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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행정부지사)이 부임한 지 1주일만에 '소통과 협치를 위한 도민과 함께하는 대화' 시간을 가졌다. 25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1시간 30분 가량 이야기를 나누었다.

경남도가 도정 전 분야에 걸쳐 각계각층의 도민들을 한 자리에 모아 대화 자리를 갖기는 4년 6개월만이다. 홍준표 전 지사 때는 없었던 일이다.

이 자리에서 한경호 권한대행은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모두 발언에서 "어깨가 무겁고 책임이 크다"며 "의견을 수렴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 열린 도정을 만들겠다. 참여도정의 시금석이 될 것이고,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류명현 경남도 정책기획관은 도정설명을 하면서 '일자리창출'과 '복지', '지역균형발전' 등 역점 사업을 소개하기도 했다. 류 정책기획관은 "경남도청 기간제 직원 438명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만림 기획조정실장을 비롯해, 행정국장과 경제통상국장, 해양수산국장, 도시교통국장, 문화관광체육국장, 복지보건국장, 농정국장, 환경산림국장, 정책기획관, 공보관, 여성가족정책관이 참석했다.

신희범 대한노인회 경남연합 회장은 인사말을 하면서 "전례가 없던 간담회로 매우 의미 있고, 파격적이다. 아주 감사드린다. 앞으로 경남도정이 순탄하게 잘 될 것이라 본다"며 남다른 기대를 나타냈다.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이 25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도민과 대화'를 하기에 앞서 참석자들 가운데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이 25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도민과 대화'를 하기에 앞서 참석자들 가운데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공공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 일자리위원회 구성 요구

자유토론에는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발언하고, 한 권한대행뿐만 아니라 해당 분야 실국장들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이 입을 열었다. 김 본부장은 "경남도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겠다고 했는데, 18개 시군을 지도해서 견인하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며 "도내에 자치단체 소속 비정규직이 5000명이나 된다. 경남도 차원으로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김 본부장은 "조금 전 도정설명에서 창원-거제조선희망센터 등을 통해 실직한 조선소 노동자 1400여 명을 재취업했다고 보고했다. 그런데 거제 등 조선소 실직자가 3만명이 넘는다. 그 숫자와 비교하면 재취업이 미흡하다. 이 부분에 대해 한 번 더 살펴봐 달라"고 했다.

김 본부장은 "옛 진주의료원이 폐쇄되고 나서 서부경남지역이 의료가 대단히 취약하다"며 "그래서 서부경남지역에 진주의료원을 대체할 공공병원이 빠르게 설립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최만림 기획조정실장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와 관련해 정부 지침이 있고, 수요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박명균 경제통상국장은 "조선소 퇴직자의 재취업을 위한 신규 사업을 발굴해 추진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주면 적극 반영하겠다"고 답변했다.

박유동 복지보건국장은 "의료취약지의 공공병원 설립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내년에 용역의뢰하기 위한 예산 마련을 하는 것으로 알고, 앞으로 세부 추진할 때 서부경남지역이 의료취약지라는 것을 알리고 우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경호 권한대행은 "거제시 등 시군과 협의해서 조선소 실직자 숫자 파악해 분석할 필요가 있고, 실직자들이 어떤 재취업을 원하는지 분석해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서부경남 공공의료가 진주의료원을 대체하는 기능을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도민들의 비판적 이야기를 존중해야 한다"

서병원 경남자원봉사협의회 부회장은 통영지역 민원을 거론했다. 그는 '통영생활체육관'과 '죽림종합체육관' 건립에 경남도가 예산 지원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최만림 실장은 "해당 지역 도의원으로부터도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교부금은 일정한 기준이 있어야 하기에 지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리고 한경호 권한대행은 "자원봉사와 관련해 건의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종복 경남민예총 회장은 "소통과 협치가 구호에만 그치지 않아야 한다. 도민들의 비판적인 이야기를 존중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공염불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보면 공무원들이 친절하지 않다거나 꽉 막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도지사가 바뀌고 나서 도지사의 생각이 지나치게 직원한테 주입된다. 그래서 사고가 올바르지 못하다고 본다. 그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도민을 위한 사고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권위적인 생각으로는 공공성을 발휘할 수 없다"고 했다.

안 회장은 또 "문화예술 분야의 지원이 한 쪽으로 편중되면 안된다"며 "문화예술인 가운데는 생계 위협을 받기도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한경호 권한대행은 "지적사항은 충분히 듣고, '소비자 중심 행정'과 '도민우선주의'가 되도록 하겠다"며 "모든 공직자는 초심을 갖고, 도민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친절성과 전문성 등이 지속적으로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임모 문화예술체육국장은 "생계 위협을 받는 예술인이 있다고 하는데 챙겨보겠다", "각 단체별 예산 지원에 있어 회원수와 활동 등을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한경호 권한대행은 "참고만 하지 말고 합리적인 원칙에서 배분하고, 특정 단체에 집중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은 25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도민과 대화'를 벌였다.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은 25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도민과 대화'를 벌였다. ⓒ 윤성효

정종인 전 공무원은 "경남의 정치 지형을 보면 새 정부 출범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세력이 목소리를 높이고, 그러나 지방의회는 보수세력이 다수로 팽팽하다"며 "출자출연기관장 교체를 하라는 요구도 있고, 내년 6월까지 도정 관리만 해 달라는 목소리도 있다.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창원대 윤선재 학생은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한경호 권한대행은 "조만간 대학생과 별도로 간담회를 추진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성국 한국수산경영인 경남도연합회장은 "과거에는 대한민국 수산 1번지가 경남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전남에 빼앗겼다. 전남은 전복 등 고부가가치 수산물에 대한 지원이 많다. 경남은 홍합과 미더덕도 전남에 빼앗길 판이다. 수산 1번지의 명성을 되찾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우길종 경남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은 "경남 장애인이 18만명이다. 지금은 직원 1명뿐이다. 작년에 사업이 없어져 직원 4명의 자리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박유동 복지보건국장은 "작년에 정부에서 하는 중요한 사업이 변경되어 직원 4명이 축소되었다. 1명으로 운영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것으로 안다. 내년에 전문인력이 보강되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화에는 강외숙 경남도사회복지협의회장, 신은숙 경남여성단체협의회장, 백운길 경남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상임회장, 신기수 중소기업융합 경남연합회 수석부회장, 윤장국 경상남도상인연합회장, 이기선 한국여성농업인경남연합회장, 최광식 경남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의회 이사장 등이 참여했다.

이날 대화에서 상당수 참가자들은 자신이 소속된 단체에 대한 예산 지원을 요구했고, 일부 참가자는 지역민원까지 제시했다. 정책 분야에 대한 건의나 질의를 하지 않는 참가자들도 있어 아쉬웠다.

한경호 권한대행은 "이번 도민과의 대화 시간을 출발로 도정전반에 대해서 도민과 함께 소통하고 협치하여 웅도 경남을 열겠다"고 밝혔다. 특히, 한 권한대행은 "앞으로 더 많은 도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소리를 듣기 위해 3,4차의 대화도 개최"하도록 지시했다.

경남도는 오는 9월 1일 두 번째 '도민과 대화'를 갖는다.


#한경호#경상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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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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