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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을 등에 업고 본격적인 '색깔론' 공세를 퍼부었다. '종북좌파 척결' 등의 자극적인 메시지로 강경 보수층을 결집해 저조한 지지율을 타개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홍 후보는 2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자유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홍준표 서울대첩'이라는 제목을 내걸고 집중 유세를 벌였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에 반대하며 주말마다 집회를 열었던 곳이다.

광장은 빨간 점퍼를 입은 지지자들로 북적였다. 주최한 한국당은 "10만 명이 참석했다"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상징했던 태극기와 성조기도 재등장했다. 군복 차림으로 유세 현장에 온 어르신들도 눈에 띄었다. '보수후보 단일화만이 살길이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온 참가자들도 있었다.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해온 '대한민국수호애국단체총연합' 소속 500여 개 단체들도 참석해 홍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섰다. '태극기 부대'를 대표해 연단에 오른 양동완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이번 선거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킬 수 있는가를 선택하는 중요한 선거"라며 "태극기 중심세력은 홍 후보를 지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은 나라 체제 선택하는 전쟁"... 거세진 '안보몰이'

유세차 연단에 오른 홍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애국시민'으로 부르거나 탄핵 반대 집회를 동정하며 '태극기 세력'의 표심을 얻으려는 모습이었다.

"지난 겨울 엄동설한에 태극기를 들고 전국에서 서울로 집결한 마음을 안다. 사실 문제는 태극기부대보다 촛불좌파 부대가 먼저 시작하는 바람에 우리가 진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은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를 이룬 보수 우파의 나라"라며 "한 줌도 안 되는 좌파들이 조직적으로 득세해서 지난번 촛불 사태를 만들었다"라고 선동했다.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흔들며 환호했다.

홍 후보는 "야당과 일부 조직적인 좌파들이 뭉쳐서 촛불을 만들었고, 그리하여 대통령을 탄핵하고 감옥까지 가게 했다"라며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우리가 정치투쟁에서 진 것이지만, 우리가 다시 이겨야할 때가 바로 5월 9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단순한 대통령 선거가 아니라 이 나라의 체제를 선택하는 전쟁"이라며 "친북좌파 정권을 선택할 것인가, 보수우파 정권을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대한민국의 적폐세력을 ▲ 종북좌파 ▲ 강성 귀족노조 ▲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으로 규정하며 "어느 대통령도 종북좌파가 겁이 나서 손을 대지 못했지만,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는 종북좌파를 반드시 색출해 척결하겠다"라고 공언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서도 강도 높은 '안보몰이' 공세를 이어갔다.

홍 후보는 "문 후보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을 김정일한테 물어보자 하고 대한민국의 주적이 누구인지 말을 안 한다"라며 "친북좌파임이 틀림없다"라고 비난했다. 안 후보를 두고는 "박지원에게 사실상 조종당하는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인터넷에 떠도는 글을 보면 '1번 김정은, 2번 홍준표, 3번 박지원'이라고 한다"라며 "대북정책에 관해서는 문재인이 당선되면 한국의 대통령은 김정은이 되고, 안철수가 당선되면 대통령은 박지원"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대구·경북 지역에서 여론조사 지지율이 상승하는 추세를 강조하며 보수 세력의 결집을 강조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대선에서 '동남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한국의 보수우파들이 뭉치고 있다"며 "홍준표가 이겨야 이 나라가 산다"라고 호소했다.

배우자 이순삼씨 "홍준표, 설거지 잘한다"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국가안정과 발전을 방해하는 것들을 세탁기에 돌려 깨끗이 하자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국가안정과 발전을 방해하는 것들을 세탁기에 돌려 깨끗이 하자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연설에 앞서 홍 후보는 '세탁기 퍼포먼스'를 선보여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홍 후보는 기회가 될 때마다 "적폐를 세탁기에 넣고 돌리겠다"라고 말해 '홍세탁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당에서 만든 '홍준표 세탁기'에 네 벌의 티셔츠를 넣고 빨래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가짜 안보'라 적힌 초록색 티셔츠, '친북좌파' 적힌 파란색 티셔츠, '강석 귀족노조'라 적힌 검정 티셔츠, '반칙 특권'이라 적힌 검정 티셔츠였다. 사회자는 옷이 세탁기 안으로 들어갈 때마다 "푹푹 삶아 달라"라고 추임새를 넣었다.

이후 홍 후보와 당원들은 무대 위에서 각각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개혁', '강한 대한민국', '기회의 나라, 공정한 나라'라고 적힌 흰색 티셔츠들을 손에 들고 탈탈 털었다.

이날 서울역 광장 집중유세에는 서울·경기·인천 지역 국회의원들이 총출동했다. 홍 후보 지원에 나선 나경원 서울선대위원장과 심재철 국회부의장 등 '비박근혜' 인사들도 모습을 보였다.

홍 후보 배우자인 이순삼씨도 무대에 올랐다. 이씨는 "(홍 후보가 집에서) 설거지도 잘하고 빨래도 잘한다"라면서 '여성 비하 논란'을 일축했다.


#홍준표#자유한국당#태극기집회#문재인#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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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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