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친구가 되고 싶다는 발언에 대해 '이상하지만 가능성 있다'고 밝혔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자회견에서 김정은과 친구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생을 살다 보면 이상한 일(strange thing)이 벌어질 수도 있다"라며 "(김정은과 친구가 되는 것이) 이상할 수도 있지만, 하나의 가능성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북한을 위해 매우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라며 "분명 가능성 있는 일이며, 전 세계 다른 나라들에도 매우 좋은 일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왜 김정은은 나를 '늙은이'라고 모욕할까"라고 반문하며 "나는 절대 그를 '키 작은 뚱보'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나는 그의 친구가 되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 언젠가 그렇게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dotard)라고 비난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비난한 김정은을 '키 작은 뚱보'라고 조롱하면서도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을 강조하면서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도 "미국과 북한이 모두 대화하기 좋을 때(good time)가 됐다고 말하는 날이 오게 될 것"이라며 "현재 북미 간에 메시지를 주고받는 2~3개의 채널이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시아 순방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미국이 대북 기조를 완전히 바꿨다고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