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10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자 울산지역 정치권에서 일제히 자신들의 입장을 내놨다. 여야는 대부분 통합과 화합을 이야기 했지만 탄핵을 맞이하는 입장은 서로가 달랐다.

김기현 울산시장 "탄핵 결정에 무거운 책임감 느껴"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도 거론되는 김기현 울산시장은 탄핵 인용 직후 입장을 발표하고 "탄핵 결정은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로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뼈아프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재판소의 선고는 당연히 존중되어야 하고 누구도 예외 없이 전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헌법 정신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김기현 울산시장은 "지금은 더 이상 정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정치인들이 분열과 갈등을 수습하면서 나라의 미래를 고민해야 할 때"라면서 "대한민국은 더욱 굳세게 단결하여 미래로 가야한다. 저부터 그 길에 전면하고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시장은 "탄핵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거나 다가온 대선에 악용한다면 국민 앞에 다시 죄를 짓는 일이며 역사의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며 야권 대권주자들을 겨냥했다.

큰사진보기

바른정당 울산시당은 이날 오후 2시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사필귀정으로 이제는 국가 통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도발, 중국의 견제, 국내외적 어려움속에서 울산도 조선산업의 위기 등으로 참으로 어렵다"면서 "여려움에 빠진 울산을 위해 바른정당은 경제와 안보 위기 해결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론분열, 소모적인 논쟁은 여기서 끝내고 국가의 올바른 리더십을 세워서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탄핵은 국가적 불행이자 우리 모두의 아픔으로, 더 이상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권 모두가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 일제히 "탄핵 인용은 국민의 승리, 적폐 청산"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은 탄핵인용 직후 논평을 내고 "위대한 국민의 힘이 민주주의의 봄을 열었다"면서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의 위헌, 위법 행위는 국민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 관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행위라고 봐야 한다'며 재판관 전원일치의 파면 결정을 내렸다"고 상기했다.

이어 "겨울을 이겨내기까지 꼬박 133일이 걸렸고, 80%에 가까운 국민의 흔들림 없는 탄핵 여론과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1500만 명이 넘는 국민이 밝힌 촛불이 민주주의의 봄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편으로는 탄핵을 반대하는 국민의 대규모 결집도 이어졌다"면서 "이제 갈등과 대결의 겨울을 끝내야 한다. 민주주의는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제도가 아니라 갈등과 대결을 통합과 화합의 가치로 만들어가는 인류 최고가치의 유산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권자의 명령을 무겁게 받들어, 적폐청산과 정권교체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여야가 사라진 국회 제1당으로 국민통합과 국정안정의 무거운 책임을 받아 안고, 오로지 민생과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울산시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시민의 승리이자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새로운 시작"이라면서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은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바로잡는 역사적 판결이자 촛불 시민의 승리를 확인한 시간이었다"고 평했다.

이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세상에 알려지고 울산에서도 지난 주말(4일)까지 16차례 박근혜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울산시민대회가 열렸다"면서 "민주주의를 위기에서 구하고자 하는 열망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 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었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라며 "국정농단과 헌법파괴 세력의 범죄를 낱낱이 밝혀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하며 국정혼란을 바로잡고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제대로 적폐를 청산해 정의롭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당 울산시당도 성명을 내고 "오늘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탄핵 인용을 선고한 것은 작년 10월 29일부터 133일 동안 박근혜 탄핵을 외친 촛불의 함성, 국민의 명령에 헌법재판소가 응답한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로써 범죄자 박근혜는 대한민국 역사상 탄핵되고 파면된 최초의 대통령이 되었다. 구태의연한 표현이지만 사필귀정이다"면서 "87년 6월항쟁의 성과로 만들어진 헌법재판소가 87년 이전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시계를 돌려놓은 박근혜를 어찌 파면시키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고 반문했다.

이어 "3월 10일은 박근혜 탄핵을 촉구한 촛불 혁명이 승리한 날이자, 주권자 국민의 힘으로 부패한 권력자를 민주적 절차와 법에 따라 끌어내린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면서 "하야가 아니라 탄핵이라는 것, 스스로 물러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는 것,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진전에 있어 둘 사이의 차이는 크다. 선출된 권력을 민주적 절차에 따라 끌어내린 첫 번째 승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동당은 "이제 보수 정치권은 새로운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대선에 몰두할 것이며 부패한 정치권력, 검찰권력, 재벌권력의 적폐를 청산하는 일은 뒤로 미룰 것"이라고 우려하고 "대선 주자들이 국민 화합이라는 미명 아래 박근혜의 신병처리를 놓고 정치적 거래를 하거나, 경제 살리기를 주장하며 재벌권력에 빌붙는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