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아내가 그림을 보내왔다. 막내가 아침밥 먹는 집안 풍경을 그렸다. 아내의 그림 설명에 뜨끔했다.
찡그린 얼굴은 내 모습이다. 반면, 환하게 웃는 모습은 큰애와 둘째다. 그동안 나는 아침이면 무의식적으로(?) 반찬투정을 했다.
막내가 사소한(?) 불만을 놓치지 않고 그림에 넣었다.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특히, 아내에게 할 말이 없다. 이제 감사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아침밥을 먹어야겠다.
11일 아침, 밥상을 내가 직접 챙겼다. 상차림은 이렇다. 따뜻한 밥과 시래기국 그리고 무김치가 전부다. 뜨거운 시래기국에 밥 한 공기 말아 무김치를 곁들이니 '황제의 밥상'이다.
마주 앉은 큰애도 맛있게 먹는다. 창밖엔 여전히 겨울바람이 매섭다. 하지만 집안 분위기는 더없이 따뜻하고 평화롭다.
며칠 지나 막내에게 다시 한번 우리 집 아침 풍경을 그리도록 부탁해야겠다. 그땐 방실방실 웃고 있는 내 모습이 그려지겠지...