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딸을 키우는 엄마입니다.
독일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MOBIFANT'라는 이름으로 포르쉐에서 주최하는 어린이관련 행사를 한다는 붙은 전단지를 보고 찾아갔었습니다.
당시 거주할 집도 구하지 않은 상태로 임시숙소에서 지낼 때라 독일의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했습니다. 아이들이 물놀이와 다양한 놀이를 하는 행사인 것 같아 딸과 함께 찾아갔습니다.
아무 기대 안 하고 구경하기 위해서 찾아갔던 어린이 행사였는데 독일에 대해 굉장히 큰 문화충격을 받은 행사이기도 했습니다.
독일과 한국의 놀이문화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어린이행사가 열리는 공원어린이 행사가 열리고 있는 공원모습 ⓒ 이상연
이 행사는 꽤 넓은 공원에서 진행됐는데, 그 공간이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꽉 채워져 있었습니다. 미끄럼틀이 있는 작은 놀이터에서는 모래놀이를 할 수 있도록 관련 장난감이 크기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작은 아이들은 작은 걸로 가지고 놀고, 큰 아이들은 삽과 수레를 이용해서 모래를 싣고 파면서 놀더군요.
그리고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물을 이용해 작은 튜브를 타고 슬라이딩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슬라이딩 후 도착지점을 확인할 수 있도록 몇 m 인지 표시도 되어있습니다.
▲튜브미끄럼틀튜브를 이용한 미끄럼 ⓒ 이상연
아래사진은 제가 가장 놀랐던 놀이기구입니다.
오전에 직원들이 파이프를 줄줄이 공원의 이곳저곳에 가져다 놓는 모습을 보고 어마어마하게 큰 놀이기구를 설치하는 줄 알았습니다. 이 파이프들이 무엇인지 궁금한 마음에 행사장소로 가며 엄청 기대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행사가 진행되는 공원에 도착해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아래 파이프들이 연결된 이것이 무엇으로 보이시나요?
▲파이프를 활용한 놀이파이프를 활용한 놀이 ⓒ 이상연
네, 위에 두개의 사진은 아이들이 행사가 끝나고 떠난 후 찍은 사진입니다. 아래 사진은 아이들이 이 파이프를 이용해 놀고 있는 사진이고요. 큰애, 작은애 할 것 없이 아이들이 다 이 파이프를 들고 다니며 여러가지 모양으로 맞추며 놀고 있습니다. 이 파이프를 여러가지 모양으로 만들며 물이 흐르게 하고 그 물을 타고 보트나 공이 흘러가게 만들고 있습니다.
설치 전에는 놀이터에 이런 모양을 가져다 놓는 걸 보고 이게 뭐야? 하고 생각했습니다.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신기해서 핸드폰으로 찍어놨던 이 물건은 물레방아같은 역할을 합니다. 고인 물은 파이프를 통해 밑으로 내려가 아이들이 물을 이용해서 모래놀이를 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파이프를 연결해서 만든 놀이물의 흐름을 배울수있는 놀이 ⓒ 이상연
모든 기구들이 기본적으로 아래 사진처럼 되어있고, 아이들이 파이프를 원하는 곳에 끼어넣으며 물을 흐르게 하고 공이 흘러가게 하는 놀이기구들 입니다.
어떤 아이가 위의 기구를 가지고 노는 사진입니다. 저 아이보다 훨씬 어린 아이들도 같은 원리를 이용해 이 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에 정말 놀랐습니다. 딸아이는 이게 무엇인가해서 여기저기 만지작 대고 있습니다.
▲파이프를 연결하며 노는 아이파이프를 연결하며 놀고있는 독일아이 ⓒ 이상연
▲파이프 놀이1파이프 놀이1 ⓒ 이상연
아래사진의 기구도 비슷한 원리로 위에서 물이 호스를 통해 밑으로 내려오는 걸 관찰하는 것입니다.
▲파이프 놀이 2파이프 놀이2 ⓒ 이상연
아래 사진도 파이프를 통해서 흘러오는 물이 아래 있는 바람개비 모양을 움직이게 하는 원리를 갖고 놀이하는 기구입니다.
▲파이프 놀이 3파이프 놀이 3 ⓒ 이상연
공원 중간에는 여러 크기의 풀장이 준비되어 있는데 작은 풀장은 조금 떨어진 파이프놀이에서 흘러 보낸 물이 이 풀장에 모이도록 만들어놨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는 놀이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마름모꼴 큰 대야, 회전할 수 있는 의자, 스티로폼과 재활용품을 이용한 만들기, 그림그리기 등등.
솔직히 이 행사에서만 이렇게 파이프를 이용한 다양한 원리를 배우고 창의력을 키우면서 놀이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이 모습만 봐도 아이들이 이런 식으로 창의력을 키우는 놀이를 하는구나 라고 생각이 됩니다.
한국과 많이 다른 독일의 놀이문화, 어떠세요? 한국도 놀이를 통해 창의력과 과학적 원리를 자연스럽게 익히면서 놀 수 있는 놀이문화가 많이 발달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