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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라! 마봉춘", "꺼진 공정방송 다시 켜자!", "낙하산 임원 철폐하고 공정방송 쟁취하자", "언론노동자 파업 투쟁, 승리의 그날까지 함께하겠습니다!"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주위에 현수막이 걸렸다. 기아와 한화 대결을 앞둔 7일 오후 5시. 경기장 맞은편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광주지부 주최로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광주 전남 결의대회가 열렸다.

앞서 9월 4일부터 전국 MBC와 KBS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 KBS의 또 다른 노조 2000여 명도 7일부터 파업에 가세했다. 총파업을 한 MBC 18개 지부 노동조합원 1800여 명 중에서 광주 전남 지역은 광주 51명, 목포 38명, 여수 25명이다.
9월 7일 오후 5시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광주 MBC노동조합 주최로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광주전남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MBC와 KBS 방송인들 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인사들도 참석하여 "방송 독립 쟁취 투쟁"을 외쳤다
▲ 투쟁을 외치는 참석자들 9월 7일 오후 5시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광주 MBC노동조합 주최로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광주전남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MBC와 KBS 방송인들 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인사들도 참석하여 "방송 독립 쟁취 투쟁"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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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결의대회는 주최한 MBC, KBS 방송인뿐만 아니라 각계 인사들이 응원을 위해서 대거 참여했다. 민주노총 전남본부 민점기 본부장과 광주전남 민주언론시민연합 박원균 대표는 연대사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광주전남 교육희망네트워크 임추섭 대표와 류봉식 진보연대 대표는 격려사를 전했다.

이외에도 전교조, 공무원노조, 공공연대노조, 남해화학 비정규직지회, 철도노조, 보건의료노조, 한솔페이퍼택지회, 민중연합당, 진보연대, 전국농민회, 전남교육포럼 혁신과 미래, 광주시민센터, 시민플렛폼 나들, 광주 서구의회 의원, 광주 NCC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방송독립 쟁취 투쟁"을 함께 외쳤다.

집회를 기획한 전국언론노조 MBC 광주지부 이재원 위원장은 현장 인터뷰를 통해 "투쟁 목표는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위함이며, 파업은 "1차로 고영주 이사장과 김광동 이사 아웃, 김장겸 사장의 퇴진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 9명 중 6명이 구여권 인사이며, 방문진이 합의자 절대 다수 기관이라 이사 5명 이상이 동의를 하면 결정된다. 따라서 "이 사람들이 바뀌지 않는 한 MBC가 바뀔 수 없다. 대표적인 적폐는 고영주 이사장과 김광동 이사로, 방문진에서 사라져야 새롭게 이사회를 소집해서 MBC 사장을 새로 선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당일 7일에 유의선 이사는 사퇴 의사를 발표했다.
9월 4일부터 시작된 MBC와 KBS 전국언론노조 조합원 총파업에 이어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앞에서 광주전남 지역 방송인들이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 파업 투쟁중인 방송인들 9월 4일부터 시작된 MBC와 KBS 전국언론노조 조합원 총파업에 이어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앞에서 광주전남 지역 방송인들이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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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방송에서 피해를 본 것은?"이라는 질문에 이 위원장은 "서울보다 덜하긴 했다. 적폐 사장이 있는 대표적인 곳은 춘천과 대전이다. 여기는 노사관계가 악화되어 공통적으로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지역 MBC의 문제는 본사 사장이 지역 사장을 맘대로 일괄적으로 임명을 하여 지역 MBC 사장들이 본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지적했다. 그래서 "파업이 승리로 끝나면 지역 사장 선임 구조도, 그리고 이번 MBC 본부 차원에서 하려는 수평한 네트워크도 복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점기 본부장은 인터뷰에서 "(민주노총은) 파업 전날에 여수 MBC, 순천 KBS, 목포 MBC와 KBS에 현수막을 걸었다. 9월 4일 MBC가 상경 투쟁할 때 아침에 잘 다녀오라 응원"하는 것으로 지지를 시작했노라 알렸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묻자 "무조건 이기는 싸움인데 하루라도 한시 빨리 국민의 품으로 국민의 방송이 돌아와야 하고, 공정방송이 쟁취되어야"한다며 "얼마나 빠르게 승리를 만드는 것이 문제"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바라기엔 9월 달에 승리해서 추석명절을 국민들과 재미나게 보낼 수 있도록 빠르게 쟁취"라고 소망을 남겼다.

한편, 이재원 위원장은 투쟁사를 통해 "국정파탄 동안에도 MBC는 농단세력들을 철저히 방관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더 도왔다. 적극적인 조력대가 되었다. 이점 진심으로 사죄"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래서 지난 겨울 촛불시민들 앞에 감히 죄송하다 말씀을 올렸다. 그러자 촛불시민들이 오히려 힘내라고 박수를 보냈다"고 말하며, "이는 서울 MBC는 철저히 망가졌지만,  지역에 있는 광주, 목포, 여수 조합원 MBC는 그동안 5.18과 세월호, 촛불집회를 보도하며 지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잘 담아주었구나 하는 시민들의 박수 소리"였노라고 해석했다.

