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문무일 검찰총장 내정자와의 개인적 일화를 공개하며 "이 시대 최대과제인 적폐청산과 공정국가 건설의 첫길을 제대로 열어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 시장은 4일 오후 5시 45분께 개인 페이스북에 문 후보자와의 인연을 공개했다. 그는 "1987년 사법연수원에서 '기모임'으로 불리던 비공개동아리에서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를 처음 만났다"면서 "군사정권 시절이고 집단행동이 금지된 공무원신분이었지만 직선제개헌(호헌철폐)과 군사독재정권 타도를 위한 투쟁을 피할 수 없어 우리는 제적 등 중징계를 무릅쓰고 시민들과 함께 거리로 나섰다"고 전했다.
"모든 일에 '형'으로서 앞장서"이후 이들은 연수원 측의 제지에도 노동운동단체나 인권단체에서 봉사 활동을 이어 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법관 임명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 시장은 "1988년 노태우 대통령이 정기승 대법관을 대법원장으로 지명하자 법조계 반대로 2차 사법 파동이 시작됐고, 연수생들도 집단서명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려 했지만 연수원 측이 또다시 제지했다"면서 "그날 저녁 봉천동 여관에 문무일, 최원식 등 몇몇 연수생이 다시 모여 밤을 새우며 토의 끝에 반대서명을 다시 하기로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성남 집에서 2벌식 타자기로 성명서를 작성해 복사한 후 우리는 이를 들고 각자 법원 검찰에 나가있는 연수생들 서명을 받기 위해 전국으로 흩어졌다"면서 "사법연수생 185명의 반대성명서가 발표되고 판사들까지 참여한 2차사법파동으로 대법원장 지명은 철회되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를 두고 "중징계는 물론 형사처벌까지도 감수한, 사법연수원생으로서는 모든 것을 건 싸움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이재명 시장과 문무일 후보자는 각각 인권변호사와 검사로 첫 발을 내딛으면서 사이가 멀어졌다. 이 시장은 "우리는 군사정권의 판검사로 임용 받지 말자고 다짐하며 군법무관이나 변호사의 길로 떠났는데 이 모든 일에 '형'으로서 앞장섰던 그는 군법무관을 마친 후 검찰을 지망해 검사가 되었다"라며 "실망스런 마음이 없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검찰에서 할 일이 있다는 형의 각오와 결의를 믿었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나 검찰 수장으로 내정된 문 후보자에게 기대감을 표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그는 "이제 대한민국 모든 검사의 지휘자가 될 '형'에게 기대한다"면서 "용기와 결단으로 이 시대 최대과제인 적폐청산과 공정국가 건설의 첫길을 제대로 열어갈 것"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