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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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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소를 지켜라!!

구제역발생.
청천벽력 같은 소리다.

누구나 소중히 여기는 것이 있을 것이다.
우리집도 그렇다.
바로 젖소.
생계를 위함이기도 하지만 수십년을 함께 해온 젖소는 우리에게 가족과도 같은 존재이다.

2010년 겨울이 생각난다.
구제역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그 어느해보다도 추운 겨울을 보내야 했고 아버지는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셨다. 방역이 뚫렸고 근처 농가에서 소를 살처분했다는 소식이 들려올때면 한숨을 쉬지 않고 내쉬셨다.

'여러분의 소는 꼭 지키십시오'라는 문자에는 더할나위 없는 고통을 느끼셨다.
그 해의 겨울은 사람의 마음까지 뺏아간 너무도 추운 겨울이었다.

다행히 우리집은 아무 피해도 없었다.
평소 목장관리를 잘해오시던 아버지의 노력이 빛나는 순간이었고 따뜻한 봄을 맞이할수 있었다.

그러나 해마다 겨울이 되면 구제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긴장을 풀지 않는다.
괜찮겠지, 하면서도 늘 불안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잘 보내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구제역이 다시 발생했다.

충남... 멀지 않은 곳이다.
정부는 축산농가이동중지명령을 내렸고 30시간동안 모두 이동할 수 없다. 사료차, 소운반차, 농가들의 차까지...
수로 나타내기 힘들 정도로 많을 것이다.

우리집은 젖소 농가이기 때문에 원유를 가지러 이틀에 한번 우유차가 충북 음성에서 온다.
혹시라도 우유차가 움직이지 못한다면 원유를 버려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할수 있다. 물론 30시간으로 제한하긴 했지만 추가신고가 접수될 경우 그 시간은 더 늘어날수 있다.

걱정이 태산 같다.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며 평온했던 우리집의 분위기는 다시 차가운 겨울로 돌아가고 있다.

그래도 바라본다.
부디 우리집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농가들이 아무 피해 없이 무사히 남은 겨울을 보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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