지 아이폰7 발화를 갤노트7 리콜 사태 연장선에서 '해프닝' 정도로 다룰 뿐 심각하게 보도하지는 않고 있다. 유독 국내 언론은 갤노트7 못지않은 심각한 사태로 보고 '국내 기업 역차별'까지 주장하고 있다.

<쿠키뉴스>는 24일 "미국 소비자안전위원회(CPSC)는 아이폰7 폭발 사건이 최초로 제기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지난 8월 말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폭발 사건이 일어난 지 2주 만에 전면 리콜에 이어 단종 조치를 내린 것에 비하면 상반되는 처사다"라고 지적했다.

이철호 <중앙일보> 논설실장도 이날 지면에 실린 칼럼 "'동네북' 갤럭시... 코카콜라를 보라"에서 "삼성은 8월 24~30일 3건의 발화 사건이 터지자 갤럭시 노트7의 출하를 중단했다. 반면 4건의 아이폰7 발화 사건에도 애플은 묵묵부답이다"이라면서 두 사안을 동급으로 봤다.

하지만 같은 날 <중앙일보> 기사(아이폰7도 발화…"더 얇게 더 오래" 리튬배터리 한계 왔나)만 봐도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이 기사에서 정옥현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너무 발달해 예전이면 몰랐을 사고가 실시간으로 알려져 유난히 발화 사고가 잦은 걸로 비치는 것 같다"며 "아직 제품 결함 여부를 논하기엔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사용하면 모두 폭발 위험?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왼쪽)과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7 엣지 배터리 비교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왼쪽)과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7 엣지 배터리 비교 ⓒ 삼성전자

아이폰7이 갤노트7과 같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는 점도 두 발화 사례를 연결짓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실제 잇따른 스마트폰 발화 사건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의 구조적 결함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폰도 대부분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했다. 갤럭시S7이나 아이폰6을 비롯한 과거 제품에서도 배터리 폭발로 추정되는 발화 사례가 나타났지만 갤노트7처럼 전반적인 리콜 사태로 번지진 않았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초 리콜 발표 당시에는 배터리 결함이 발화 원인이라고 밝혔지만, 교환 제품에서도 발화 현상이 다시 발생하자 재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리튬이온 같은 2차 전지 전문가들도 배터리 자체 결함보다 급속 충전 등 점점 복잡해지는 스마트폰 기능과 결합한 복합적 원인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갈수록 적은 공간에 더 많은 용량을 채우려다보니 배터리에 더 무리가 갔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앞서 <중앙일보> 기사에서 이상영 울산과학기술대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구조적 특성상 폭발 가능성을 늘 지니고 있지만 최근엔 확률이 10억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삼성에 배터리를 공급한 삼성SDI나 삼성·애플에 배터리를 공급한 ATL 모두 배터리의 안전성 검사를 소홀히 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발화 사고가 이어지는 것은 스마트폰이 갈수록 많은 기능을 탑재하며 배터리에 과부하를 주기 때문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갤럭시노트7#아이폰7#폭발#발화#리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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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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