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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중·고등학생들이 ‘그네 즉각 퇴진’ 피켓을 들고 시위행렬의 선두에 섰다.
초·중·고등학생들이 ‘그네 즉각 퇴진’ 피켓을 들고 시위행렬의 선두에 섰다. ⓒ 김종술

"당장 방 빼."

"더 이상 박근혜는 대통령이 아니다. 하야를 시키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 검찰 수사받겠다고 하더니 헌법 뒤에 꼭꼭 숨어서 나라 꼴을 망치고 있다. 최순실의 지시를 받지 못해서 하야하지 못하는 것인가!"

분노하는 공주시민들 200여(대책위 추산) 명은 17일 오후 7시부터 충남 공주시 신관 사거리에서 촛불집회를 했다. 이들은 1km 가량 떨어진 신월초 사거리까지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며 거리행진에 나섰다. 참여하지 못한 상인들은 박수로 환호를 보냈다.

어둠이 짙게 깔리고 하나둘 모여든 촛불이 불야성을 이룬다. 한층 쌀쌀해진 날씨에 공주시민 박영순씨가 제공한 오뎅 국물로 시민들은 추위를 달랜다. 공주시민 류인호씨의 사회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대거 몰려나왔다.

시민들은 '내가 고작 이런 나라 국민 하려고 태어났나 자괴감 들어...', '최순실 일당 재산 돌려받자', '박근혜는 사과 말고 사퇴하라'라고 쓰인 손팻말까지 들고 나왔다.

촛불 시위행렬, 시민들 박수로 응원

 분노하는 공주시민들 200여 명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함께했다.
분노하는 공주시민들 200여 명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함께했다. ⓒ 김종술

첫 번째 발언에 나선 한 초등학생은 "최순실 꼭두각시 박근혜 초등학생도 알아버렸다, 박근혜는 하야하라, 박근혜는 하야하라, 꼭두각시 박근혜는 이제 그만 하야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흥을 돋웠다.

"시끄러워요."

지나가던 60대 행인이 짜증을 내며 큰소리로 발언을 가로막았다. 그러나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발언을 이어갔다.

"박근혜가 닭인지, 머리가 닭이라 돌인지, 최순실·우병우는 꼭두각시 노릇만 하고 있다. 박근혜는 물러가지 않을 것이다. 최순실이 감옥에 있어서 하야하지 않을 것이다. 최순실을 석방해서 박근혜 하야를 지시해야 한다. 4대강 망친 쥐새끼에 몰래 군사 협정한 인간들을 생각하면 분노가 치민다. 박근혜 정신 좀 똑바로 차려!"

 분노하는 공주시민들 200여 명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함께했다.
분노하는 공주시민들 200여 명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함께했다. ⓒ 김종술

이원하 시민은 "오늘은 아들과 딸의 손을 잡고 참석했다. 아들이 학교숙제로 기사 쓰기를 하는데 박근혜·최순실 취재한다고 해서 따라나섰다. 이젠 초등학생도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을 알아버렸다. 국민의 하야하라는 외침에도 자리만 지키고 있다"고 발언했다.

또 다른 시민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80년대 주먹밥을 만들고 치마폭에 돌을 날랐다. 보도블록을 깨서 던지고 싸웠다. 그런데 지금은 평화적 시위로 촛불을 든다. 다음 세대로 꺼지지 않는 촛불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사곡에서 왔다는 한 농민은 "진작 나라를 똑바로 세웠어야 하는데 이 지경까지 치닫도록 뭘 했는지 반성하고 어린 학생들에게 미안하다. 국민 50%가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95%의 국민이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박근혜는 최순실이라는 가정교사가 없으면 하야도 못 하는 바보인가!"라며 꼬집었다.

 사회를 맡은 공주시민 류인호씨.
사회를 맡은 공주시민 류인호씨. ⓒ 김종술


어 참석자들은 사회자인 류인호씨를 따라 '아리랑 목동'의 후렴구를 개사한 '하야송'을 따라 부르며 거리행진에 나섰다.

"꼭두각시 노릇하며 나라망친 박그네야 아버질랑 최태민이 제 아무리 좋아도 동네 방네 나라 꼴을 굿판 치면 되오리까 박근혜 구속! 순시리 구속! 이제는 감방으로 들어가 주소 하야하야하야 하야하야하야야..."  

 분노하는 공주시민들 200여 명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함께했다.
분노하는 공주시민들 200여 명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함께했다. ⓒ 김종술

 분노하는 공주시민들 200여 명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함께했다.
분노하는 공주시민들 200여 명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함께했다. ⓒ 김종술

집회신고가 된 인도를 따라 걷던 시민들은 불법주차로 통행에 불편을 겪자 차도를 따라 걷으면서 경찰의 저지를 받기도 했다. 촛불과 각종 단체의 현수막,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가 울려 퍼지자 인근 상인들이 박수로 환호하면서 응원했다. 퇴근길을 서두르던 일부 시민들까지 '박근혜 퇴진'에 힘을 모았다.

정선원씨는 "지금까지 나라 망친 박근혜는 지금 당장 퇴진해야 한다. 지금까지도 나라를 망쳤는데 앞으로 더 망칠 것이다. 박근혜는 한일군사보호협정을 맺는다고 한다. 박정희, 박근혜로 이어지는 뼛속까지 일본인이라 그런지 5%도 안 되는 지지율로 추진하겠다고 한다. 중국·러시아도 싫어하는 사드 배치까지 최순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언론의 보도가 터지고 있다"고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양석진 공주참여자치연대 집행위원장은 "박근혜와 공범인 새누리당이 나라를 망치고 공주시의회까지 새누리당 의원들이 말아먹고 있다. 새누리당은 반듯이 해체해야 하는 우리 사회에 악이다"며 "돌아오는 19일 오후 5시에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촛불집회가 있다. 오늘 모였던 자리에서 다시 모이자, 백만 촛불이 아닌 천만 촛불로 박근혜를 끓어 내리고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하자"고 주장했다.

 분노하는 공주시민들 200여 명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함께했다.
분노하는 공주시민들 200여 명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함께했다. ⓒ 김종술



#박근혜 퇴진 #촛불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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