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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세종시 복지부 청사를 방문해 직원들을 만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세종시 복지부 청사를 방문해 직원들을 만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세종시 복지부 청사를 방문해 직원들을 만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세종시 복지부 청사를 방문해 직원들을 만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을 그야말로 '깜놀'하게 만들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의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세종시를 방문했다. 업무보고 시각은 오후 2시였지만 문 대통령은 그보다 30분 일찍 들어섰다. 문 대통령이 향한 곳은 업무보고가 예정된 정부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이 아닌 조금 떨어져 있는 복지부 청사였다.

문 대통령이 복지부 청사를 깜짝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은 복지부 공무원 100여명이 각 층별로 나와 대통령을 맞이했다. 복지부 청사는 층별로 가운데가 개방된 'ㅁ'자 형태인데, 직원들은 3층부터 7층까지 복도에 서서 6층 복지정책관실로 향하는 문 대통령을 향해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문 대통령은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함께 셀카를 찍기도 했다.

청와대 측은 이번 문 대통령의 복지부 청사 방문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복지부에서도 국장급 이상 일부 간부만 일정을 전달 받았다. 복지정책관실 직원들도 대통령 방문 한 시간 전에서야 알게 됐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복지부 방문 일정을 청와대 출입기자단에게도 알리지 않았고, 문 대통령이 복지부에 도착해서야 일정을 공지했다. 그야말로 '깜짝 방문'이었던 것이다. 

문 대통령은 복지정책관실에서도 기초의료보장과를 찾아갔다. 기초생활 보장, 취약계층 지원, 노숙인 복지, 취약계층 의료급여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곳으로 복지부 내에서도 격무 부서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지난 1월 세 아이를 기르며 휴일 출근 중 청사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김선숙 전 사무관이 근무한 곳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이 이날 특별히 복지부를 방문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김 전 사무관의 사망 소식을 듣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또 한 번 가슴이 무너진다. 야근과 과로를 당연시하는 사회는 더 이상 안 된다"라고 애도의 글을 남긴 바 있다. 당시 김 사무관은 육아휴직 후 복직한 뒤 주 7일 출근과 야근을 반복하며 인수인계를 받다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14일 공무원연금공단은 김 전 사무관의 순직을 인정했다.

"새 정부 복지정책에 더 업무가늘지 않을까 걱정"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세종시 복지부 청사를 방문해 직원들을 만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세종시 복지부 청사를 방문해 직원들을 만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복지정책관실로 입장해 직원들과 일일이 손잡고 악수를 나눴다. 특히 기초의료보장과에서 김 전 사무관이 앉아 일하던 자리라는 얘기를 듣고 침통하고 무거운 표정으로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봤다. 문 대통령은 김 전 사무관이 일한 책상 앞에 한동안 머물다가 돌아서면서 다시 뒤를 돌아보기도 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박능후 복지부장관과 함께 직원들과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오늘은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 금융위 업무보고를 받는 날인데, 기재부와 공정위가 세종시 청사에 있어 업무보고를 받으러 내려오는 길에 김 사무관 자리를 들러보고 싶어 왔다"라며 "그 때 너무 마음이 아파서 추모하는 글도 남겼다. 아이도 셋이 있고, 육아하면서 토요일에도 근무하고 일요일에도 근무하다가 그런 변을 당한 게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어 "그걸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기본적으로 일하고 가정에서도 생활할 수 있어야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라며 "복지 공무원들이 일은 많은데 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복지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복지 공무원 수도 적다. 정권이 바뀌면서 새 정부가 복지 정책에 관심을 쏟고 변화하고 있어 더더욱 업무가 늘지 않았을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기초의료보장과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담당한다. 이는 새 정부에 초석을 까는 일이기도 하다"라며 "그런 일들이 여러분들에게 짐으로 남지 않을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박 장관에게 "복지 공무원들의 복지를 책임지지 못하면 국민 복지를 어떻게 책임지겠느냐"라며 직원들의 휴일근무 금지와 연차휴가 소진 의무화를 주문해 직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인력부족 문제와 관련해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공무원들이 철밥통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국민들이 보기에 여유가 있는 부서도 있어, 공무원 수를 늘리는 데 대한 거부감들이 있는 것"이라며 "직무평가 분석을 통해 충분히 재배치하고, 한편으로는 (불필요한) 인력은 줄여나가면서 필요한 부서에는 인력을 늘려나가는 게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남성 육아휴직에 대해 "아빠들은 눈치를 많이 본다. 위에 상급자가 싫어하지 않더라도 내가 가면 다른 동료들이 그 일을 다 떠안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가기가 쉽지 않다"라며 "등을 떠밀어서라도 육아휴직을 하게끔, 그게 너무나 당연한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육아휴직을 다녀오면 승진을 시키자"라고 즉석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장 실장에게 "아이 3명부터는 출산부터 졸업까지 다 책임지겠다고 제가 공약한 것을 기억하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적당한 시기에 육아 휴직 사용률, 특히 아빠 육아휴직 사용률을 한번 부처별로 받아보자"라고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세종시 복지부 청사를 방문해 직원들을 만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세종시 복지부 청사를 방문해 직원들을 만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문재인#복지부#복지#세종시#업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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