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4일) 사무실 대표전화로 벨이 울린다. 발신자 번호는 070-4765-7813.
본사 재경팀장과 영업담당 임원의 실명과 친분을 과시하며 내가 근무하는 것을 확인한다. 그러고는 나를 잘 안다며, 바빠서 안 계실테니 대신 주소와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알려달란다. 헉, 내가 그 본인인데? 강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중년의 그 남자, 누구냐고 물었더니 삼성정밀화학(회사가 없어지고 롯데로 바뀐 지가 언젠데…) 박아무개 이사란다. 내가 그 사람이 찾는 본임을 밝힌 박아무개는 목소리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해지고, 말이 빨라졌다.
알고 보니 우리 회사의 모든 사업장에 똑같이 전화해서 비슷한 수법으로 이것저것 캐물었다고 한다. 혹시나 해서 스팸 번호 검색 사이트에 이 번호를 넣어봤다. 조회 수만 4000회가 넘는다. 이 번호 밑에 달린 댓글은 더 가관이다. 이 번호는 회사의 기업정보를 빼내는 일종의 스피어 피싱(Spear phishing, 불특정 다수의 회사 정보를 미리 캐내서 의심 못 할 맹점을 찾아 직원들에게 접근, 주요정보를 빼내 범죄에 악용하는 행위) 번호로 의심된다.
이런 전화가 오면 절대 회사의 위치, 인원수, 담당자 이름, 전화, 주소, 이메일 등의 정보는 알려주면 안 된다. 다행히 아직은 회사에서 입은 실제 피해 사례는 없지만, 이렇게 취한 정보를 어떻게 악용할지 모르는 일이다.
이와 비슷한 전화가 걸려오면 절대 정보를 알려주지 말고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담당자에게 전화하라고 전달하겠다"라고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사전에 직원들에게 이런 전화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럴듯한 표적화된 전화 사기를 알아채는 방법은 이제 기업 내 모든 이들이 반드시 알아야 한다. 그리고 수상한 전화번호로 반드시 검색부터 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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