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이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유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일제히 보도하면서 이번 사태가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이메일 스캔들'과 매우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유력 일간지 <LA타임스>는 25일(현지시각) "박 대통령이 재임 중 최대 위기를 맞았다"라며 "수십 대의 카메라 앞에서 최근 한국 정계를 휩쓸고 있는 사태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 언론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이 수상한 재단에 수백억 원을 기부했는데 이는 박 대통령 측근인 최순실씨가 대통령을 압박했기 때문이고, 최씨는 이 재단의 돈을 개인 ATM 기계처럼 사용했다고 알려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그동안 이번 사태에 대해 언급을 자제해왔으나, 최씨에게 대통령 연설문을 보냈다는 언론 보도가 더 이상 박 대통령이 침묵할 수 없도록(stay on the sidelines)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신문은 "박 대통령의 이번 사태가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떠올리게 한다"라며 "박 대통령이 공적 문서를 책임감 없이(irresponsibly) 다뤘다고 비판받는 것도 역시 닮았다"라고 지적했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재임 시절 공용 이메일이 아닌 개인 이메일 계정과 서버로 국가기밀을 다뤘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을 일으켰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측은 기소를 주장하고 있다.
또한 신문은 "한국 소셜미디어에서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무성의하고 형식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라며 "특히 '순수한 마음'이라는 표현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토론토대학 아시아 연구소의 스티븐 데니는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는 한국 야당에 분명히 최고의 기회가 될 것(best of the opportunity)"이라며 "하지만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