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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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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길이나 볼일이 있어 오며가며 들리는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 내려갈 때는 처음으로 만나고, 올라올 때는 마지막으로 만납니다. 이곳 휴게소는 무엇보다도 화장실이 깨끗해서 좋습니다. '화성행궁 화장실'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여느 곳보다 기분 좋게 용무를 보고, 색다른 세면대에서 손을 씻으면 개운합니다.

따뜻한 물로 손을 씻고 나오는데, 가게 안에서 예쁜 아가씨가 손짓을 하며 맛보기 빵 한 조각을 건넵니다.

"동빵 맛보고 가세요? 이거 엄청 맛나요!"

아가씨의 웃음이 서글서글해서 가게에 들렀습니다.

"동빵이 아니라 똥빵이네!"
"사람들한테 웃음을 주는 빵이에요. 맛도 그만이다며 손님들이 많이 사가요!"


맛보기로 준 빵에 바닐라크림이 들어있습니다. 막 구워내서 따뜻합니다. 색다른 이름에 색다른 맛입니다.

관심을 보이는 우리에게 아가씨는 설명을 더합니다.

"이거요? 빵은 폭신폭신하고 앙꼬는 무지 달지요! 무색소에다 무방부제! 앙꼬가 세 가지로 맛도 다양해요!"

'앙꼬'라는 말은 일본말이니까 그것보단 '팥소'라는 말을 쓰라하니 멋쩍어 합니다. 나이 드신 분한테 앙꼬라고 하면 정답게 받아들인다며 아가씨가 밉지 않게 너스레를 떱니다. 손님에게 자신이 파는 맛을 선전하려고 애쓰는 젊은 아가씨가 착하고 기특해 보입니다.

"아가씬 어떤 맛이 좋아요?"
"다 맛있는데, 전 바닐라크림이 들어간 게 좋아요!"


아내는 바닐라크림이 들어간 걸로 한 봉지 삽니다.

내가 빵가게 사진을 찍어대자 아가씨는 아내한테 '똥모자'를 쓰라고 합니다.

"똥모자 쓰고 기념사진 한 방 날리세요! 손님들 이거 쓰고 사진 찍고 웃고 가세요!"

아내가 똥모자를 써봅니다. 아내 모습이 우스꽝스럽습니다.

동빵을 영문으로 'Dong Bang'으로 표시하였습니다. 이미지를 우습게 하고, 이를 새롭게 브랜드화 한 아이디어가 신선합니다.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따뜻하게 데워먹고, 또 얼려먹으면 아이스크림처럼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얼려먹을 수 있다는 게 특이합니다.

아내와 나처럼 맛보기를 먹은 사람들 중에 여러 사람들이 빵을 사갑니다. 생각보다 인기가 많습니다.

상품을 개발하고, 거기에 참신한 캐릭터에 엉뚱한 이름을 붙이고! 최선을 다해 판촉을 하는 모습이 참 좋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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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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