9월 7일 광주 기아챔피어슨필드 앞에서 열린 주전남 방송인들의 결의대회에 참석한 KBS 측 조합원들. "고대영 퇴진'과 KBS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올 것을  외치고 있다.
▲ 집회에 참석한 KBS 9월 7일 광주 기아챔피어슨필드 앞에서 열린 주전남 방송인들의 결의대회에 참석한 KBS 측 조합원들. "고대영 퇴진'과 KBS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올 것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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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5.18 묘역을 참배하고 집회에 참석한, MBC 목포지부 김창진 위원장은 "언론이 침묵하고 권력에 빌붙으면 시민들이 희생되어도 어느 누구도 신경 안 쓰는 참혹한 현실을 보았다.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힘 많이 받아가겠다"라 말했다. 이어 유 이사의 사퇴 소식을 전하자 "이제 멀지 않았다. 이틀 지나면 또 누가 하나, 내일 누가 하나 그만 둘지 모른다. 반드시 김장겸 몰아내고, 방송민주화, 시민을 위한 방송 만들어"라며 각오를 다졌다.

MBC 여수지부 박광수 위원장은 광주와 목포가 '투쟁 엘리트'라 소개하며, "영웅적인, 대단한 광주 목포 조합원들과 이 행동을 같이 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자부심"이라고 소감을 드러냈다. 박 위원장은 "하루 이틀 지나면서 조합원 눈빛과 행동이 바뀌고 있다. 함께 하고 있다"라 하면서, 우리 조합원들에게 "이번 파업은 우리들과의 싸움이다. 우리가 어떻게 변하느냐 하는 싸움이고, 그 변화하는 과정을 국민과 함께 하는 싸움"이라 덧붙였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9월 7일 광주 기아챔피언필드에 열린 광주전남 방송인들의 결의대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장 교육감은 전교조 사건으로 해직 위기에 처했을 때 와서 도와준, 현재 방송계 재직중인 제자 두 명을 언급했다. 그 중 한 명은 현장에 있던  여수 MBC 박광수 위원장이었다.
▲ 격려사를 하는 장휘국 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9월 7일 광주 기아챔피언필드에 열린 광주전남 방송인들의 결의대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장 교육감은 전교조 사건으로 해직 위기에 처했을 때 와서 도와준, 현재 방송계 재직중인 제자 두 명을 언급했다. 그 중 한 명은 현장에 있던 여수 MBC 박광수 위원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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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킨 장휘국 교육감은 "이 자리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 1989년 전교조 결성 때문에 해직될 위기에 있을 때, 가르친 제자들이 광주교육청 광주과학고에 와서 "우리 선생님 해직시키지 마세요"라 시위를 했다. 그 제자가 그 자랑스런 제자가 오늘 바로 제일 앞자리에 있다"라며 깜짝 고백을 했다.

이에 "투쟁"이라 말하며 일어선 이는 바로 박광수 위원장이었다. 장 교육감은 예전 노동조합 광주지부장 김 아무개 보도국장도 제자라 밝히며, "정말 자랑스럽고, 존경과 사람의 마음을 가득 담아 여러분이 반드시 승리해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 만나면 좋은 친구, 국민의 방송, 마봉춘, 고봉순으로 다시 돌아오리라"라며 격려했다.

KBS 광주전남지부 박남용 위원장은 "이번 싸움은 촛불혁명을 연장하는 역사적인 싸움"이라 평하며, "국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리고 8월 내내 광주에서 MBC와 거리선전을 했을 때 시민들의 호응을 전하며, "지금 시민들, 국민들이 저희를 도와주고 있다. 꼭 승리할 수 있다. KBS와 MBC 어디가 먼저 싸움이 끝날지 모르지만, 먼저 빠지기 없기로 꼭 약속"이라 말해 참석자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9월 7일 열린 광주전남 결의대회에서 일명 '투쟁 엘리트'라 불리는 광주 MBC 조합원들이 <우리는 가지요>란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다.
▲ 율동중인 방송인 9월 7일 열린 광주전남 결의대회에서 일명 '투쟁 엘리트'라 불리는 광주 MBC 조합원들이 <우리는 가지요>란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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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최종 수단으로 파업을 선언한 MBC와 KBS에 동료, 사제, 시민들의 응원이 밀려들었다. 지나가던 버스에 탄 승객들도 정류장에 버스가 정지하거나 신호 대기를 할 때 창을 통해 집회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날 집회 말미에는 '투쟁 엘리트'인 광주 MBC 조합원들이 <우리는 가지요>란 노래에 맞춰 귀요미 율동을 했다. 이에 참석자들이 "앵콜"을 외쳤지만 아쉽게도 1회 공연만 이뤄졌다.

9월 7일 기아와 한화전이 열리는 광주 기아챔피언필드 출입구에서 전국언론노조 소속으로 현재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파업중인 조합원들이 경기장을 찾은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취지를 알리고 있다.
▲ 유인물을 나눠주는 방송인 9월 7일 기아와 한화전이 열리는 광주 기아챔피언필드 출입구에서 전국언론노조 소속으로 현재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파업중인 조합원들이 경기장을 찾은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취지를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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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참석자들은 기아와 한화 경기전을 기다리는 동안 조별로 흩어져 출입구에서 시민들에게 준비한 유인물을 나눠주고, 경기장 내에서는 대형 현수막을 통해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결의를 알렸다.



태그:#방송사 파업, #광주전남 방송인 결의대회, #김장겸, 고대영 퇴진, #언론 적폐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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