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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운영 아트센터서 딸 총연출한 '춘향' 상설 공연 지원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서울 강남구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진돗개를 선물한 부부와 관련된 창작 발레공연에 대해 '관광 진흥'을 이유로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22일 서울 강남구 등에 따르면 문제가 된 작품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성암아트센터에서 공연한 창작 발레 '어허둥둥 내 사랑 춘향'(이하 춘향)이다.

'춘향'의 총연출자는 서울 시내 한 사립대 M 교수고, 성암아트센터는 M 교수의 부친 M씨가 대표이사로 있다.

M 대표이사 부부는 2013년 3월 박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강남구 주민대표로 박 전 대통령에게 진돗개 2마리를 선물한 바 있다.

구가 2015년 1월 작성한 '어허둥둥 내사랑 춘향 상설공연 계획'이라는 문건을 보면 이 공연을 상설화한다는 등 내용이 담겼다. 초·중학교 단체 관람을 유치하고 관광통역사 협회를 초청하는 등 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구는 이 문건에서 "전통 창작 발레 '어허둥둥 내사랑 춘향'의 상설공연을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 콘텐츠를 정착시키고, 700만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진돗개 선물에 활짝 웃는 박근혜 대통령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지난 2013년 2월 25일 오전 박 대통령이 취임식장에 가기 위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나와 시민들로 부터 진돗개를 선물 받고 있다.
▲ 진돗개 선물에 활짝 웃는 박근혜 대통령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지난 2013년 2월 25일 오전 박 대통령이 취임식장에 가기 위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나와 시민들로 부터 진돗개를 선물 받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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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건은 구 관광사업과에서 작성해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결재를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신 구청장이 이를 보고 받아 알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같은 달 작성된 구의 '2015년 관광특구 진흥 기본계획'은 아예 이 공연을 강남구 관광 마케팅의 역점 정책 중 하나로 삼았다.

구는 이 문건에서 2015년 2∼12월 11개월에 걸쳐 44회 공연을 해 관광객 4천500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가 다른 관광 콘텐츠에 비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도 않은 특정 공연을 위해 관람객 유치에 발 벗고 나선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는 "아직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밝혔다.

신연희 구청장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공산주의자'라며 허위 비방하는 메시지를 유포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신 구청장이 무심코 전달한 것이 아니라 특정 의도를 지녔다는 주장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여선웅 강남구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퍼 날랐다는 신 구청장의 변명을 믿을 사람은 없다"며 "본인의 행위가 선거법 위반이 확실하니, 의도하지 않은 단순 '실수'로 꾸며 벌금 100만원 이하를 받아 강남구청장직 박탈을 면하기 위한 속임수"라고 지적했다.

여 의원은 이와 관련, 지난달 신 구청장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황교안 권한대행이 대통령에 출마하면 당선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사주풀이를 올리자, 한 지지자가 "나라를 챙겨줘 감사하다"고 답했고, 신 구청장이 "고맙다"고 대답하는 캡처 사진도 공개했다.

여 의원은 "신 구청장은 본인의 글이 어떻게 쓰이는지도 알았으며, 반응도 계속 체크했다는 증거"라며 "이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신 구청장은 특정 의도를 가지고 글을 올린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근혜#진돗개#강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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